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제1큰 외양간.
5번 프리웨이상의 거대한 이정표.
샌프란시스코 쪽에서 5번 프리웨이를 타고 LA쪽으로 내려가다 중간 정도 지점에 다다르면 샌호애퀸밸리(San Joaquin Valley)의 일부인 Coalinga(프레즈노 카운티)라는 데를 통과하게 된다. 프리웨이 왼편으로 약5-6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수없이 많은 소가 밀집한 광경이 눈에 들어오면서 소 외양간 냄새가 코를 찌르기 시작한다.
악취 기류권이 너무나 광범위해서 가도 가도 냄새가 좀체 사라지지 안는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거기는 못해도 10만 마리 정도의 소가 언제나 붐비고 있는 곳이다. 제 아무리 배설물이며 사료 관리를 잘한다고 하여도 10만 마리의 소에서 나는 냄새가 그 정도면 무던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고장은 해리스 프드랏(Harris Feedlot)이라고 하는 식용소의 사육장이다. 해리스는 1937년에 그 사업을 시작한 주인의 이름이고 (지금은 그 손자가 주인이다) 피드랏이란 소의“농가사육장(農家飼育場)”이라는 뜻이다.
800에이커(3.2 평방킬로)의 광대한 목장이며 미 서부에서 그 규모가 제일 크고 미국의 최대규모 목장의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는 여기서 나는 냄새를 “외양간 냄새” 또는 “소똥 냄새”라고 하는데 미국 사람들은“라이프 앤드 태니(ripe & tangy)”하다고 표현한다. “무르익은 콕 쏘는 냄새”라는 뜻이다. 같은 냄새를 표현해도 문화권마다 이렇게 다르다. 한번 한국말을 자유로 구사하는 영국인과 우리 해장국을 같이 먹으면서 이렇게 “구수한 맛”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으냐고 물어 보았더니 “agreeable taste (마음에 드는 맛)” 라고 해서 무릎을 친 일이 있다.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중에서는 In-N-Out가 햄버거의 질이 좋고 프렌치 프라이도 감자를 그 자리서 벗겨서 튀기기 때문에 호평인데, 이 In-N-Out의 고기를 해리스에서 전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랜치 인근에 직영하는 해리스 인과 스테이크하우스가 있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스테이크만은 여기서 한번 시식을 해 볼만하다. 미국서 57번 째로, 캘리포니아에서 6번째로 붐비는 식당으로 이름이 나있다(2008년현재). 이 식당의 스테이크를 보면 어떠한 고기를 스테이크라해야하는지 짐작이 간다.
이 랜치는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의 꼭 중간지점이다. 그래서 관광 산업에서는 이 Ranch를 상항과 LA의 중간을 나타내주는 이정표 (milestone)라고 칭하고 있다. 알아두면 참고가 될만하다.
농가사육장이라는 초대형 외양간의 정의를 이해를 하려면 우선 소의 세계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기초지식이 필요하다. 집합명사로서의 소를 cattle이라고 한다. 소는 식용소와 젖소로 크게 분류 된다. 미국에는 농경 또는 달구지를 끄는 소는 없다. 식용소를 Beef Cattle, 젖소를 Dairy Cattle 또는 Dairy Cow라고 한다.
소에는 여러 가지 호칭이 있다. 거세를 하지 안은 성장한 숫소를 Bull이라고 한다. 새끼를 한마리 또는 2마리 난 암소를 Cow라고 한다. 성숙한 암소로써 새끼를 난 적이 없는 암소를 Heifer(heffer라고 발음)라고 한다. 젖 떨어지기 전의 송아지(암,숫 모두)를 Calf라고 한다. 거세한 숫소를 Steer라고 한다. 거세한 숫소 또는 자궁을 들어낸 암소로써 경작이나 운송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사육하는 소를 Ox라고 한다. 힘을 필요로 하는 소이기 때문에 보통 4년 이상을 사육한 소이다. 육고간에서 Ox라는 말을 쓰는 경우는 소 꼬리를 지칭 할 때 이외는 별로 없다. Ox Tail(소꼬리)이라고 한다. Cattle Tail이라던가 Bull, Caw Tail이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
어떤 나라에서나 식용고기를 이야기 할 때는 그 동물의 이름을 쓴다. 소의 고기는 쇠고기, 돼지의 고기는 돼지 고기이다. 그런데 영어에서는 소고기는 Cattle Meat가 아니고 Beef이며, 돼지고기는 Pig Meat가 아니고 Pork, 송아지 고기는 Calf Meat가 아니고 Veal이다.
귀에 익은 말들이기 때문에 그저 그런 가보다 하고 지나면 그만이지만, 알고 보면 언어상의 이 변칙은 영국의 쓰라린 역사의 한 토막을 이야기 하여준다. Norman-Conquest라고 하는데, 1066년에 영국은 프랑스 북부 노르망 영의 영주인 윌리엄 공에게 정복되었고 윌리엄 공은 윌리엄 1세로 영국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이 왕조를 놀만조(1066-1154) 라고 하는데, 역대 왕 중에는 영어를 못하는 왕이 많았고, 조정에서는 불어를 많이 썼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음식 명은 불어 일색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영국의 상류층에서는 불어를 해야 행세를 하였기 때문에 불어를 많이 썼는데 그러다 보니 많은 불어 낱말이 영어화 하였다는 것이다. Beef니 Pork니 하는 말도 그 중의 하나이다.
미국 중부의 미시시피강을 중심으로 그 서부에는 땅이 넓고 유휴지가 많았다. 역사적으로 미시시피강 서부는 스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인데, 동부에서 소를 사육하던 사람들이 서부개척의 물결을 타고 서부로 밀려 들면서 스페인사람들의 영향을 받아 그 넓은 땅을 이용하여 소의 방목을 시작을 하였다. (방목은 스페인의 전통) 영어로 오픈 레인지(Open Range)라고 한다. 목장이라는 뜻인 랜치(Ranch)의 하나의 형태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장을 경영하는 사람들을 랜처(Rancher)라고 한다. 그 시대 (19세기 중엽) 는 소유주가 없는 땅(국유지)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소를 넓은 평야에 방치를 하여 목초를 먹고 혼자서 자라게 하여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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