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엄마’라는 말은 우리에게 귀에 익지만 ‘멋진 엄마’라는 말은 다소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사는 커리어 우먼 또는 세련된 옷가짐으로 멋을 내는 엄마가 멋진 엄마일까?
내가 멋진 엄마라는 말을 꺼낸 이유는 한국인에게 엄마라는 이미지는 무조건 자식에게 희생을 하고 그런 엄마가 훌륭한 엄마로 인식되어 지는 것이 안타까워서이다. 얼마 전 신문에 한 엄마가 쓴 글 중 자기가 틴에이저 딸과 같이 운전하고 가는데 자기가 학창시절에 듣던 음악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와 자기 딸에게 이 노래가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라고 하자 딸이 깜짝 놀라면서 “엄마도 좋아하는 음악이 있어요?”라고 말해 큰 충격을 받았다는 글을 보았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우리에게 하셨듯이 아버지는 권위로 어머니는 무조건적인 희생으로 자녀들을 양육한다고 자녀들이 부모님을 존경하고 훌륭하게 자라주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럼 엄마가 어떻게 해야 자녀들이 엄마를 존경하고 훌륭하게 자라줄까? 다시 말해 어떻게 해야 자녀들이 “우리 엄마는 멋진 엄마야”라는 말을 할까? 내가 생각하는 멋진 엄마는 자녀와 대화가 통하는 엄마이다. 여기서 대화는 엄마의 영어 실력이 자녀들만큼 좋아야 한다거나 자녀들이 한국어에 능숙해야 가능한 언어적인 대화가 아닌 엄마와 자녀가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대화이다.
자녀와 대화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 논문이나 책이 나왔지만 게리 챕만의 ‘사랑의 언어’(The Five Love Languages)라는 책을 잠깐 소개할까 한다. 원래 이 책은 부부생활에 적용되는 책이지만 자녀와 대화하는 데도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책이다. 왜냐하면 부부간에만 서로의 존중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에도 서로의 존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첫째, 일대일의 시간(quality time)이 필요하다. 자녀들의 생각을 들어주고 이끌어주되 결론은 자녀에게 맡기는 자녀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 이때 엄마도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나누되 그것이 결론이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둘째,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 특히 자녀들의 엄마에 대한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기 쉬우나 엄마가 자녀들의 칭찬을 유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연습 속에서 자녀들이 엄마의 장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게 되고 그런 것이 쌓여 엄마에 대한 존경심이 생긴다. 예를 들어 엄마가 딸에게 “이 옷 입으니까 엄마가 십년은 더 젊어 보이지 않니?” 하고 물어보면서 칭찬을 유도해내야 한다.
셋째, 말로 하는 칭찬뿐만 아니라 선물을 주고받아야 한다. 크리스마스나 엄마의 생일 때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하게 해야 한다. 이것은 본인이 시킬 수가 없으니 남편에게 부탁해서 준비시켜야 한다. 자녀들은 사랑을 받을 때 잘 자라기도 하지만 사랑을 베풀 때 더 잘 자라게 되어 있다.
넷째, 자녀들에게 사랑을 베풀 때 자녀들에게 꼭 엄마니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너희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해준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다섯째, 자녀들과 언어로만 대화하려고 하지 말고 몸으로도 대화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실패를 해서 좌절해 하고 있을 때 말로 위로하려 하지 말고 그냥 아무 말 없이 꼭 안아주고 같이 울어 줄 때 자녀들은 엄마의 마음을 읽고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포옹, 등 두드림, 손 잡아주기 등은 자녀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대화의 방법이다.
“우리 엄마는 멋진 엄마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엄마도 행복하겠지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자녀는 더 행복을 느낄 것이다. 멋진 엄마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좋은 직장, 세련된 옷가짐이 아니라 상호 존중 속에 이루어지는 자녀들과의 진정한 대화이다.
데보라 오
칼스테이트 LA 교육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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