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마리아나 제도 자치령에서 오는 11월 미 연방으로 전환
까다로워질 비자발급, 재산소유, 최저임금 등 변화에 우려 교차
스페인, 독, 일에 이어 네번째 통치권 변경
겉으로 보기는 평온하고 아름답기만 한 서태평양 한복판의 섬 사이판에는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간 북마리아나 제도(The Commonwealth of the Northern Mariana Islands) 자치령으로 존속해오던 사이판이 오는 11월 28일부터 미 연방화 실시가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현지언론(사이판 타임스, 6월 14일자) 보도에 의하면 북마리아나 제도 대표 하원의원인 그레고리오 갈릴리 사블린이 “더 이상의 추가적인 연방화 연기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후 오는 11월부터 자치령에서 미 연방으로 전환을 확실시 하고 있다. 원주민 출신의 북마리아나 제도의 베잉고 알 피티알(Benigno R. Fitial) 주지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연방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포함되도록 확실히 한 후 연방화가 실시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사이판 주민들은 미 연방화가 실시될 경우 까다로워질 비자 발급절차로 인해 현재 많은 왕래로 사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인들의 방문 감소로 비즈니스에 대한 타격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미국 연방으로 편입될 경우에도 빚으로 허덕이고 있는 캘리포니아주보다는 연방 직할을 원하고 있다고 존 델 로자리오 토지국장이 사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그러나 미 합중국 자치령을 관할하고 있는 미 하원의 도서업무 해양 및 야생 소위원회는 연방화 실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발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티니안의 타가 비치에서 5년째 비즈니스를 하고있는 한인 업주는 현재 사이판의 최저임금이 4달러선인데 미 연방화가 되고 최저임금이 8달러선으로 오를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비즈니스가 더욱 힘들 것이라며 걱정했다. 티니안 신창수 한인회장은 자치령에서 미 연방화가 될 경우 현재 정부와 원주민만이 소유할 수 있는 토지 소유제도에 대한 변화를 기대했다. 외지인들은 현재 토지를 구입, 소유할 수 없으며 원주민으로부터 임대를 받아 살고 있는데 사유재산 근간의 미 연방법이 적용될 경우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였다. 그리고 미 연방으로 전환될 경우 괌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사이판으로 이동, 전략 요충지가 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으나 연방화 실시를 앞두고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 발표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고 현지인들이 전했다. 수차례 연기됐던 미 연방화가 될 경우 더욱 안전하게 살며 사업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도 보였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16시간이 걸려 도착한 사이판(SAIPAN)의 바다는 아름다웠다. 산호초에 둘러싸인 사이판의 바닷물은 맑고 투명했다. 해안에 늘어서 바람에 흔들리는 야자수는 남국의 풍치를 물씬 풍기게 만들었다. 특히 아침 햇살이 비칠 때 야자수 너머로 바라다 본 바다는 뭉개구름과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이 펼쳐진 듯이 보였다. 이번 사이판 여행은 UA항공편으로 12시간이 걸려 인천공항에 도착, 아시아나항공으로 갈아타고 4시간 걸려 사이판 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에서 동남쪽으로 4시간 거리에 있는 사이판(SAIPAN)은 한국인들의 4박 5일 여행코스로 인기가 높아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취항하고 있다. 미국의 자치령인 북마리아나 제도(Commonwealth of the Northern Mariana Islands)에는 괌을 제외한 사이판, 로타, 티니안 등 14개의 섬이 포함되어 있다. 사이판의 면적은 약 185 평방km로 제주도의 9분의 1, 거제도의 3분의 1 크기다. 사이판은 남북으로 약 21km, 동서로는 8.8km밖에 되지 않는 좁고 긴섬이다. 섬이 산호초가 바다 위로 솟아올라 만들어졌기 때문에 비치가 아름답다. 북마리아나 제도 전체 인구는 약 8만명이며 이중 사이판 인구는 6만5천명이다. 이중 한인은 2,000여명이라고 현지 가이드가 밝혔다. 이번에 NGP의 대형 개발프로젝트를 실시하는 티니안(TINIAN)섬은 사이판 남쪽으로 약 5km거리에 있다. 면적은 약 100평방km, 주민은 2천여명이며 이중 한인은 50명 정도이다. 경비행기편을 이용하여 10분정도 걸려 도착한 티니안의 바다도 역시 투명했다. 어디를 가나 야자수로 이국적 정취에 유유자적하며 지낼 수 있는 목가적인 섬으로 느껴졌다.
화산 폭발로 이뤄진 북마리아나 제도의 역사는 크게 선사시대, 387년간의 스페인 통치시대(1521-1899), 15년의 독일 통치 시대(1899-1914), 30년의 일본 통치시대(1914-1944)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기원전 1500년경 동남아 말레이 반도에 살던 어부들이 카누를 타고 바다를 건너와 농업과 어업으로 생활하던 사람들을 원주민 차모로(Chamoro)로 부르고 있다. 이러한 마리나 제도에 첫발을 디딘 사람은 1521년 스페인의 탐험가 마젤란이었다. ‘마리아나’라는 이름은 최초의 스페인 식민지가 설립된 1668년에 스페인 국왕 필립 4세의 미망인 오스트리아의 마리아나 여왕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었다. 이후 1899년 독일은 스페인으로부터 사이판을 사들여 15년을 관리하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일본은 사이판을 비롯한 마리아나 제도의 일부 섬을 빼앗아 사탕수수를 재배하는 한편 군사요충지로 개발한다. 이로 인해 사이판을 비롯한 북마리아나 제도는 태평양 전쟁의 격전지로 변하게 된다. 북마리아나 제도는 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더불어 미 해군이 이양을 받아 1962년까지 통치했다. 1976년에 미국과 북마리아나 제도간에 북마리아나 연방설립에 관한 협약이 이루어지고 1986년에는 유엔의 신탁통치가 종결됨으로써 북마리아나 제도 연방주민들은 미국 시민권을 갖게 되었다. 외교 국방권은 미국 관할이지만 나머지는 자치령이다. 이번에 미 연방화가 완전 실시될 경우 원주민들은 스페인, 독일, 일본에 이어 4번째로 통치권이 바뀌게 된다. 북마리아나 제도는 상원과 하원의 이원제이며 상원 9명, 하원 19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북마리아나 제도 자치정부는 주민들의 선거로 뽑은 지사(임기 4년)가 통괄한다. 현재의 주지사는 베잉고 알 피티알(Benigno R. Fitial)이며 부지사는 엘오이 이노스(Eloy S. Inos)로 오는 11월 실시되는 선거에 재도전하고 있다. 현재 북마리아나 제도에는 필리핀인, 중국인, 차모로인이 많이 살고 있다. 또 많은 한인들도 한인식당과 마켓, 여행사, 비즈니스를 하며 2 천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티니안 섬에도 호텔내 선물점을 운영하기도 하며 해안에서 스쿠터를 빌려주는 일을 하는 젊은 여성도 만날 수 있었다. 섬 어디를 가나 한인들을 만날 수 있었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돋보였다.
<손수락 기자> sooraks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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