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과 입양아, 한인 2,3세들에게 한국인 뿌리 찾아주는
마르지 않는 문화의 샘터로 육성 발전 방안 모색
한국도서재단(회장 문숙기)이 지난 16일로 설립 12주년을 맞아 한국도서코너를 자주 이용하는 독자들과 후원자, 봉사자들을 초청해 ‘내가 가꾸어 가는 도서코너‘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문숙기 회장은 지난 12년간 한국 도서를 사랑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하와이 한인사회가 자랑하는 오늘의 한국도서코너는 만들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동포사회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회장은 또한 “한국도서재단을 위해 팔라마 수퍼와 본국의 교보문고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책 값의 20%정도가 운송료로 들어가고 있고 한번 운송에 3,000여 달러 가량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지난 2년간 팔라마 수퍼에서 이를 도맡아 감당해 주어 상당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고 올해에도 추가 지원을 약속해 매우 감사하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덕희 도서재단 고문의 사회로 김사빈 독서동호회장과 정영옥(독자), 손미희(책선정 봉사자), 최혜경 사서, 팔라마수퍼의 임혜주 사장, 정연오 도서재단 부회장, 에미코 레이코브(한국어 강좌 수강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서 참가자들은 한국어 도서코너가 지역사회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짚어보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하와이 한인사회 문화자산으로 키워가기 위한 방향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덕희 고문은 문스북클럽으로 시작해 12년이 지난 지금 한국도서재단으로 명칭을 바꾼 맥컬리 도서관 내 한국도서코너를 애용하는 한인 독자들도 크게 증가했고 한국 문화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관심도 늘어나 이곳이 한인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지만 최근의 경기불황으로 도서구입 기부자들의 손길이 줄어 한국어 도서코너를 후손들에게 물려 주기위해서는 앞으로 10년을 위한 새로운 운영 방안을 모색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새로운 운영 방안의 일환으로 도서코너를 이용하는 한인 애독자들이 십시일반 한 권씩의 도서구입비를 기부하고 또 도서코너의 책들을 내 책과 같이 귀하게 다루어 간다면 한국어 도서코너는 하와이 한인 후손들에게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문화유산으로 이어져 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와 관련 한국어 도서코너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 중인 최혜경 사서는 “얼마전 부터 도서관 한켠에 마련된 성금 모금함에 단 몇 달러라도 넣어주시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한국도서코너를 통한 한인 동포들의 삶의 변화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2면 계속 김민정 기자>
‘내가 가꾸어 가는 도서코너’ 좌담회 이모저모
팔라마 마켓 임혜주 사장
올해도 도서재단을 위해 컨테이너를 제공하는 한편 경제한파로 도서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매년 1명씩 늘려오던 팔라마 장학재단의 장학생 숫자를 올해는 작년의 14명 수준에서 동결시키고 올해 추가될 학생의 몫을(1인당 3,000달러씩 지급해옴)을 재단측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각 교회의 선교사업이나 성전건축을 위해 주로 사용돼 오던 상품권 판매의 기회도 도서재단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보통 한 단체당 5만달러 상당의 상품권을 가져가 판매해 수익의 10%를 마켓 측이 기부하게 되는 이 제도는 1년에 15만 달러를 넘기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었으나 최근 한 교회가 관련 행사를 마쳐 자리가 비게 되었고 이를 도서재단이 맡아 책 구입비용 마련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도서구입 목록 선정
손미희 자원봉사자
“보통 교보문고의 베스트셀러나 신간서적의 서평을 참조해 구입 명단을 작성하지만 일주일에만 7-8분의 한인 도서관 이용자들이 찾아와 직접 주문하시기도 한다”며 “독자 분들의 주문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지만 특정 종교나 정치에 관한 책들은 배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책이 들어와 실제로 책꽂이에 놓이게 될때까지 최소한 24번 이상 손이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정영옥 도서코너 애용자
맥컬리 도서관 한국도서코너를 자주 애용하고 있다는 정영옥 독자는 “본토 거주의 친구들이 ‘섬에 사니까 답답하지 않느냐’고 자주 묻지만 다양한 장르의 한국어 신간도서들이 주립도서관 내에 항상 공급되고 있는 한국도서재단이 있고 이외에도 각종 한인 관련 문화행사가 열리는 하와이만한 곳이 다른 곳을 통틀어도 없을 정도”라고 평했다.
