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가 자랑하는 문화 유산 ‘앙콜왓’ 사원 문화 탐방을 마치고 돌아온 17일 저녁. 워싱턴 성광교회 선교팀은 식사를 마치고 호텔 로비에 둘러 앉았다. 스케줄에 의하면 일주일이 채 안되는 캄보디아 체류 감상문을 발표하는 시간이다.
백신종 선교사의 사회로 한 사람씩 그동안 보고 느낀 점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며칠간 뙤악볕 아래서의 봉사와 찜통 클래스를 견디고 난 후 잠깐 숨을 돌린다는 의미에서 찾은 앙콜왓 사원의 뜰을 하루 종일 밟으며 피곤해진 몸이었지만 팀원들은 가슴에 묻어둔 진솔한 생각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팀원들의 입을 빌어 짧은 일정의 캄보디아 선교가 주는 의미와 교훈, 그리고 성광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들여다 보며 캄보디아 선교 동행기를 마무리한다.
“선교지에 임한 하나님 손길 체험”
봉사 마무리하며 팀원들 좌담회
■홍덕기 장로
15년전 필리핀에 선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지만 ‘사역’의 임무를 띤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선교를 떠나기 전부터 기도하며 준비했고 모든 것을 하나님이 미리 계획하셨다는 것을 다시 느낀다. 성광고아원 공사가 생각보다 많이 진척돼 기쁘다. 섬마을의 아이들이 부둣가에서 손을 흔들며 마중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틀 동안 아이들과 보낸 일, 망고 나무를 심던 일, 기념 식수를 하던 일, 대문에 페인트를 칠하던 일 등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다. 내가 미국에서 너무 풍요롭게 보낸 생활을 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유진 집사
교회 선교팀에서 3년 여 섬겼지만 단기선교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가면 도울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받아가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삶의 목표도 발견했다. 팀원들이 전혀 불평하지 않고 늘 웃음을 띠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백 선교사께서 지난 4년간 큰 일을 해놓으셨다. 똥글똥글한 눈을 가진 아이들의 마음에 아직 예수가 없다는 것이 마음 시리게 아프다. 앞으로 나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잘 정립해야겠다. 수고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김현태 집사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자랑스럽고 성광교회에 거는 기대도 크다. 왜 캄보디아로 가야하나 생각도 했지만 마음이 계속 이쪽으로 끌렸다.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은혜를 받은 것 같다. 지금 몸은 피곤하지만 영적으로 맑아진 기분이다. 나를 훈련시키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낀다. 임용우 목사님과 백 선교사님이 마음 속에 감동과 확신을 심어주셨다. 하나님의 일은 기도하며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종은 두려워하지 않고, 실망하지 않고, 의심하지 않고, 화내지 않고, 혈기 부리지 않는 법이다. 앞으로 타성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마음껏 찬양하며 살겠다.
■김다연
사실 다른 사정 때문에 참가를 포기하려는 생각도 있었지만 새벽기도를 통해 확신을 받았다. 이번이 두 번째 캄보디아 방문인데 처음에는 여행이라 선교가 뭔지도 몰랐다. 완전히 딴 세상을 본 느낌이다. 해외에서 봉사하는 직업을 갖겠다고 꿈을 꾸며 막연히 UN에서 일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교만이었던 것 같다. 하나님이 진정 내 삶에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다시 생각해 보겠다. 미국서 공부하며 불평도 많았는데 이곳 아이들은 환경이 열악한데도 전혀 불평이 없다. 미국에 가면 달라질 것 같다.
■벡키 리
다연이 말에 동의한다. 이곳 아이들은 절대 울지 않는다. 미국에서 산다고 하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됐다.
캄보디아 선교 참가자를 모집할 때 영어권에서 겨우 3명이 등록해 못가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하나님이 어떤 은혜를 주시려나 기대했다. 역시 하나님은 완벽하게 준비하셨다. 팀 리더(송현철 집사)를 포함 모두 제 몫을 훌륭히 해내는 팀원들이었다. 새벽기도 시간에 임 목사님과 백 선교사님이 주신 메시지가 특별히 은혜스러웠다. 미국에 돌아가면 하나님이 또 어떤 일을 예비해 놓으실까 기대된다.
■크리스티나 멕베이
모든 것이 너무 좋았다. 나무를 심고, 페인팅을 하고... 조금이나마 실제적으로 고아원에 도움이 됐다는 게 좋다. 하지만 영어 클래스를 맡아 가르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예상대로 되지 않아서 융통성을 많이 발휘해야 했다. 사실 나는 교사가 되려고 했지만 나 자신에 대해 분명한 확신이 없었던 상태였다.
원주민 청년들이 훌륭하게 통역을 해줘 큰 도움이 됐다. 많은 것을 배웠던 순간들이었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김영익 선교사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같이 섬기며 봉사하는 것이 너무 귀하다는 것을 배웠다. 성광교회가 큰 헌신을 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선교사로 일하려 했지만 길이 열리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선교 역시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으시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수를 모르는 캄보디아 주민들에게 전도하며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성광교회 어린이들과 섬마을 어린이들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으면 좋겠다. 이곳 아이들과 더 깊은 만남의 시간을 갖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송현철 집사
단기선교란 봉사라기 보다 배우러 가는 것임을 알게 됐다. 준비에 비해 받은 영적 은혜가 컸다. 고아원을 왜 지어야 하고, 단기 선교를 왜 해야 하는지 체험으로 배웠다. 정확히 보고 정확히 나눠서 더 많은 사람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EM 청년들과 깊이 교제할 수 있는 기회도 좋았다.
섬마을 환경이 열악한 것은 기도할 수 없는 영적 분위기에 비하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이들을 예수님 심장으로 품어야 한다. 눈만 감고 있어도 감동이 느껴진다.
■임용우 목사
단기선교는 사람이 많은 것보다는 어떻게 마음이 준비되는가가 중요하다. 팀원들이 영적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느낀다. 교회를 시작한 이후 선교에 열정을 갖고 65% 이상을 선교에 사용하고 있다. 선교에 주력하면서 몇 년전 ‘21세기에 가장 닮고 싶은 교회’로 선정된 것도 기쁜 일이다. 하나님이 모델을 제시하시려는 것 같다. 앞으로 책으로 남겨 다른 교회에 좋은 본이 됐으면 한다. 작은 교회들도 참여할 수 있는 ‘협력 선교’를 많이 하고자 한다.
■백신종 선교사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처럼 단기선교는 가르치며 배우고 주면서 더 많이 받는 체험이다. 나 자신도 일주일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느끼고 경험하고 배운 것들을 나눌 때 우리는 더 많이 누릴 수 있다.
평양냉면 식당에서 보았던 북한 아가씨들의 노래와 웃음 뒤에 수많은 동포의 눈물과 아픔이 있는 것을 기억하고 애통해 할 수 있는 마음, 그것이 선교에 대한 열정을 지닌 사람의 자세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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