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출간된 마이크 김이 저술한 ‘북한 탈출’(Escape North Korea)은 북한 주민들의 참혹한 빈곤실상과 그것을 견디기 힘들어 ‘빵과 자유‘를 얻어 보려고 생명을 걸고 탈출하는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마이크 김은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시카고에서 조그마한 재정기획 회사를 경영하며 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는 한인 2세이었다. 2001년 2주 중국여행을 갔다가 중국 지하교회에서 처음으로 탈북고아를 만난 이후 탈북자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진 평범한 기독인이었다.
그 후 그는 탈북자에 대한 연민과 열정을 가눌 길 없어 1년간 캘리포니아주에서 많은 NGO의 도움을 받아 자습을 한 후 2002년 중국으로 건너가 4년 동안 중국·북한 국경에 머물면서 ‘크로싱 보더스’(Crossing Borders)라는 NGO 기독교단체와 함께 일하면서 수많은 탈북자들을 직접 접하고 대화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처참한 실상, 즉 빈곤, 압박, 고문, 성적 학대, 종교탄압 등을 육성으로 듣고 세상에 알리기 위해 책을 출판하였다.
이 책은 새로운 감명을 던져주었다. 첫째 감명은 같은 한민족으로서 범하기 쉬운 민족적이거나 감상적인 안목에 매어달리지 않고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의 고등교육을 받은 미주 한인 2세라는 입장에서 좀 이성적이며 객관적인 관점에서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의 참상을 바라보고 기록한 것이라는 점이다.
둘째 감동은 중국 각 지역에 숨어 살고 있는 수십만명의 탈북자들을 스스로 잠복하면서 도와주고 한국으로 탈출시키기 위하여 온갖 노력을 경주하는 사람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주로 마이크 김이 함께 일했던 ‘크로싱 보더스’와 같은 기독인 단체거나 기독인들이다.
그들은 중국·북한 국경에서 각종 위험을 무릅쓰고 탈북자들을 돌보면서 참된 기독교의 사랑, 즉 ‘끊임없는 사랑’ ‘오래 참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올바른 기독인들이라는 점에서 감동을 받았다.
물론 북한 주민들을 도와주고 탈북자들을 목양하는 것이 북한 정권을 연장 유지케 한다고 하는 일부의 비판이 있다고 할지라고 기독인은 당장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이 기독교 사랑의 기본인 것이다.
셋째 감명은 저자가 직접 2명의 탈북자들을 중국·북한 국경에서 탈출시켜 방콕 한국대사관에 인도해 주는 과정에서 각종 상상키 힘든 역경을 겪은 것과 그 역경 속에서 그가 마음속에 품었던 기독교적인 질문이다.
마이크 김은 폐병환자 한 명을 포함한 2명의 탈북자를 중국·북한 국경에서 인도 받고 중국, 라오스, 태국으로 연결되는 마약 밀매루트인 소위 ‘지하 기차 길’(underground railroad) 6,000마일을 거처 태국 방콕 한국대사관까지 탈출시키는 일을 완수했다.
그 과정에서 길도 없는 밀림의 길을 환자를 업고 걷기도 하고, 국경수비 대원에게 발각되어 총부리로 총살위협도 받기도 하고, 길 안내자들로부터 각종 위협을 받는 등 여러 가지의 역경을 겪으면서 두 가지의 상반된 생각을 갖게 되었음을 그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한편으로 하나님의 돌보심을 체험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에 “하나님이여! 지금 당신은 어디에 계십니까?”라고 하나님의 임재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았음을 솔직하게 서술하였다.
이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은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겠다. 하나님을 모르고 하나님을 배반하는 악인은 그의 교만과 부정직 때문에 멸망의 심판을 받을 것이고 하나님의 백성인 의인은 지금 각종 고난과 역경을 겪고 있을지 몰라도 하나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간직하고 있으면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멸망하지 아니하고 구원받아 산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인간은 알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우리를 안타깝게 할 뿐이다. 그 하나님의 때까지 그들을 돕는 것이 미주 한인, 아니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겨진다.
백 순 / 연방 노동부 선임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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