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변호사들로 손꼽히는 사람들 중에는 멜빈 와이스와 리처드(딕키) 스크러스가 있었다. 와이스와 그의 로펌은 뉴욕에서 대기업들에 대한 집단소송 사건으로 크게 이름을 날려 왔었다. 대회사들이 주주들이나 투자가들에게 큰 손해를 입히는 결정이나 행위를 했기 때문에 법의 응징을 받아야 한다고, 예를 들면 주주 몇 천 명을 대표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해서 엄청난 액수의 판결이나 법정 밖의 타협을 받아내곤 했었다. 그 결과 약 25년 동안에 와이스는 2억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고 보도되었다.
많은 집단 소송이 그러하듯이 실제로 피해를 입었다는 수만 혹은 수 십 만의 피해자들에게는 약간의 돈이 돌아가거나 (불량품의 경우) 다음 상품을 살 때 쓰라는 할인권이 주어지는 반면에 대부분의 돈은 몇 년 동안씩 많은 수의 원고들을 대표하느라고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쓴 로펌에게로 간다.
예를 들면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주인 피터 앤젤로스 변호사도 석면 피해자들을 대표하는 집단소송에서 승리를 거두어 피해자들도 보상을 어느 정도 받게 했지만 자기 자신은 억만장자가 된 사람이다. 나중에는 담배회사들에 대한 집단소송에서 메릴랜드 주를 대표하게 되었는데 그의 로펌으로 배당되는 돈이 10억 달러가 넘기 때문에 주 의회에서 깎자는 공론이 있었고 앤젤로스 변호사 측에서는 로비스트까지 고용하여 그것을 반대했던 적도 있었다.
멜빈 와이스의 추락은 우연히 시작되었던 모양이다. 어떤 부자 안과의사가 고액 미술품 사기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중 자기가 와이스 변호사에게서 돈을 받고 몇 건의 주가 조작사건들에 있어서 원고 노릇을 했었다고 자백한 것이다. 즉 와이스와 그의 로펌은 원고들을 모집하는데 있어서 특별한 재주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들에게 돈을 지불했었다는 것인데 그와 같은 비행을 전국적으로 몇 십 년 동안이나 계속했었다는 것이 연방 판사의 지적이다.
와이스는 검찰과의 협상으로 유죄를 자인하고 33개월의 형기, 975만 달러의 상환 및 25만 달러의 벌금형에 동의를 했다. 롱 아일랜드의 호화 저택에 벽에는 피카소 원화들을 즐기며 살던 그가 71세로 2년 반이 넘는 기결수가 되는 참이니 급전직하의 추락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딕키 스크러스의 추락은 더 극적이다. 미시시피가 본거지인 스크러스의 변호사 무용담은 ‘내부 고발자’(The Insider)라는 영화의 대상이 될 정도로 유명했다. 그가 바로 1990년대에 담배회사들에 대한 집단소송에서 회사 내부의 고발자를 증언대에 세워 무려 2,060억 달러의 타협을 도출해낸 장본인이다.
그의 나락행도 비교적 우연하게 발생된다. 스크러스가 태풍 카트리나의 피해자들을 대표해서 보험회사에 낸 집단소송을 타결함에 있어서 변호사 비용으로 2,650만 달러를 청구한 것이 너무 많다고 미시시피 라 페이에트 군 순회법원에 사건이 계류 중이었는데 담당 판사에게 5만 달러의 뇌물을 주기로 공모했다는 것이다.
스크러스의 동료 변호사 하나가 비밀 녹음기로 판사에게 5만 달러 뇌물을 줘 유리한 판결이 나도록 할 것이라는 그의 말을 녹음했을 뿐 아니라 뇌물 공세의 대상이었던 판사가 제보를 했기 때문에 그도 유죄를 자인할 수밖에 없었다. 연방 판사는 뇌물 제공을 말하는 그의 어조로 보아 과거에도 그렇게 했을 것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하면서 검사의 요구대로 스크러스에게 5년의 징역형과 25만 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역시 변호사인 스크러스의 아들은 아버지의 범죄를 알면서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진기한 죄목으로 유죄판결을 받아 선고 공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와이스나 스크러스처럼 원고들을 사서 모으는 불법이나, 판사들에게 뇌물을 줘 유리한 판결을 도출하는 비행을 밥 먹듯이 한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돈을 사랑해서 패가망신한 실패의 인물들일 뿐이다.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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