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파이널스 오늘 4차전
1승은 만회했지만 내용에서는 진 경기였다.
LA 레이커스가 홈코트로 돌아와 어렵게 1승을 건졌다. 10일 홈코트 스테이플스센터서 벌어진 NBA 파이널스(7전4선승제) 3차전에서 졸전 끝 보스턴 셀틱스를 87-81로 제쳤다. 하지만 모멘텀을 바꿀만한 내용의 통쾌한 승리는 전혀 아니었다. 그 경기를 본 뒤 오히려 더 불안해졌다.
파울트러블에 시달리며 4점에 그친 레이커스 포워드 라마 오돔은 이에 대해 “경기가 잘 풀리는 날에도 이길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이겼으면 됐다”고 말했다. 파우 가솔도 “오펜스가 정말 엉망이었는데 끈질기게 싸워 승리를 끄집어냈다”고 했다.
다들 졸전을 인정한다. 20점으로 레이커스를 구한 사샤 부야치치도 “이겨서 다행이지만 우승하려면 이보다는 잘해야 한다. 투지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기 후 다들 의지, 끈기, 투지에 대해 말하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단판승부도 아닌 7전4선승제 시리즈에서 캐릭터만으로 셀틱스를 물리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대로는 우승은커녕 홈코트 3연승도 어렵다.
2차전에서 심판이 셀틱스에만 자유투를 주는 바람에 패했다고 불평했던 레이커스는 3차전에서 자유투를 34개나 얻어냈다. 하지만 그 중 13개나 놓치며 불안한 경기를 펼쳤다.
레이커스는 그러나 코비 브라이언트와 부야치치가 나서 NBA 파이널스 역사상 그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 무승 3패의 벼랑 끝까지 몰리는 것을 막았다. 코비는 온갖 ‘무기’를 줄줄이 다 보여주며 36점을 뿜었고 코비가 막힐 때는 부야치치의 슛이 레이커스를 구했다.
전반에 37-43으로 뒤졌던 셀틱스는 3쿼터 중반 51-49로 스코어를 뒤집고 레이커스를 위협했다. 4쿼터에도 먼저 한 골을 터뜨리며 65-63으로 앞섰다. 하지만 폴 피어스가 6점으로 묶이는 바람에 3연승으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부를 가를 기회를 놓쳤다.
셀틱스는 레이 앨런이 25점으로 선전한 반면 피어스는 야투 14개 중 12개가 빗나갔고 케빈 가넷도 야투 21개 중 고작 6개를 성공시킨 끝에 13점(12리바운드)에 그쳤다.
레이커스의 ‘창’이 셀틱스 ‘방패’에 막힌 상태다. 플레이오프에 올라 첫 10경기에서 9번이나 100점을 돌파한 활화산 오펜스가 이번 시리즈에서는 2차전 막판에만 빼고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야투 성공률은 34.9%까지 떨어졌다.
‘도사’ 명성의 필 잭슨 레이커스 감독이 과연 이토록 찌그러진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고쳐낼 시간이 있을 지 의문이다. 잭슨 감독은 이에 대해 “매치업이 마음에 안 든다. 수비는 코비에 몰리고 코비는 무리하고 있다. 그러면서 코비 자신도 지치고 있는 상태”라며 “다른 선수들이 오펜스에 섞이지 않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믿었던 가솔이 거의 실종상태다. 가솔은 3차전에서 36분 동안 뛰며 슛을 겨우 5번밖에 쏘지 않은 것이 미스터리다. 첫 골이 3쿼터 종료 56초 전에야 들어가 어이가 없다.
그러고 보면 레이커스는 코비를 뺀 다른 주전 4명이 합쳐 야투 28개 중 고작 7개를 성공시켜 22점에 그쳤다. 주전 4명이 합쳐 벤치에서 나온 후보 선수 한 명(부야치치)보다 겨우 한 골을 더 넣었을 때는 문제가 심각한 것.
코비는 이에 대해 “수비가 대단히 강한 상대와 붙은 게 사실이다. 득점루트가 몇 개 막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챔피언은 하나가 막히면 또 하나의 방법을 찾아낸다”고 말했다.
12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4차전에서 과연 그 다른 방법을 보게 될 지 궁금하다.
<이규태 기자>
레이커스는 10일 안방 3차전에서 사샤 부야치치(오른쪽)와 코비 브라이언트가 나서 NBA 파이널스 역사상 그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 무승 3패의 벼랑 끝까지 몰리는 것을 어렵게 막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