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Peace Is Every Step / 발걸음마다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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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in, I calm my body.
Breathing out, I smile.
Dwelling in the present moment,
I know this is a wonderful moment.
들숨에 난 몸을 고요히 한다.
날숨에 난 미소 짓는다.
지금 이 순간에 머물면서
난 이 순간이 멋진 순간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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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으로 화창한 봄날이 흐드러지고 있습니다.
만개한 목련이 보랏빛 꽃잎을 하나 둘 떨어뜨리고,
이화/매화가 하얀 분홍으로 한껏 이른 봄을 맞아 들이는
중입니다. 하늘 위론 겨울 장마를 뒤로 한 흰구름들이
아쉬운 듯 듬성듬성 떼지어 남쪽으로 흘러갑니다.
종종걸음으로 다음 수업시간을 위해 교정을 걷는
학생들의 젊음도 활짝 피어난 봄날 오후의 찬란함을
한껏 더해주고 있습니다.
아침 수업을 마치고 교정 벤치에 앉아 마구 도래하는
춘삼월 정취에 푹 빠져 봅니다.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과
자태에서도 봄이 완연합니다. 그러고 보니, 북가주의
겨울장마가 이젠 거의 물러간 느낌입니다. 지난 주말
골프장에서 질척대는 잔디 위를 걸으며 느낀 축축함이
어느덧 온데간데 없습니다. 캠퍼스 주변 사위가 온통
맑은 햇빛으로 하얗게 빛나는 가운데, 벤치에 앉아 중년의
느긋함을 즐기는 한 사내의 그림이 마음의 눈에 비칩니다.
그렇게 보고 있노라니 새 소리도 흥겹게 들립니다.
봄 내음이 코를 진동하는 가운데 간간이 부는 춘풍에
살갗도 한층 보드랍습니다. 불현듯 시장기를 느낍니다.
그러고 보니 정오입니다. 태양이 높이 솟아 하늘 정 중앙에서
따사로운 온기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저토록 먼 곳에서 오는
햇살이 이토록 따뜻하다니! 이 평범한 기적에 다시 놀라며
태양의 온정을 전 존재로 받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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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in, I calm my body.
Breathing out, I smile.
Dwelling in the present moment,
I know this is a wonderful moment.
들숨에 난 몸을 고요히 한다.
날숨에 난 미소 짓는다.
지금 이 순간에 머물면서
난 이 순간이 멋진 순간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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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쪽 어느 시골 “자두마을”을 이끄는 틱낫한
스님의 깨어있기 명상 중 한 소절입니다. 영어론 “Mindful
Meditation”이라 하는데, 마음이 꽉 찼다 함은 곧 마음이
깨어있음을 말합니다. 에고의 잡념으로 가득 찬 마음이 아니라,
‘깨어있음’의 각성(覺醒)이 충만한 경지를 이르는 말입니다.
밥 먹을 때 밥 먹는 줄 알고, 잘 때 자는 줄 아는 그 만심(滿心)의
경지를 소위 ‘Mindful’ [마인드풀]의 상태라 합니다.
햇살 가득 내려 쪼이는 교정의 벤치에 앉아 고요히 눈을 감고
만심에 듭니다. 화사한 봄 에너지를 코로 들이쉽니다. 그 들숨에
몸이 차분해짐을 느낍니다. 잠시 코 끝에 매달렸던 날숨 직전의
갭을 비집고 길고 시원한 날숨이 끝날 무렵 잔잔한 미소를 입가에
지어봅니다. 얼굴의 미소는 곧 내 존재의 심연에 다다르며 내 속
모든 세포가 다같이 미소 짓습니다.
그렇게 한 번의 호흡(呼吸)이 끝나고 다음 들숨이 시작되기
직전의 그 갭 속에서 바로 이 순간을 감지하며 바로 이
순간이야말로 무시무종(無始無終)의 ‘지금(至今)’이란 걸 다시
깨닫습니다. 지금이란 현재에 다다르고 있는 중이란 말입니다.
시각이 아닌 시간의 역동을 느끼게 해주는 말이죠. 바로 이
순간이라는 ‘잡을 수 없는’ 그 순간에 다다르는 ‘지금(至今)’
속에서 바로 ‘지금(至今)’이야말로 가장 멋진 순간이라는 걸
만심(滿心)으로 알아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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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in, I calm my body.
Breathing out, I smile.
Dwelling in the present moment,
I know this is a wonderful moment.
들숨에 난 몸을 고요히 한다.
날숨에 난 미소 짓는다.
지금 이 순간에 머물면서
난 이 순간이 멋진 순간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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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딩 인~, 아이 캄~ 마이 바디.
브리딩 아~웃, 아이 스마~일.
드웰~링 인더 프래~슨트 모~으멘트,
아이 노~우 디~스이즈어 원~더풀 모~으멘트.
그렇게 몇 차례 들숨 날숨, 그리고 들숨 날숨 사이의 갭을
놓치지 않고 있을 때, 마음의 눈 속에 틱낫한 스님이 어느새
와계십니다. 잔잔한 미소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스님은
“자두마을” [the Plum Village] 어딘가에 영어 서예로 써서
걸어 놓은 당신의 시 첫 구절을 낭랑하게 읊어 주십니다.
Peace Is Every Step.
The Shining Red Sun in My Heart.
Each Flower Smiles with Me.
발걸음마다 평화.
저 빛나는 붉은 태양은 내 가슴 안에.
꽃마다 제각기 나와 더불어 미소 짓네.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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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for the Soul 지난 글들은 우리말 야후 블로그
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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