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도 춤추게 하는 관광대국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는 황금 왕궁
너무 인위적인 것들 많아 허전함도
태국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나라다. 미국, 프랑스, 인도, 이집트 등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나라 중 하나이며 지금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태국의 곳곳을 누비고 있다. 관광 수입이 국가재정의 상위를 차지하는 것을 보더라도 관광대국이라는 말이 실감이 간다. 태국하면 생각나는 것은 황금 왕궁, 원시림의 정글과 마을들, 환상의 해변과 에메랄드빛 바다, 모든 것이 다 있는 여행자의 거리 카오산 로드, 황금색 가운을 걸친 스님들과 불교에 대한 수많은 유적들 그리고 집채 만 한 코끼리와의 만남일 것이다.
우리는 싱마타이 열차를 타고 종착지인 태국 방콕의 휠람퐁 역에 도착하였다. 역에서 택시를 타고 여행자의 거리 ‘카오산 로드’로 갔다. 이곳은 여행자를 위해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 놀 거리가 준비되어 있는 곳이다. 언제부터인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아이들은 우리를 기다리게 하고 숙소와 교통편 그리고 먹을 음식에 대하여 자신들이 정보를 수집하여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하려고 한다.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것이란 우선 가격이 저렴하고, 가격대비 다른 곳보다 활용도가 높은 것을 말한다. 필리핀에서 환율 상승으로 경제에 대한 관심을 가진 이후로 부모보다 더 절약하는데 신경을 쓴다.
카오산 로드 주변을 둘러보니 거리마다 수많은 여행사들과 투어 상품들이 산재 해 있다. 우리도 ‘간자’나 ‘부리’와 ‘암툭’ 수상시장 투어를 신청을 하고, 우선 시내 투어에 나섰다. 카오산 로드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국립 박물관을 가니 태국 역사와 왕들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왕과 왕비가 살았다는 집을 그대로 복원하였고 거대한 마차도 보인다. 태국 역사 가운데 외국 선교사들이 150여 년 전에 학교와 병원을 설립하고 새로운 문명을 전수하는 사진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도 130여 년 전에 외국 선교사들을 통하여 학교와 병원사역이 백성들에게 문맹을 깨치며, 생명을 살리고, 조국의 독립을 위한 정신적인 토양을 제공했던 것과 같다.
황금왕궁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남성에게는 긴바지를 여성에게는 두르는 치마를 준다. 짧은 치마나 반바지 그리고 신발이 불경스러우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는 건물들과 치장들은 ‘정말 사람이 했을까?’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왕궁의 역사와 각 건물들의 의미 그리고 문양들의 의미를 깊이 알지 못하니 화려하기는 하나 감동이 적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다시 실감한다.
왕궁을 벗어나 방콕을 가로 질러 흐르는 ‘차오프라야’ 강 유람을 위해 시장 골목을 따라 10여분을 걸어가니 선착장이 나온다. 많은 호객꾼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다양한 상품과 가격을 흥정한다. 여행 중에 현지에서 바가지 쓰지 않는 비결이 있다. 그것은 한자리에 10분만 여유 있게 앉아 있어보면 다 알 수 있다. 항상 급하게 서두르다 보면 문제가 발생하고 바가지를 쓰게 된다. 우리도 차오프라야 강 선착장에서 10여분 정도 주위를 살피니 현지 상황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하여 한 시간에서 두 시간 900~1500B하는 유람선 투어를 현지인들의 통학보트를 이용하여 단돈 15B에 해결한다. 차오프라야 강을 30여분 떠다니니 육지에서 보지 못한 다양한 경관들과 명소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오는 40여분의 유람은 일몰과 야경 그리고 주변경관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단돈 1,200원으로 차오프라야 강을 유람선을 타고 투어 하는 것은 배낭여행자들만이 누리는 묘미라 할 수 있다.
다음 날 암툭 수상시장, 로즈 가든 태국 전통 극 공연, 악어농장, 코끼리 드라마 공연 등을 보러간다. ‘암툭 수상시장’이다. 강을 사이에 두고 강 바로 옆에 집들이 있는 것이 신기하다. 그러나 이곳은 너무 상업적인 냄새가 강하고 예전에 순수하게 수상을 오가며 생계를 이어 갔을 사람들이 관광객을 상대로 번뜩이는 눈빛을 들이대는 것이 싫어 한참을 의자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만 쳐다본다. 다음 코스 인 코끼리 쇼는 태국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것과 현대적인 감각인 월드컵을 주제로 한 내용이다. 코끼리들이 정말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고 귀엽게 재롱을 피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들의 놀이 감으로 훈련을 받고 공연을 하는 것이 측은하다. 코끼리 공연을 마치자 바로 악어 농장에서 악어 공연이 시작된다. 사람 머리가 악어 입에 들어가 한참을 멈춘다. 우 와~~. 모두들 그들의 묘기에 함성을 지른다. ‘로즈가든’은 1000여석에 가득 찬 관광객들이 태국 전통 공연을 보는 것으로 부러워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역시 관광대국답게 관광객들을 위한 기반 시설과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하고 외국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태국 관광을 하면서 한쪽 마음이 허전한 것은 너무 인위적인 것이 많다는 것이다. 자연스러움에서 오는 감동이라기보다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가 각성해야 할 부분인 것도 같다. 공연을 보고 나오며 고등학생인 딸이 말한다. 우리 한국은 더 다양한 소재들이 많은 것 같은데 태국처럼 관광 상품으로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생각해 봐야 할 부분 같다.
숙소에서 짐을 정리하는데 갑자기 몸살 기운이 있다. 지금 아프면 앞으로의 아프리카 여행에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약을 미리 복용한다. 그래도 개운 하지 않아 아내의 권유로 함께 그 유명한 태국의 발마사지를 체험하며 1시간을 받는데 내친 김에 전신 마사지를 받으니 온몸이 나른하며 개운하다. 아이들이 첫 날부터 받아 보라던 태국 마사지를 결국은 받게 되었다. 오랜만에 내 몸에 대하여 호사를 부린 것 같다. 쉼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며...
그동안의 여행 일지를 정리하며 간단하게 아시아에서의 여행경비를 정리한다. 총 16일간, 410만원 사용으로 1일에 25만 원 정도 사용하였다. 결국 처음 여행예산을 세울 때, 1인당 1일 사용액이 5만원이었는데 정확하게 그 금액이다. 환율이 많이 오른 가운데서 비교적 저렴한 여행지역과 아이들의 절약정신과 여러 사람의 도움에 힘입어 5인 가족이 정말 저렴한 경비로 지낸 것 같다. 태국, 아시아 안녕!!! 기다려라, 미지의 아프리카여!!!
* 세계일주 여행준비를 위한 Tip 6.
- 자신의 여행 루트를 세계일주 여행 전문가에게서 받은 조언을 따라 다시 대륙, 나라, 도시의 여행 루터를 조정한다.(루트를 반복하여 수정하며 머리로 여행지를 익히는 것이 여행의 절반은 이미 시작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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