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밍전화는 미국에서 달러환전은 한국에서”
공중전화 거의 사라져 발동동 일쑤
전철표 500원 환불 아차하기 쉬워
실리콘밸리에 사는 M씨는 최근 한국에 다녀왔다. 열흘남짓 짧은 여행동안 그는 전화 때문에 무진 고생했다. 공중전화를 쓰면 되지 하는 생각에 로밍전화를 준비해 가라는 주변의 권유를 무심코 넘겨버린 것이 화근이었다.
과거 거리마다 골목마다 웬만한 가게마다 지천으로 널렸던 공중전화가 도무지 보이지 않아, 전화를 거는 것보다 전화를 찾아내느라 애를 먹었다. 길거리는 물론 어지간히 큰 수퍼마켓에도 공중전화는 거의 없었다.
다행히 전철역에는 공중전화가 있었지만 초입에 에스컬레이터나 휠체어용 승강로를 닦아놓은 곳이 드물어 무거운 짐가방을 들고 짊어지고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전철역마저 없는 곳에서는 주로 도로변 커피샵에 들러 웃돈을 줘가며 전화를 얻어쓰기도 했다. 그나마 통화가 되지 않으면 될 때까지 죽치고 앉아 기다리면서 공연히 눈치가 보여 커피나 주스 등을 두세잔씩 마시기도 했다.
간만의 한국방문자들 가운데 사소한 준비 소홀로 M씨처럼 고생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한국을 방문할 때 유용한 정보를 간추려 소개한다.
▷공중전화 : 한국에서 공중전화는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항, 전철역이나 기차역, 버스터미널 같은 곳이나 서울 등 대도시 대로변에 수백미터 내지 몇킬로 간격으로 설치돼 있는 게 고작이다. 동전을 넣는 공중전화는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고 십중팔구 카드용 전화기다. 문제는 전화카드 판매업소도 흔치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무거운 짐과 씨름하며 먼 곳 전화부스까지 갔다가 동전용 전화기가 없어 허탕치고 돌아서기 일쑤다.
해법은 하나다. 출발 전 로밍전화 준비다. 이를 전문으로 하는 한인업소들도 생겨났다. 물론 공항에도 그런 업소들이 있다(한인상가 관련업소보다 약간 비싸다). 로밍서비스 플랜은 대략 기본사양과 비즈니스플랜 두가지다. 전화사용이 뜸한 사람은 기본사양을, 잦은 사람은 비즈니스플랜을 선택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환전 : 시내은행과 공항내 환전소의 차이는 미미하다. 공항환전소는 짜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굳이 시내은행을 찾아다니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공항과 인천공항 환전소의 차이는 상당히 큰 편이다. 인천공항에서 바꾸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예컨대, 달러를 원화로 바꿀 경우 SF공항에서는 달러당 1,020여원밖에 쳐주지 않았으나(15일 현재), 인천공항에서는 달러당 1,170여원(16일 현재)으로 계산됐다. 달러당 150원이나 차이가 났다(5,000달러 환전시 약 75만원 차이).
▷대중교통 :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중 최대업적 중 하나가 바로 대중교통 개선이다. 핵심은 전철과 버스의 연계이용 등이다. 재미한인들은 물론 서울물정에 어두운 지방인들도 이용 때마다 표를 사는 등 이중삼중 지출하기 일쑤다. 깜박하기 쉬운 것 또 하나. 일회용 전철표는 구간요금에다 500원을 더 내야 구입할 수 있고 하차역에서 출찰구를 빠져나간 뒤 표를 환불기에 넣으면 500원이 반환되는데, 출찰구 문이 열리면 그냥 가버리거나(다음 사람이 표를 주워 환불받을 수 있음) 습관대로 표를 집어들고도 무심코 호주머니에 넣든지 버리든지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중나온 사람이 없거나 서울시내 등지에서 만나기로 한 경우 : 무작정 택시를 타는 것보다는 각 방면(예, 신촌 서울역 광화문 영등포 강남 안산 수원 등) 공항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고 경제적이다. 예컨대 공항에서 안산으로 갈 경우 공항버스비는 1,1000원이나 택시비는 5만원 이상이다. 김포공항으로 가 지방행 국내선을 이용할 경우에도 공항버스는 6,000원이지만 택시로는 2만원 이상 나온다. 공항버스는 커다란 짐칸이 있어서 무거운 짐을 갖고 탈 필요도 없다.
▷달라진 지폐 : 몇년 전 지폐의 크기가 지갑에 넣기 좋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5만원권이 흔하게 쓰이는데 단위가 워낙 크다보니 혼선을 느끼는 한인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1만원과 1천원권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장애인 편의시설 미흡 : 미국과 달리 전철 출입구에 대부분 에스컬레이터나 휠체어 승강로가 없다. 큰 역이나 환승역에 일부 설치돼 있기는 하지만 그러 곳들도 출입구는 십중팔구 계단식이다. 따라서 무거운 짐을 들고 전철을 이용할 경우 상당한 노동을 각오해야 한다. 전철 내부에는 객실이 연결되는 쪽에 노약자 지정석이 있는데 과거와 달리 한쪽에는 의자가 없이 텅 비어 있다. 이곳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탔을 경우에 대비한 공간이다. 멋모르고 이곳에 온갖 짐을 싸놓고 있다가 눈총을 받을 수 있다.
▷회충약 구입 및 복용 : 회충은 ‘사라진 추억’이 아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1년에 한두차례회충약 복용이 권장된다. 미국에서는 처방전이 있어야 하는 등 회충약 구입절차가 까다롭다. 한국에서는 약국에서 누구나 구할 수 있다. 한국에 간 김에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회충약을 다량 구입하는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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