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 있는 밥을 위하여 쌀의 종류에서 영양 레서피까지
밥은 모질다. 그래서 강하고 그리하여 눈물겹다. 소설가 김훈이 전업 작가로 데뷔하면서 쓴 첫 산문집 ‘밥벌이의 지겨움’이 내용과 상관없이 제목만로도 충분히 대중을 매혹한 것은 그 ‘밥’이라는 게 단순한 밥이 아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밥은 목숨이며, 생계이며, 일상이며,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귀한 것이며, 그리하여 가장 비루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매일 매일 차리고 받는 밥상의 주인공 ‘밥’. 그러나 함께 오르는 국과 찌개 혹은 반찬과 일품요리는 늘 관심의 대상이었지만 정작 우리가 가장 많이 먹는 밥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돼 온 것은 아닐까. 물론 최근 웰빙이 화두로 떠오르고 한국에서 현미밥이 암 환자도 살렸다는 각종 사례가 발표되면서 밥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달라지긴 했지만 이곳 태평양 건너 이국 땅에선 가뜩이나 경기도 좋지 않은데 무슨 밥을 질 따져 먹느냐며 가장 싼 쌀, 가장 싼 밥만에 온통 신경을 세운 것은 아닐까 자문해 본다. 경인년 새해, 가족 건강을 위해 맛있으면서도 영양 가득한 밥상을 구상하는 주부들을 위해 가주산 쌀의 이모저모에서부터 영양밥 레서피까지 ‘밥’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봤다.
#시판 중인 쌀의 종류
결국 밥맛을 좌우하는 것은 얼마나 좋은 쌀로 밥을 하느냐 하는 데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그래서 한국에선 추석을 전후로 출시된 햅쌀로 지은 밥엔 김치 한쪽만 있어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순식간에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우는 지도 모르겠다.
캘리포니아 산 쌀은 한국 쌀 못지 않게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워낙 기후 조건이 좋다보니 찰기와 기름지기가 오히려 한국산보다 낮다는 게 이들의 귀띔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쌀 시장이 개방되진 않았지만 현재 가주 산 쌀은 한국에서도 강남 등 부촌 사모님들이 없어 못 구할 만큼 ‘귀하신 몸’ 대접을 받는다고.
조생종 CJ‘천하일미’
만생종 왕 ‘한미쌀’
만생종 단립종 해태 ‘대풍 골드’
◇조생종
- 쌀은 낟알 길이에 따라 장립종, 중립종, 단립종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쌀은 중립종. 그러나 밥맛은 일본인들이 즐겨먹는 단립종이 가장 좋다고 한다. 또 수확시기에 따라 조생종, 만생종으로 나뉠 수 있는데 조생종은 보통 중립종으로 우리가 흔히 칼로스(Calrose)라고 부른다. 수확시기는 9월 초. 가격은 20파운드 한 포에 9.99달러.
◇만생종
- 만생종은 조생종보다 2~3주 정도 수확시기가 늦는데 이는 프리미엄이라 부르며 중립종이다. 그러나 같은 중립종이라도 조생종보다 숙성된 뒤 수확해 맛이 훨씬 좋다고. 21.99달러.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출시되는 쌀 중 가장 좋은 것은 엑스트라 프리미엄. 이는 일본인들이 ‘아끼바리’라 부르는 단립종이다. 만생종이며 단립종인 이 엑스트라 프리미엄은 밥을 했을 때 밥이 찰지고 밥알 한 알 한 알이 살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29.99달러.
해태 구매팀 제인 박 부장은 “해태의 경우 그린 쌀이 조생종이며 프리미엄 급은 대풍 쌀, 엑스트라 프리미엄은 대풍 골드가 해당된다”며 “조생종과 엑스트라 프리미엄의 가격차가 꽤 큰 편이지만 먹어본 이들은 금방 맛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귀띔한다.
◇기능성 쌀
- 일반미 외에도 현재 한인타운 마켓에서는 잡곡을 섞은 혼합미도 판매하고 있으며 유기농 제품의 열풍으로 유기농 쌀(사진 왼쪽)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유기농 쌀은 밥맛이 특별히 일반미와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아토피 자녀가 있거나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판매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 가격은 3파운드들이 한 포에 6.99~7.99달러 선. 또 최근엔 한국산 쌀도 속속 한인 마켓에 선보이고 있는데 해태는 최근 전북산 ‘철새 도래지 쌀’(사진 아래쪽)을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5파운드 한 포에 25.99달러.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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