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혹독한 추위가 다가오고 있다. 식량이 부족한 올해는 수십만 명이 추위와 기아의 고통 속에서 숨져갈 것이다. 반면 김정일과 그 측근들은 초호화 생활을 하고 있다는 수많은 증언이 있다.
올해 7월 이탈리아에서 김정일이 발주한 고급요트가 압수되었는데, 가격은 무려 1,300만 유로(약 220억 원)였다. 김정일은 해외에 40억 달러(약 4조6천억 원)에 달하는 비밀재산을 가진 세계 유수의 부호이다. 절망 속에서 죽어가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분통을 금할 길이 없다.
김정일의 반인도적 범죄를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지난 6월에는 유엔안보리협의 1874호가 채택되었고 미국 재무부로부터 전세계 은행에 북한 자금세탁에 관한 경고가 발령되었다. 이로써 북한이 저지르고 있는 화폐위조, 무기수출, 마약밀매, 보험금 사기 등에 관한 자금세탁은 엄격하게 감시받게 되었다. 김정일 요트 압수도 그 효과가 발휘된 사례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범죄 수익의 최종 목적지인 김정일의 개인 계좌에 대해서는 충분한 관심이 모아지지 않고 있다. 김정일 비밀계좌가 동결된다면 김정일은 40억 달러를 잃고 쿠데타로 살해되거나, 동결 해제를 요청하기 위해 핵을 포기하고 주민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양자택일의 길에 서게 될 것이다. 비밀계좌야말로 김정일 최대의 약점이다.
비밀계좌의 동결은 사실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자금세탁에 사용되는 것은 스위스, 룩셈부르크, 홍콩, 싱가포르 등 은행거래에 관한 비밀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이른바 조세 피난처이다. 그러나 현재 어느 조세 피난처도 탈세자의 비밀만 준수할 뿐, 범죄자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법률로 정하고 있다.
탈세한 자금을 조세 피난처에 은닉하는 행위와 범죄로 얻은 자금을 세탁하는 것은 별개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금세탁에 관해서는 은행이 당국에 통보할 의무가 있어 즉각 동결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김정일의 비밀계좌는 왜 동결되지 않는 것일까? 대답은 간단한데, 언론에서 김정일의 범죄를 요란스럽게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 볼 때 김정일은 VIP 중에 VIP이다. 어느 은행도 거액의 거래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으며, 거래로 인한 리스크가 이익을 상회할 때까지는 결코 통보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김정일의 비밀계좌가 북한 자금세탁의 최종 목적지라는 사실이 국제사회에서 주요 이슈로 대두된다면, 은행은 서둘러 당국에 통보할 것이며, 감시당국은 자금을 즉시 동결할 것이다. ‘자금세탁 은행’이나 ‘자금세탁 천국’이라는 꼬리표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이 발행하는 AERA에 따르면 과거 스위스에 있던 김정일의 비밀계좌는 스위스가 자금세탁에 엄격해지면서 2000년대 전반에 룩셈부르크로 옮겨졌다. 이는 충분히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자금 은닉 장소로는 미국의 압력에 강하고, 국가 리스크가 낮아 안정적이며, 은행 비밀보호에 특히 엄격한 곳이 선택되는데,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곳이 룩셈부르크다.
물론 현재도 룩셈부르크에 김정일 계좌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다른 곳으로 이전되었다 하더라도 과거의 기록이 밝혀지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압력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 룩셈부르크 정부나 대사관에 이메일이나 서신, 팩스를 보내 룩셈부르크 은행이 과거 15년간의 북한관련 거래를 게시하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유럽위원회나 대사관에도 룩셈부르크에 권고를 하도록 요청해야 한다.
우리의 호소로 인해 룩셈부르크에서 김정일 자금이 세탁된 것이 명백해진다면, 역사를 바꿀 수 있을 정도의 효과가 있게 될 것이다. 최상의 경우 김정일 비밀계좌에 있는 40억 달러는 즉시 동결될 것이고, 김정일은 핵무기와 주민인권 유린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면 세계를 움직일 수 있다.
켄 카토 / 일본 ‘아시아 인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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