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부 6자회담 틀 속에서 양자회담 진행할 것
내일 북한 무너져도 모레 통일되기는 쉽지 않아
북한 핵 보유 이유, 과거 ‘협상용’에서 최근 ‘내부용’으로
오는 10월부터 북미간의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4일 샌프란시스코 평통자문위원회(회장 김이수)가 북가주 문화센터에서 개최한 통일 아카데미 세미나에 강사로 나선 스탠포드 아태연구소장인 신기욱 교수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현주소와 전망’이라는 주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기욱 교수는 그러나 북미관계와 관련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몇 가지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그 중 하나가 6자회담의 틀 속에서 양자회담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가 밝힌 오바마 행정부의 또 다른 원칙들은 북한을 핵 보유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과 북한과의 협상은 포괄적으로 하며, 동맹국하고의 협조관계를 중시할 것, 그리고 북한과 협상은 하되 압력도 가한다는 것 등이다.
신 교수는 북한의 체제와 관련 독특한 체제라고 전제한 뒤 공산국가라고 하는데 현재의 북한이 과연 공산국가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서 북한은 부자간의 권력승계가 가능한 유교적 왕조주의, 선택된 민족임을 강조하는 강한 민족주의, 군부의 힘과 역할이 강화된 선군정치의 국가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김정일에서 3남인 김정운으로의 권력승계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전한 뒤 과거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권력승계가 이뤄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김정일 위원장은 오랫동안 치밀한 승계 작업을 했으나 김정운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김정일 사망 후의 북한의 권력승계에 대해 김정운이 권력을 잡는 것과 군부에 권력을 넘기는 것 그리고 서로간의 타협을 통해 김씨 집안은 상징적으로 남고 군부가 권력을 잡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김정일이 사망하더라도 당장 북한이 망하지는 않겠으나 권력승계에는 문제점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기욱 교수는 국제적으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 북한이 핵을 왜 가지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과연 핵을 포기할 것인가에 대해 알아야 한다면서 북한 전문가들도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점을 갖고 있다고 북한의 핵 보유가 확실하지 않음을 내비쳤다.
신 교수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력의 차이와 재래식 무기가 워낙 차이 나는 것은 물론 이란의 상황에서도 느낀 핵 보유만이 국가의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국가 안보용일 가능성과 대규모 경제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용일 가능성, 김정일 위원장의 권력 강화와 김정운으로의 권력 승계를 위한 내부용일 가능성 마지막으로 핵을 보유할 경우 강대국으로 대접받는 국제적인 위상을 강화 가능성을 들었다.
신 교수는 이와 함께 만약 경제협력을 위한 협상용일 경우 핵 포기가 가능하겠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핵 포기는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특히 북한이 핵 보유를 내부용으로 활용할 생각이라면 핵 포기는 가능성이 제로라고 단정했다.
그는 이밖에도 남북관계에 대해 남북은 독특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남북한 모두 자신들이 정통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독일이 통일되었을 때 경제대국이었던 서독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 북한이 무너지는 것이 결코 남한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북문제에 대한 남한 내 보수와 진보의 의견이 너무 팽팽하게 갈려져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뒤 북한 문제나 대미관계에 대한 남한 내의 의견수렴이 매우 중요하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통일문제와 관련 북한의 붕괴로 인한 남한으로의 흡수통일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독일통일 이후 발생된 사회, 문화, 경제적인 차이가 큰 것이 문제라고 밝힌 뒤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북한이 내일 무너진다고 내일 모레 당장 통일이 될 것인가? 쉽지 않을 것이며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또 다시 강대국들이 개입할 우려가 있다며 강대국에 의해 운명이 지어지는 것을 경계했다.
신 교수는 마지막으로 한반도의 최근 100년 역사를 보면 청일전쟁, 러일전쟁 그리고 종국에는 미국과 중국이 맞붙은 6.25전쟁 등 한반도에서 강대국들의 싸움이 있었다면서 또 다시 강대국에 의해 한반도의 운명이 결정지어지지 않도록 보수와 진보가 너무 싸우지 말고 민족의식을 가지고 크게 가야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신 교수는 이동준 자문위원의 과연 미국을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의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일본은 한반도와 밀접하게 붙어 있기에 이해관계가 많으나 미국은 상대적으로 이해관계가 적다며 미국을 믿고 안 믿고를 떠나 주변 강대국들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미국과의 관계는 밀접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김정수 위원의 핵보유 국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말장난이 아니냐?란 질의에 대해서도 말장난일 수 있는데 국제법상 인정과 불인정의 차이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김이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공식적인 모임을 처음 갖는 자리라 조바심도 가졌었는데 이 자리에 와서 기우임을 알게 되었다면서 14기 출범 모토인 ‘공부하는 평통, 봉사하는 평통’의 기치아래 대통령 자문기관으로서 통일을 논하고 주류사회에 통일의 당위성을 알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평통은 대통령 자문기관뿐만 아니라 한인 동포들에게도 유용한 기관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밝힌 뒤 통일 아카데미를 모두 수강한 사람들은 본국 평통 사무처장 명의의 수료증도 받게 될 것이라며 많은 참석을 독려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통일 아카데미에는 구본우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를 비롯해서 남중대 실리콘밸리 한인회장, 문순찬 몬트레이 한인회장, 최미영 북가주 한국학교 협의회장, 성안평 산타클라라 한미노인봉사회장 등 80여명이 참석, 신기욱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이광희 기자> khlee@koreatimes.com
사진설명: 14기 SF민주평통이 주최한 통일 아카데미에서 신기욱 교수의 강연이 끝난 후 평통위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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