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는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20대가 게임을 너무 한다고 꾸중하는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또 닷새 동안 PC방에서 게임을 하던 30대 남자가 갑자기 숨지는 등 게임중독에 따른 인명피해 사고들이 연이어 일어나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용산의 한 PC방에서는 온라인게임을 하던 손모(32)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시간 만에 숨졌으며, 오모(22)씨는 지난 7일 범행 직후 어머니 시신이 있는 안방 문을 잠근 뒤 거실에서 4시간 동안 태연하게 TV를 보다 어머니의 신용카드를 들고 나와 의정부시내 PC방에서 또 다시 게임을 하다가 17일 경찰에 붙잡혔다.
게임중독의 심각성을 다시한번 실감하게 하는 사건들이다.
게임 중독은 젊은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7월 전북 익산에서는 인터넷게임에 중독된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아들 조모(21)씨가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어머니가 몇 년 전부터 인터넷 게임에 중독돼 PC방에서 사나흘씩 밤을 새는 등 가사를 돌보지 않았으며, 사건 당일도 집에 들어왔는데 책을 보며 자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아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런가 하면 폭력성 게임에 빠진 자식으로부터 매를 맞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주로 어머니가 집에서 컴퓨터 모니터를 감추거나 게임을 말리기 때문에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들의 폭언 및 폭행 상대의 90%는 어머니이다.
미주 한인사회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인 부모들이 “게임을 그만하라”는 말을 했다가 아들로부터 폭력을 당할 뻔 했다고 상담을 청해오는 케이스들이 있다.
폭력성 · 공격성 게임은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에 이런 게임에 오래 노출될수록 자기 통제능력이 약화되어 난폭해질 수 있으며, 결국 게임 중독자들은 비현실인 게임의 폭력적 내용 때문에 현실에서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까지 생겨나고 있다.
게임을 할 때에는 뇌에서 도파민이 방출되어 기쁜 감정과 이타주의 의식이 생겨서 마치 생각과 감정이 통합된 것 같은 흡족함에 빠져든다. 그러다가 부모의 만류나 야단으로 게임을 못하게 되면 쾌감 상실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 대한 애정 감각 상실,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는 능력 상실로 게임에서 본대로 사람을 때리거나 죽일 수도 있는 끔찍한 정신상태가 될 수 있다.
지난 2007년 10월 미국에서도 17세 청소년이 ‘헤일로 3(Halo 3)’ 게임을 하루에 18시간씩 해서 부모가 못하게 말리자, 이에 격분한 아들이 “눈 좀 감아보실래요? 깜짝 놀래줄 게 있어요” 하며 총을 발사해서 아버지는 간신히 생명을 구하고 어머니는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헤일로 게임 시리즈는 인류를 구하기 위해 외계인과 전투를 벌이는 게임으로 800만 카피가 팔렸으며, 2007년에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비디오 게임으로 랭킹 되었다. 온라인 매치로 10억 회 이상 플레이된 게임이기도 하다.
또 2005년에는 중국에서 롤플레잉 게임을 하던 13세 소년이 사이버스페이스의 게임친구들과 합류하기 위해 24층에서 투신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아들의 게임 중독을 무척 걱정했지만 인터넷에 대해 잘 몰랐고, 어떻게 중독에서 구해줄 수 있는지를 몰라서 이런 끔찍한 일이 생겼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자녀의 게임 문제로 고민하는 한인 부모들의 모습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게임에 빠진 자녀로 걱정은 많이 하면서도 정작 치유기관을 찾는 부모들은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모든 중독이 그러하듯 자녀의 게임 중독 문제도 부모들이 먼저 회복기관에 참여해서 게임중독이 무엇이고, 그냥 방치하면 어떻게 되며,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들은 무엇인지를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자녀의 게임중독 피해를 막을 수 있다. (www.irecovery.org)
이해왕 / 선교사 ·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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