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접속
제이크 공
이번 주로 마감하는 추억의 영화칼럼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추억을 나누고자 하는 영화는 장윤현 감독이 연출을 맡고 한석규, 전도연, 추상미 김태우 주연의 1997년 영화 ‘접속’입니다.
영화 접속은 1997년 9월13일 개봉해서 12월 중순까지 연장 상영하며 서울에서 80만5천명, 전국적으로 148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아 ‘서편제’와 ‘투캅스1’에 이어 당시 한국영화사상 세번째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영화속 홈쇼핑 가이드인 수현이 동현에게 한번 만나자고 말하는 ‘극장’은 서울 종로3가의 피카디리극장입니다. 영화 마지막에 수현이 광장의 노천카페 파라솔이 접힐때까지 동현을 기다리던 장소… 크지도 작지도 않은, 딱 그 광장 넓이만큼의 고독과 쓸쓸함. 피카디리극장과 단성사 사이의 광장은 ‘접속’ 세대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영화 ‘접속’의 마지막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영화이야기로 넘어가서, 갑자기 떠나버린 옛사랑에 대한 그리움으로 폐쇄적인 삶을 살고 있는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PD인 동현에게 어느 날 옛 애인이었던 영혜로부터 전달된 낡은 음반으로 인해 그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한편 룸메이트이자 절친한 친구 희진의 애인을 짝사랑하는 케이블 쇼핑채널의 가이드인 수현은 자신이 짝사랑하는 친구의 애인이 수시로 이들의 자취방에 오면서 잠시 자리를 피해주기 위해 심야에 드라이브를 합니다. 어느날 수현은 심야 드라이브 도중 자동차 사고를 목격함과 동시에 그때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에 매료되어 PC통신을 통해 그 음악을 신청하게 됩니다. 동현은 옛사랑 영혜로부터 음반을 받은 후, 그 음악을 방송으로 내보냈고, 수현은 사고를 목격하면서 그 음악을 들었던 것입니다.
수현이 “여인2”라는 통신 아이디를 통해 음악을 신청하자, 동현은 신청자가 자신의 옛사랑 영혜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통신을 통해 접속해 봅니다.
다른 사람에게 결코 모질게 대하지 못하는 수현은 나쁜일인 줄 알면서도 실의에 빠진 사람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주기위해 그 음악의 신청 동기를 묻는 동현에게 자신이 영혜의 친구인 척 합니다. 동현은 그런 줄도 모르고 수현에게 영혜의 연락처를 집요하게 물어보고 당황한 수현은 결국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고 고백하게 됩니다. 화가 난 동현은 그 후로 수현의 접속을 계속 거부하게 되죠. 수현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더욱 더 상처입은 동현에게 계속해서 사과의 메일을 보내고 동현은 수현이 자기처럼 외로운 사람이고 가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열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의 아픔을 통신을 통해 열어가기 시작 합니다.
어느날 동현의 제안으로 극장 앞에서 첫만남을 갖기로 했던 날, 막 집을 나서려던 동현은 옛 애인의 위중 소식을 접하고 병원으로 달려가고 그곳에서 그토록 애타게 찾던 옛 애인 영혜는 숨을 거둡니다.
그 후로 동현은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채 모든 연락을 끊고 다니던 방송국도 그만두고 호주로 이민을 갈 준비를 합니다. 수현은 동현에게 무슨 일이 생긴건 아닌지 걱정되어 방송국으로 찾아가지만 동현이 방송국을 그만두고 호주로 이민을 가려 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음에 수현은 계속해서 동현에게 연락을 취해 보지만 동현은 이를 무시합니다. 그리고 동현이 떠나기 하루 전…
수현은 그날 그때의 극장 앞에서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그 메시지를 들은 동현은 마음에 동요를 일으킵니다. 동현은 극장앞으로 나가지만 극장 앞에 서있는 수현을 보는 순간 그녀를 외면 합니다.
수현은 결국 오지 않는 동현에게 카페안의 공중전화로 이별의 메시지를 남기고 돌아 섭니다.
동현은 그런 그녀의 메시지를 옆에서 듣고 결국 마음이 돌아서서 뒤쫓아 나가 떠나가는 그녀를 붙잡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스쳐 지나갑니다. 하지만 그들 중, 감정적 접속이 이뤄지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어떤 상황이건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복잡 미묘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 준 영화 ‘접속’…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