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경제위기 극복을 새 정부의 정책순위 최우선에 두고 신설한 백악관 경제회복 자문위원회(ERAB) 의장에 폴 볼커 전 연방 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선임했다. 경험 많은 중진과 유능한 신세대 인사들을 적절히 융화시켜 변화와 개혁보다는 경제위기 극복을 통한 발전을 중시하는 것이 오바마의 정책기조로 보인다.
오바마가 효율적인 경제정책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한다면 미국 경제가 다시금 바닥을 치고 오르는 시점은 2010년 중반기쯤이 될 것이다. 새로운 경제정책들이 탄력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하며 효과를 거두는데 최소한 1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현재는 2차대전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새 정부가 경제문제에 올인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절박하다. 경제회복의 시점을 2년 후로 잡는 것은 오바마가 끌어갈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 외교, 국방 등 전반적인 능력을 분석해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2008년 상반기만 해도 러시아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국내경제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며 국제사회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부시가 지탄받는 사이 지구의 반대편에서 푸틴은 러시아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르며 냉전시대 패권을 회복하고자 야심찬 계획을 세웠었다.
과거 소련의 위성국가였던 신흥국가들에 대한 본보기로 밀어붙인 그루지아 전에서 미국이 속수무책으로 방관하자 더욱 기세가 등등해졌다. 그러나 이제 소련의 증시가 바닥을 치며 대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유럽이 구제 금융책 마련에 골몰하는 등 세계는 험난한 경제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석유자원을 매개로 신흥 자본국으로 호황을 누리던 아랍에메리트도 타격을 입고 불패를 모르던 두바이는 관광객의 축소로 지금껏 쏟아 부은 산업자본이 공중분해 될 지경이다.
러시아,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경제대국들로 구성된 브릭스(Brics)가 미국의 경제침체를 치고 올라와 국제사회의 패권을 다국 체제로 변환시킬 것이라는 정치학자들의 진단도 해를 넘기지 못하고 퇴조하고 있다. 그만큼 미국 발 경제위기의 여파는 치명적이다.
이들 국가들이 새로운 기술력과 자본력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도 미국이 세계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때 EU가 미국을 상대로 도전장을 냈다 꼬리를 내렸다면 브릭스는 제대로 떠오르지도 못하고 지는 태양이 되고 있다. 이는 역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은 여전히 미국의 손 안에 있고 경제위기 극복도 미국에 의해 가장 먼저 이룩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엘빈 토플러는 지식경제 기반의 세계에서 경제위기는 무형자산과 유형자산의 연관관계를 규명하여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위기 대안법을 강구해야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통적 의미의 실물경제는 한계를 갖고 있으므로 전세계의 네트워크화를 통한 변화의 가속화가 지식산업을 대변하는 무형의 자산과 산업을 통해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시대적 변화에 따른 경제정책이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새로운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대공황이 2차 대전을 일으켰다면 대공황의 발생지로 최악의 위기를 극복한 미국이 다시금 그와 같은 상황을 가장 먼저 극복할 것이라는 것이다. 전세계 지식산업의 종주국으로서 미국의 무형의 자산은 새로운 기술력을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의 생산고인 교육제도에서 찾을 수 있다. 결국 외환 보유고가 중국에 미치지 못하고 채무가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으로 엄청나고 뉴욕의 증시가 바닥을 쳐도 다시금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것이 미국이다
미국을 대체할 강대국은 존재하지 않으며 여전히 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경제, 군사력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탄탄하게 쌓아온 교육, 기술, 문화의 힘이 미국의 든든한 국가 자원이 될 것이다.
써니 리
한미정치발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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