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한파에 꽁꽁 얼어 붙은 하와이 주민들 마음에 훈풍을...
▶ 호놀룰루 심포니, 합창단 이끄는 한인 수장들
경제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우리들의 마음에 하루 빨리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와 곳곳에 새싹이 돋아나고 지절거리는 새 소리를 기대하며 하와이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고 있는 자랑스러운 한인 수장들을 만나 보았다.
<김민정기자>
호놀룰루 심포니 합창단
에스더 유 지휘자
지난해 호놀룰루 심포니 합창단의 지휘자로 부임해 추수감사절 무료 음악회 지휘로 하와이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에스더 유 지휘자.
악기를 연주하는 뛰어난 한인 음악인은 많지만 지휘로 로컬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보기드문 한국 여성으로 특별히 주목을 받고 있다.
유 지휘자는 새해 일정은 분주하기만 하다. 심포니 합창단의 각종 공연외에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 3부 예배 성가대를 책임지고 있어 각각 나름대로의 신년 일정이 만만치 않기 때문.
서울에서 태어나 5살때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한 유 지휘자는 코리안 아메리칸이 아닌 ‘코리안 캐나디언’으로 성장하며 1세들과의 정서적 차이로 한국문화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나님을 믿고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라’는 부모님의 가르침대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위해 한인 교회에 참석하는 등 나름대로 열성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피아노에 소질이 있어 음악을 배우는데 어려움은 없었으나 당시만해도 본격적으로 음악을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독일에 진출해 있는 은사의 제자들이 각종 대회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음악에 대한 투지를 불태우기 시작했고 피아노를 전공하다 결국에는 지휘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한다.
훌륭한 음악가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실패와 좌절의 고통을 아는자만이 진정한 성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음악을 공부하며 얻은 값진 교훈이라고 강조한다.
하와이에서 생활한지 벌써 3년째 접어들고 있는 유씨는 하와이의 자연이 매우 아름답고 이 곳의 주민들도 대도시와 달리 매우 낙천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는 합창단 지휘자로써 항상 자신이 맡을 곡을 제대로 알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한편 앞으로 있을 공연에 대해 기획하고 연주자들을 선정하는는 등 신경써야 할 갖가지 행정업무도 만만치 않다고 전한다.
지난해 추수감사절 호놀룰루 심포니와의 협연에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능숙하게 지휘하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 주어 객석을 사로 잡았던 것에대해 유 지휘자는 “오케스트라는 자신과 같은 전문 음악가들이 모인 집단인 반면 합창단의 경우 프로들도 있지만 대다수가 일반 시민들로 구성돼 있어 상당한 시간을 작품의 표현 방법을 가르치는데 할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항상 만날 수 있는 합창단원들과는 달리 한번 공연에 3-4회 가량만 함께 연습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좋은 협연을 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유씨는 훌륭한 지휘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연주할 줄 아는 악기에 대해서는 완벽에 가까운 실력을 보유해야 하며 맡은 작품을 다양한 방면에서 해석하고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를 듣고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귀와 단원들이 이해하기 쉽게 자신의 주장을 전달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놀룰루 심포니 악장
이그나스 ‘이기’ 장
호놀룰루 심포니 악장 이기 장의 예술가적인 외모는 누가 보아도 한 눈에 그가 음악인이란 것을 알게한다. 하와이에 정착한지 벌써 11년째 접어들고 있는 호놀룰루 심포니의 이그나스 ‘이기’ 장 수석 바이올리니스트는 처음 하와이에 왔을때 하와이의 분위기에 적응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젠 하와이의 아름다운 바닷가나 뜨거운 태양, 코코넛 나무와 같은 표면적인 아름다움외에도 전통문화와 여러민족들이 만들어나가는 하와이만의 독특한 멋에 길들여져 가며 ‘카마아이나’가 되어가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장씨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통역관으로 근무하던 부친이 프랑스로 망명한 후 대학시절 만난 모친과의 사이에 2남1녀중 막내로 태어났다.
피아노를 연주했던 양친이 장씨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싶지 않느냐고 묻자 항상 모친이 틀어주던 바이올린 레코드판을 떠올리며 자신은 바이올린이 좋다고 답한 바로 다음날 부친이 1/8크기의 소형 바이올린을 퇴근길에 사왔고 1주일 후 첫 레슨을 시작하게 됨으로써 음악에 입문하게 됐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장씨는 프랑스 음식 외에도 한국 음식도 즐기지만 역시 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들을 대신할 수는 없다며 외국에서 접하는 한국 음식의 경우 너무 달거나 마늘 맛이 강하다고 말했다. 특히 모친이 손수 만든‘수제비’는 다른 음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최고임을 자랑했다.
장씨는 음악을 하면서 한국의 서울 아트센터나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기회가 있었고 이러한 방문이 자신의 뿌리를 찾고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일본과 브라질을 방문했었고 올 여름에 다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연주일정을 전한다.
바이올린 연주 외에도 장 악장은 스포츠 광이기도 하다.
농구를 좋아했지만 손가락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조언을 듣고 이를 그만둔 대신 축구를 시작했지만 첫날부터 무릎 인대가 찢어지는 아픔을 겪은 이후 가끔씩 다소 조심스럽게나마 축구를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장씨 역시 전문 음악인이 되기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수석 바이올리니스트로써 장씨는 지휘자의 의사를 단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전한다. 또한 독주부분에서는 직접 솔로파트를 연주하기도 하나 지휘자와 단원들을 소리없이 리드해 나가는 것이 소임이라고 말한다.
장씨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호놀룰루 심포니의 단원들은 공연가들이자 엔터테이너들이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범이 되고 있는 교육자들이라며 하와이 한인들도 한국의 국민들이 KBS나 서울 필하모닉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따뜻한 애정으로 호놀룰루 심포니를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장씨는 바이올린 외에도 기타도 종종 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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