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술, 소주 잘못 알고 있는 편견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술 중에 하나가 바로 소주다. 한국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만 소주는 1상자(360ml 30병) 기준으로 5,791만8,000상자가 팔렸다. 이를 한국 인구수로 나누면 상반기에만 국민 1인당 36병의 소주를 마신 셈이다. 이처럼 많이 팔리고 또 많이 마시는 소주이지만 의외로 소주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들이 꽤 많다.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소주, 바로 그 소주에 대해 잘못 알려진 편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알아본다. <편집자주>
차와 궁합 안 맞고 우유와는 ‘OK’
술자리 물 함께 마시면 덜 취해
◇소주를 마실 땐 물을 멀리해야?
가끔 소주를 마실 때 물을 함께 마시면 더 취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는 정반대다. 소주를 마시고 얼마나 취하는가는 소주의 주성분인 에틸알콜이 위와 장에서 어느 정도 흡수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그런데 물을 마시면 이 에틸알콜의 농도가 낮아지므로 취기가 덜 오르게 된다. 또한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을 자주 보게 돼 소변을 통해 알콜이 빠져나가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결국 소주를 마실 때 물을 많이 마셔 주면 오히려 덜 취하게 된다.
◇소주와 차(茶)는 궁합이 잘 맞는다?
한의학의 음양학 측면에서 볼 때 술은 매운 성질을 가졌으며 먼저 폐로 들어가는 상승의 역할을 하고, 차는 쓴 성질을 가졌으며 음에 속해 하강의 역할을 한다고 전해진다. 이에 따라 술을 마신 후 차를 마시면 술기운을 신장으로 보내 신장의 수분을 덥게 해 냉이 뭉치고 소변이 빈번해져 음위 대변건조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된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도 “음주 후 차를 마시면 신장에 손상을 입혀 허리, 다리가 무거워지며, 방광이 냉해지고 아프며, 단음, 부종 증상이 생긴다”라고 기술돼 있다.
현대의학에서도 술은 심혈관에 자극성이 크고 차는 심장을 흥분시키는 역할을 해 술과 차가 만나면 심장에 대한 자극이 매우 커진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소주와 차는 가급적 함께 마시지 않는 편이 좋다.
◇소주+탄산음료=?, 소주+우유=?
사이다나 콜라 같은 탄산음료를 소주에 섞어 마시면 감촉이 좋아지고 알콜 도수가 낮아져 마시기 쉬워진다. 그러나 탄산음료는 위 속의 염산과 만나 탄산개스를 발생시키면서 위의 점막을 자극해 알콜을 빨리 흡수시킨다. 이 때문에 탄산음료와 소주를 섞게 되면 마시기는 쉽지만 빨리 취하게 된다.
반면 우유는 소주와 함께 섞어 마시거나 옆에 두고 자주 마셔도 좋다. 일반적으로 우유는 양주와 함께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양주뿐만 아니라 모든 술에 있어서 우유는 물과 마찬가지로 탈수를 막아 주고 알콜 농도를 희석시켜 덜 취하게 해 준다. 특히 우유는 칼슘과 비타민 B2가 들어 있는 양질의 단백질원이기 때문에 술을 우유로 희석해 마시면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소주 1병에 7.5잔은 상술?
한 잔에 어느 정도의 소주를 따르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360㎖ 소주 한 병을 일반적인 소주잔에 따르다 보면 7잔 반 정도가 나오는 게 보통이다.
일부에선 이를 소주회사의 마케팅 전략 혹은 상술이라고 단정 짓기도 한다. 모두들 똑같이 돌려 마신다고 가정할 때 두 명이든 일곱 명이든지 간에 0.5잔 내지는 1.5잔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 병 더!”를 외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주회사 측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하이트-진로 그룹 기업문화실 이규철 부장은 이에 대해 “1970년대까지만 해도 4홉들이(약 720㎖)와 2홉들이(약 360㎖) 술병이 소주에 가장 많이 쓰였지만 이후 용량이 큰 4홉들이 술병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며 “생산라인을 단일화시켜 병 제조비용을 아끼고 재활용이 쉽도록 소주 업체들이 2홉들이 술병을 360㎖ 규격에 맞추기 시작하면서 지금과 같은 7.5잔짜리 소주 한 병이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업계의 추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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