최혜경 사서
맥컬리 주립도서관 파트타임 사서로 로컬 주민들을 위한 한국어 강좌도 이끌어 가고 있는 최혜경사서는 한국도서코너 운영에 없어서는 안될 인물이다.
최 사서는 한인 애용자들로부터 자신이 주문한 책이 비치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는 일부 도서관 이용자들의 불만도 종종 접수되고 있다고 밝히고 “책 1권을 선반에 올리려면 라벨을 붙이고 컴퓨터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하는등 3-4주 정도의 작업 시간이 걸린다”며 그나마 최근 한국어로 도서목록을 찾을 수 작업을 하고 있어 앞으로 한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도서목록을 열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도서재단
정연오 부회장
한국어 도서코너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용에 편의를 더하기 위해 한국어 검색능력을 갖춘 인터넷 웹페이지를 제작한 정연오 도서재단 부회장은 “사이트를 개설하긴 했으나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모르는 분들도 많아 아직까지는 이용자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한국도서재단 웹페이지( http://www.klfhawaii.org )를 통해 한글로 책과 DVD 영상물 등을 검색해 링크된 주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대여할 수 있도록 마련돼 있다며 특히 호놀룰루 이 외의 거리가 먼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경우 미리 예약하고 책을 가져갈 도서관을 지명할 경우 맥컬리 도서관까지 오지 않더라도 거주지 인근의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적극 이용할 것을 권장했다.
또한 얼마전에는 한 주민이 컴퓨터를 기증해와 현재 한국어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가 전무한 도서관 내에 한글 검색을 할 수 있도록 이를 설치할 계획이며 컴퓨터 사용이 어려운 주민들에게는 최혜경 사서에게 문의 할 경우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원하는 책을 찾은 찾은 후에는 도서분류법에 의해 각 책에 기록된 번호를 적어 안내 데스크에 가져감으로써 책을 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미코 레이코브
한국어 강좌 수강생
최혜경 사서가 자신의 점심시간을 쪼개 매주 금요일 정오부터 오후2시까지 강의하고 있는 한국어 강좌(2008년 11월1일자 참조)에 참석하고 있는 에미코 레이코브씨도 고등학교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일본인인줄 알고 있었으나 자신의 모친이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돼 한국어 학습에 열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뿌리찾기의 기회를 준 도서재단측에 감사를 표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레이코브씨는 “처음에 기초 한국어 교과서를 구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작년 한국축제때 도서재단 관계자들을 만나 인연을 맺게돼 최 선생님(최혜경 사서)이 무료 개인 교습을 제안했고 이제는 한국어를 배우기 원하는 다른 주민들도 함께 배우고 있는 중”이라며 “한국도서재단을 알게된 것은 행운”이라고 밝혔다.
김사빈 독서동호회장
“ 신간도서가 항상 나오는데다 20일 대여에 한번더 대여기간을 늘릴 경우 총 40일간 책을 빌려볼 수 있어 한국어 도서코너는 한인들에게 충분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병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한인들은 한국어 도서를 빌려보며 병을 치유하고 있는 등 한국어 도서코너가 본토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하와이 한인사회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또한 매월 첫째 토요일 오후 1시마다 열리는 독서동호회 정기 모임에 어려 방면의 전문가들도 참석해 토론에 열중하는 한편 교제의 시간도 갖고 있는 등 지역 사회의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책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누구든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리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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