“평신도 리더 육성과 불신자 전도에 초점”
“섬기는 분위기 속에 자연스레 교회 건강”
교회의 대형화를 무조건 비난하지 말자. 그 반대다. 좋은 시설과 넉넉한 재정, 많은 인적 자원은 성도들의 필요를 채워주는데 더 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왕이면 더 나은 시설, 좋은 프로그램의 교회를 찾으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각박하고 외로운 이민생활에서 한인들이 갈급해 하는 것은 영적인 양식만이 아니다. 진정한 만남과 섬김, 예배, 가르침, 훈련 등 온전한 크리스천의 삶을 위한 조건들은 여러가지다. 그런 면에서 대형 교회는 작은교회에 비해 장점이 많다.
그런데 ‘대형교회가 더 성경적인 교회인가?’ 하고 물으면 대답은 달라진다. 센터빌에 위치한 새창조교회의 안형준(사진) 목사도 그 질문을 자신에게 심각하게 던진 적이 있다.
“미국에서 살다가 1990년대 말 한국에 나간 적이 있습니다. 여러교회를 방문하며 교회의 본질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더군요. 에스라 성경연구원에서 1년간 기숙사 생활을 하며 말씀에 몰입했습니다. 하지만 교회에 대한 그림은 쉽게 나오질 않았습니다. 청빙도 있었지만 자신이 없어서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새창조교회는 2001년에 세웠다. 여 성도 두 명과 시작된 개척이 쉬울 리 없었고 3년간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다 휴스턴 서울교회의 최영기 목사가 쓴 ‘구역조직을 가정교회로 바꾸라’를 접하게 됐다.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서울교회에서 주최하는 세미나에 열심히 참석했고 성도들을 대상으로 착실히 땅고르기 작업에 들어갔다. 1년 2개월의 정지작업이 끝난 2006년 4월, 새창조교회는 3개의 목장으로 ‘가정교회’를 공식 시작했다.
현재 가정교회로 모이는 숫자는 5개로 늘었고 조만간 하나가 더 늘어날 예정인데 안 목사는 “땅고르기를 철저히 한 덕분에 큰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애틀란타, 올랜도, 휴스턴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기회만 있으면 평신도 지도자들을 세미나에 보냈다.
이제 새창조교회 성도들은 1주일을 목장을 중심으로 살아간다. 가정교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섬김을 배우고 관계 전도가 저절로 이뤄진다. 상처 받은 사람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치유를 받고 위로를 얻는다. 안 목사는 “전통적인 목회 방식은 그저 졸병의 숫자만 늘리는 셈이지만 가정교회는 실전에서 지휘할 수 있는 장교를 배출하는 것”이라며 “처음에는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미래교회의 대안이 될만큼 성경적” 이라고 말했다.
<새창조교회 가정교회 조직 및 운영>
목자 선발은 자원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한다. 목원들 역시 원하는 목자에게 우선 배당될 수 있도록 했으며 구역 제도와 달리 거주 위치에 상관하지 않는다.
모임은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갖는데 예배, 교제, 말씀, 전도, 선교 등 교회의 다섯 가지 기능이 고루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모이면 먼저 식사를 한다(30분). 그후 15분간 찬양을 하고 10분간 지정된 교사가 지난주 설교를 중심으로 말씀을 나눈다. 1시간 30분 정도로 가장 긴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삶을 나누는 시간. 안 목사는 “이민자로 살아가는 한인들에게 삶을 나누는 이 순서는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을 돌아보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목장은 스스로 정한 선교지가 있어 후원하는 선교사를 위한 기도와 보고를 하며 헌금과 광고 순서를 가진 후 가정교회 모임은 마무리된다.
이렇듯 구역 모임과 별 다를 것이 없고 평범해 보이는 가정교회 모임이 놀라운 열매를 맺는 경우가 많은 것은 교회 문턱을 높게 생각하는 불신자 전도가 쉽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가정교회를 하면서부터 ‘전도할 사람이 없다’고 불평하던 성도들의 눈에 전도 대상자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들은 교회보다 먼저 가정교회를 방문하는 기회를 얻게 되고 목원들과 친근한 관계를 형성하고 난 후 교회를 등록한다. 예배당을 먼저 찾게 하는 기존 전도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목자 훈련>
안 목사는 “교회를 지탱하는 세가지 기둥은 주일예배와 주중에 실시하는 ‘삶 공부’, 그리고 목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심에는 목회자가 있다. 이 세가지가 균형있게 운영돼야 교회는 건강해질 수 있다.
‘삶 공부’는 목자나 예비 목자 훈련 시스템으로 이용되나 모든 성도가 참여할 수 있다. ‘생명의 삶’은 필수 과목으로 신앙의 기초를 다지고, ‘새로운 삶’은 가치관을 심어주며, ‘경건의 삶’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갖춰야할 거룩한 삶에 대해 알려주고,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은 영성을 깊게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들은 모두 13주로 돼있고 6주 코스의 ‘일대일 양육’도 보조 과목으로 사용된다.
훈련의 핵심은 ‘섬김’이다. 교회의 사명이 제자삼는 일이며 어떤 직분을 받느냐 보다 어떻게 교회에서 봉사하느냐를 늘 강조하기 때문에 성도들의 교회관이 크게 바뀌게 된다. 안 목사는 “섬김에는 당할 장사가 없다”고 말했다. 평신도 목자가 목원들을 돌보며 전도에 열심인데 집사, 장로가 뒷짐 지고 불평만 하고 군림하려는 분위기는 조성되기 어렵다. 새창조교회가 불신자에게 초점이 가 있다는 증거는 또 있다. 최근 성경책을 ‘표준새번역개정판’으로 바꿨다.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많은 개역성경을 일반인들이 불편해한다는 생각에서다.
“구원받지 못한 세상 사람들에게 눈을 돌리면 교회 간 경쟁이란 있을 수 없다”는게 안 목사의 결론이다. <이병한 기자>
새창조교회 S 목자의 일지
-2월9일: A 성도에게 전화. 목장에 대해 물어보고 교회 출석 권면.
-2월10일: A 성도와 B 성도에게 전화 교회 출석 확인. C 성도에게 전화해서(아프다는 연락받고 바로) 출석 권면. 아들도 데려오라고 했음.
-2월12일: A 성도에게 전화해 연합 목장에 대한 소감 묻고 긍정적인 답변 얻음.
-2월13일: D 자매에게 전화해서 H 성도 안부 묻고 남편과도 통화하며 격려함.
-2월14일: J 성도 댁 방문. 교제 나누며 목장과 교회에 대한 소개 간단하게 하고 옴. K 성도 댁 방문(감기 걸렸다 해서 배즙을 만들어 갔음).
-2월15일: 모든 목장 식구들에게 목장 모임 참석 확인 전화. B 성도가 음식하기로 해서 재료 필요한 것 받아 시장 봄. 2시간 전에 와서 음식 준비한다던 분이 7시가 다 돼서 나타나 목자 혈압 최고치 달함. 다행히 D, E 성도를 7시에 데리고 왔기 때문에 모든 식구 출동해 40분만에 이탈리안 파스타를 훌륭하게 준비. 결과 모두 행복. L 성도에게도 도움을 요청해서 일을 시켰는데 오히려 더 친숙하게 여겨,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주님께 찬양. 목자는 그 다음날까지 혈압이 상승되어 있었음.
<목자는 전도 대상자 및 목원들의 기도 제목도 기록해 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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