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는 발(다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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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발(다리)부터 시작된다
축구로 발(다리)건강 지켜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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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강화 물론 골다공증 등 예방에 좋고
협동심 리더십 등 인성 함양에도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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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노화는 발(다리)부터 시작된다. 도가(道家)에서는 다리?남성기?뇌 순서로 늙는다고 돼 있다. 한의학에서는 발에 몸 전체 모든 경락이 모여 있다고 한다. 걷는 것 자체를 보약이라 일컫는다. 발(다리)의 안녕이 곧 몸의 안녕과 직결된다는 검증된 상식에서 굳어진 말이다. 일부나마 퇴폐적 샛길로 빠져 더러 부정적 이미지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본디 발마사지는 발(다리)의 경락을 자극해 피로를 풀어주고 전신에 생기가 돌게 하는 행법이다.
특별한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발(다리)가 나른하고 걷거나 뛰는 건 고사하고 그냥 서 있기도 귀찮은 지경이라면, 조금만 움직여도 쉬 피로해 주저앉는 지경이라면, 계단이나 비탈길을 오르내릴 때 유난히 힘겨워하는 지경이라면, 그런 경사진 곳에서 걸핏하면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거나 헛디디는 지경이라면, 나이로는 이삼십대 젊은이라 할지라도 노화가 깊어지고 있다고 보면 거의 틀림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반대논리 역시 성립된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녹초가 되기는커녕 팔팔하게 걷고 뛰고 할 수 있다면, 자연나이는 육칠십대라 할지라도 건강나이는 창창한 이삼심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축구는 주로 발(다리)로 하는 구기운동이다. 농구 배구 핸드볼 야구 등 대부분의 다른 구기운동에서는 발(다리)가 주로 ‘몸의 운반수단’ 역할을 하지만, 축구에서는 발(다리)가 ‘몸의 운반수단’에 그치지 않고 ‘축구의 중심업무(공다루기, 공다투기)’를 거의 도맡아 한다. 이것이 큰 차이다. 거친 몸싸움 등 다른 요소들이 수두룩하지만, 축구가 다른 구기종목에 비해 힘든 이유를 하나로 간추린다면 ‘발(다리)에 집중된 과중부담’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도 반대논리는 성립된다. 축구를 한다는 것, 다시 말해 재미를 위해서든 승부를 위해서든 발(다리)를 그토록 고생시킬 수 있다는 것은, 나이에 관계없이 그만큼 젊었다는 뜻이다. 나아가, 발(다리)의 젊음이 곧 전신건강의 전령임을 인식한다면 축구는 응당 권장종목 상위권에 놓을 만하다. 직접 하든 안하든 한인들이 대개 축구를 좋아하는데다 장비(간편복, 공, 축구화)가 비교적 소박하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의학적 관점에서도 축구는 넘버원 운동축에 드는 것 같다. 정형외과 의사인 송은규 박사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의 축구붐을 두고 쓴 기고문을 보자. “축구는 심폐기능과 근력강화는 물론, 뼈의 밀도를 높여 외부 충격시 뼈가 쉽게 다치지 않도록 하는 데에는 최고의 운동이다. 뛰고 점프하고 발로 차는 등 체중이 실리면서도 근육강화까지 가능한 동작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관절의 골밀도뿐 아니라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주위 근육을 튼튼히 해 고관절을 안전하게 지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페인의 타피라대학 호세 칼베트 박사가 발표한 연구결과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풍부한 표본집단을 상대로 다년간에 걸쳐 각종변화를 정밀추적한 끝에 그는 “사춘기 이전에 축구를 시작한 젊은 남성의 경우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았던 사람에 비해 다리 및 척추의 골밀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면 이는 노년기 고관절 골절 위험을 줄이는데 유용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결론지었다. 칼베트 박사의 연구에서는 또 축구선수들은 경우 뼈의 무기질 함량이 체중이나 칼슘 섭취량이 비슷한 다른 사람들에 비해 13%나 높은 반면 체지방은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은규 박사의 기고문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년에 약 40만건의 고관절부 골절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중 60%이상이 골다공증이 주원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따라서 뼈의 밀도(골밀도)를 높이는 것이 요긴한데 이는 적당한 칼슘섭취와 운동이 첩경이다. 그중 운동은 체중이 실리는 운동이 좋다. 축구 달리기 에어로빅 같은 운동이 대표적이다. 수영처럼 물의 부력 때문에 체중이 잘 실리지 않는 운동은, 관절의 유연성 등 다른 측면에서는 매우 좋지만 적어도 골밀도 향상에서 그다지 효과가 없다고 한다.
축구의 매력은 그뿐만 아니다. 지구력 순발력 각근력 민첩성 등 그밖의 체력적 플러스 효과들도 수두룩하지만, 고독한 개인운동과 달리 선수들간 유기적 협조하에 호흡을 맞춰 해야 하는 축구의 특성상 협동심 리더십 배려심 등 사회적 정신적 측면에서도 출중하다. 미국의 대학입학 전형시 개인종목보다 단체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경우 더욱 후한 점수를 받는다거나 정계 관계 재계 등 각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인사들 가운데 단체종목 선수출신이 많다는 얘기는 이런 측면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보통사람들의 일상사에서도 단체종목 동호인 출신들이 서로 협조하고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비교적 진하다는 건 불문가지다. 그런 바람직한 단체종목 리스트에서 축구가 노른자위군에서 빠질 수 없다는 것 또한 불문가지다.
운동하기 딱 좋은 가을이 됐다. 그중에서도 상달이라 불리는 10월이 됐다. 위크엔드 이틀만이라도, 아니면 그중 하루만이라도 밖으로 나가 건강한 운동땀을 흘려보자. 달리기 등 개인종목은 그것대로 즐기되 기왕이면 축구같은 단체종목도 즐겨보자. 실리콘밸리에서 새크라멘토까지 한인사회 있는 곳이면 거의다 축구동아리들이 있다. 지난해에는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 OB축구회가 결성돼 50대 이상 고참들도 얼마든지 축구를 즐길 수 있는 터전이 마련돼 있다.
<정태수 기자>
<사진설명>
샌프란시스코 OB축구선수단이 지난달 20일 제주시 중앙중 구장에서 신제주팀과의 3차전을 앞두고 공을 주고받으며 몸을 풀고 있다. 뒤편으로 SF팀 환영 현수막을 걸어놓고 댄스와 북장단으로 응원을 펼친 전원유치원 교사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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