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크고 작은 그룹에도 리더가 있게 마련이다. 노래모임, 운동모임, 그림그리기 모임, 숙제모임, 놀이모임 등에서 그들의 일을 위한 리더가 필요하다. 이런 리더는 자연스럽게 정해지거나 상호간에 의논하여 뽑기도 한다. 때로는 자기 스스로 리더가 되겠다고 나서기도 한다.
어떻거나 리더가 있으면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더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리더의 능력은 그가 속한 그룹의 성격이나 방향 결정에 영향을 주고, 추진력을 좌우할 만큼 크다.
어린이들의 작은 그룹 리더도 이토록 영향력이 크거늘, 한 나라 대통령의 영향력은 말할 것도 없이 막강하다. 그래서 오랜 심사숙고 끝에 투표를 하게 되며, 당선된 대통령의 집무상황을 계속하여 눈여겨보게 된다.
대통령의 정치 방향은 그 나라 국민의 일상생활에 직결된다. 미국의 44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온 국민의 환호와 기대 속에 취임하였다. 미국은 그를 선출하는 것으로 나라의 성숙함을 보였고,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그렇다면 그가 지니고 있는 무엇을 신뢰하고 기대한 것일까.
그는 정치가 문학적일 수 있고,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그의 말은 짧고 시적이며, 그 뜻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었다. 또한 그는 “글을 쓸 줄 아는, 자기 자신에 대해 감동적이며 진솔한 글을 쓰는 아주 드문 정치인이다”고 하는 뉴욕타임스의 그에 대한 촌평이 있음은 그의 또 다른 능력을 말한다.
그가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은 요소 중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였다’ 그래서 소위 ‘학벌이 좋다’는 것이 들어 있다고 본다. 이는 그가 학습 의욕이 강했고, 학습 문제 해결 방법을 연구하는 태도가 좋았고, 끈질긴 노력이 있었기에 성취할 수 있었던 명예임을 증명한다. 학창 때 이런 기본 자세가 길러지면 사회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본 토대가 수립된다고 본다.
학생은 공부하는 것이 본분이다.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마땅하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지식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몸에 익히고, 공부하는 방법을 연구하여 깨닫게 되고, 드디어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는 기쁨이다. 산수의 답을 아는 것이 목적일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의 이치를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답만이 결과가 아니고 과정 역시 답일 수 있다. 교육에서 과정을 중요시하는 이유이다.
한 마디로 리더라고 하지만 각 리더는 제각기 다른 능력으로 단원들을 통솔하고 있다. 예를 들면 체력으로, 말씨로, 재능으로, 지식으로, 창의력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따뜻한 마음씨로… 등 여러 가지다.
오바마의 연설은 표현이 평이하지만 설득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생각에 잠기게 하고, 당면한 문제를 함께 풀려는 의욕을 가지게 한다. 그래서 오바마를 가리켜 ‘언어 리더십’을 가졌다는 말이 들린다. 생각해 보면 ‘언어’는 사고력을 바탕으로 한다. 그의 사고력은 깊고 넓은 지식에서 생성된다. 그렇다면 ‘언어 리더십’보다는 ‘지적 리더십’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는 이제 닻을 올렸다. 미국호의 선장으로서 세계를 향해 항해를 시작하였다. 항해 전에 해결을 못 본 산적한 문제들, 항해 중에 대두할 수 있는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어디에 있을까. 그의 온갖 지식의 바다가 그 열쇠일 것이다.
그러면 열쇠만 있으면 문제가 해결되는가. 그것은 아니다. 지식의 바다를 바탕으로 하여 문제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 역시 온갖 지식으로 판단해야 할 줄 안다. 흔히 지식이 많다고 정치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고 정치는 ‘운’이 작용해야 하고, 시대를 만나야 하고… 등등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적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크다. 광범위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가 문제를 해결할 때 ‘지적 리더십’의 진가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허병렬
교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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