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공휴일’은 없으며, 주에서 공휴일을 임의 제정


대한민국과 같은 중앙집권 체제하에서 얻은 생활경험은 주정부에 막강한 자치권이 부여돼있는 미국의 연방 정치체제를 이해하는데 다소의 장해가 될 수 있다. 행정 체제도 그렇고, 경찰제도, 교육제도 등 여러가지 정부체제가 국가적으로 통일성이 없다. 척 보기에는 중구난방인 것 같은 이 통치체제가 실은 미국 민주주의를 지켜온 명맥이며 매력인 것이다. 너무한 것 같지만 휴일제도도 주에서 마음대로 좌우하게 돼있다. 우리 개념과 같은 ‘국정공휴일(National Holiday)’은 없다. 미국의 공휴일이라던가 휴일은 연방정부에서 제정을 해서 전국적으로 시행케 하고있는 것이 아니고, 각주에서 주의 법령으로 자유로 결정을 하게 돼있다. 전국적으로 통일해서 시행하도록 돼있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는 Federal Legal Holiday라고 하는 ‘연방 법정휴일’이 있는데, ‘국정공휴일’은 아니다. ‘연방 법정휴일’은 연방의회와 대통령이 결정하는 휴일인데 Washington D.C.와 연방정부 산하의 각 기관에만 해당되는 휴일이다. 국가적으로 시행하게 돼있는 공휴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연방 법정휴일은 10개이다. New Year’s Day(January 1); Martin Luther King Jr.’s Birthday(1월 3번째 월요일); Washington’s Birthday(2월 3번째 월요일); Memorial Day(5월 마지막 월요일); Independence Day(7월 4일); Labor Day(9월 첫 월요일); Columbus Day(10월 둘째 월요일); Veterans Day(11월 11일); Thanksgiving Day(11월 4번째 목요일); 그리고Christmas Day(12월 25일)이다.

연방 법정휴일은 연방정부의 공무원들과 Washington D.C.에서만 효력을 갖는 제도인데, 각 주에서는 지켜야 할 의무가 없다. 별도로 각 주에서는 주의 법정휴일을 정하지만 ‘연방 법정휴일’을 존중은 한다. 모든 주가 자진해서 주 휴일로 채택하고 있는 연방 법정휴일은 7개가 있다. 1월1일, Martin Luther King Jr’s Birthday, Independence Day, Labor Day, Veterans’ Day, Thanksgiving Day, Christmas Day이다. 그러니까 이 7개의 휴일만이 전국적으로 각 주에서 자진해서 지키는 휴일이라고 할 수 있다.

Memorial Day는 전국적인 휴일인 것 같지만 Alabama, Mississippi, N. Carolina, S. Carolina, Rode Island, Virginia 등 6개주에서는 지키지 않고 있다. Columbus Day도 연방 법정휴일이지만 지키는 주는 40개주 뿐이다. 그 중에서도 North Dakota에서는 이 날을 Discovery Day라고 부르고 있고 Wisconsin에서는 Landing Day라고 부르고 있다. Washington’s Birthday도 지키는 주는 18개 주이다. Lincoln’s Birthday를 지키는 주는 30 군데나 된다.

연방 법정휴일 중에는 연휴 공휴일이 5개 있다. 휴일을 특정 월요일로 정했기 때문에 토요일부터 기산을 하면 3일간이 쉬는 날이 된다. Long Weekend라고 한다. 날짜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특정 월요일이라고 정했기 때문에 매해 날짜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런 날을 Floating Day라고도 한다. 움직이는 날이라는 뜻이다. Martin Luther 목사 생일(1월 3번째 월요일), Washington 대통령 생일(2월 세번째 월요일), Memorial Day(5월 마지막 월요일), Labor Day(9월 첫 월요일), Columbus Day(10월 2째 월요일)이다.

미국은 워낙 넓은 나라이기 때문에 부모를 떨어져서 사는 사람들은 부모를 자주 만날 수 없기 때문에 공휴일을 이렇게 제정해서 부모와 자식, 떨어져 사는 가족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성묘의 기회도 주기 위해서 위정자들이 만들어낸 제도이다. 그리고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에도 의례히 부모를 찾아보는 것으로 돼있다. 추수감사절은 11월 4번째 목요일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을 쉰다. 추수감사절에 부모를 찾고, 또 조상들 산소에 성묘를 가는 것은 사회적인 미덕이다. 크리스마스도 가족, 친척이 같이 모이는 날로 되어 있다.

삼강오륜의 윤리 도덕관을 표방하지는 않지만 서양 사람들의 부모공경도 동양인에게 못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두어야 하겠다. 핵가족제도를 확립한 것이 서양인들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서양인들은 부모 형제사이가 격조할 것이라고 여기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어떤 면으로는 동양인들보다도 더 관계가 친근하고 현실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휴일때마다 우리는 이상과 같은 취지를 널리 우리 한인사회에 홍보하면 좋을 것이다. 유교를 기조로 하는 예의범절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고장의 풍습이라도 지켜야만 명랑한 사회가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지켜지고 있는 7개의 연방 법정휴일인 1월1일, Martin Luther King Jr’s Birthday, Independence Day, Labor Day, Veterans’ Day, Thanksgiving Day, Christmas Day의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