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장애인을 보면 측은해 한다. 왜일까. 자신은 몸이 이상 없이 건강한데 장애인은 몸이 어딘가 불편하기 때문일까. 측은해 하는 것은 자유니 그렇다 치자. 실제로 장애인을 보면서 측은해 해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장애인은 몸은 불편하다 해도 그들의 마음까지 불편하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육체적으로 장애를 가졌다 해서 그들을 ‘정상인과 다른 비정상의 사람’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육체적 장애를 가졌어도 세상을 밝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많다. 장애를 딛고 일어서 성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실제로 가장 고치기 힘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마음의 장애인들이다.
마음의 장애는 고질병과 같다. 고질병이란 정말 고치기 힘든 병이다. 육체적인 병은 의사의 처방대로 약을 먹고 치료를 하면 고칠 수 있다. 그렇지만 고질병처럼 박혀 있는 마음의 장애는 아무리 약을 먹어도 고치기 힘들다. 이 병은 마음에서 생겨 고질처럼 되었으니 마음으로 고쳐야만 한다. 마음을 고치는 자는 누구인가. 자기 자신이다.
육체적 장애는 밖으로 보인다. 그런데 마음의 장애는 보이지가 않는다. 밖으로 보아서는 아주 정상인 사람도 마음 쓰는 것을 보면 심하게 장애의 병이 들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장애인은 가까운 내 주위부터 있다. 아니, 나 자신부터 그런 장애인일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자신과 그들은 장애인인줄 모르고 살아가니 다행이다.
마음의 장애인은 한 마디로 비뚤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비뚤어진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사람은 등이 굽지 않아야 똑바로 서서 잘 걸어갈 수 있다. 비뚤어진 마음은 마음의 등이 굽어 있어 올바로 마음을 쓸 수 없는 것과 같다.
올바로 마음을 쓰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은 대개의 경우 똑같은 현상을 나타낸다. 항상 불평불만이 많고 늘 부정적이다. 말을 했다 하면 불만이요, 입을 열었다 하면 남을 헐뜯는다. 문제가 풀리지 않고 일이 잘 안 되는 이유가 자기 자신에게도 있을 법 한데 그렇지 않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남에게 돌린다. 반면, 잘 되면 자신의 공이다. 모든 공을 자신이 받아야 하는 쪽으로 몰고 간다. 이처럼 이기적인 사람들이 마음의 장애인들이다.
또 마음의 장애인은 항상 염세적이고 폐쇄적이다. 낙천적이지 못하다.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부터 아주 잘못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모두 나쁜 쪽으로만 생각한다. 일이 잘 되어가는 것도 불안해한다. 이런 사람들은 아주 소극적으로 일을 추진하기에 잘되어가던 일도 결국은 망치게 한다.
단체에 혹은 그룹에 이런 사람이 있게 되면 혼선을 빚어, 추진하는 좋은 일마저도 엉망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열려 있는 밝은 세상을 생각하지 않고 닫혀 있는 어두운 세상만을 늘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 세상엔 좋은 일 하는 선한 사람들도 많고 좋은 일도 많이 일어나는데 그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폐쇄적이고 염세적인 사람들이다.
오늘과 내일에 소망과 희망을 두지 않고 늘 과거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들이 마음의 장애인들이다. 과거는 경험에 속한다.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다.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거울삼아 오늘과 내일에 꿈을 두고 더 밝게 힘차게 살아나가야 한다. 특히, 이민 와 사는 사람의 경우는 더욱 더 그렇다. 한국에 살 때 가졌었던 금송아지만 생각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위한 행사에 참석해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격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의 육체적 장애만 보지 말고 육체장애가 없는 내 자신 안에 고질병 같은 마음의 장애가 있지나 않은지 점검하는 계기를 삼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김명욱 / 목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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