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007년, 2008년에 통과된 캘리포니아 일반비용(general fund) 예산은 1,013억, 1,023억, 1,034억달러였다. 하지만 2009년 일반비용 예산은 18% 감소된 849억달러밖에 안 되었고, 캘리포니아주는 2009년 600억달러인 2년 동안의 예산적자를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 무려 55%, 절반이 넘는 비율의 예산삭감을 택하였다.
이로 인해 의료혜택, SSI, 저소득층 및 노인 아파트에 관련한 복지예산 삭감이 막대하였고, 수천 수백만명의 저소득층 노인, 어린이 그리고 이민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은 누구나 차별 없이 마땅히 누려야 할 의료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었다. 이들 또한 미국 사회의 일원이며, 이들의 건강에 대한 위협은 미국 사회, 경제의 위협으로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것이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는 179억달러로 추정되는 적자의 위기에 놓여 있다. 그런 가운데 5월14일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발표한 2010~2011회계연도 개정 예산안에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저소득층, 이민자, 연장자,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와 사회복지 서비스를 대폭 삭감한다는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지사의 예산 삭감안 중 중요한 내용은 이러하다. 연장자와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혜택인 메디칼을 5억2,300만달러 삭감하면서 연간 통원 진료를 10번으로 제한하고 메디칼 수혜자는 메디칼에서 관리하는 의료시설만 찾아가야 하는 등 까다로워진 서비스 제한, 메디칼 수혜자들의 본인 부담금 인상, 합법 이민자의 메디칼 혜택 폐지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캘리포니아에서 메디칼 혜택을 받고 있는 700만명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다.
연장자와 장애인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도록 혜택을 제공하는 SSI/SSP 웰페어는 지급 금액을 연방 최저 금액으로 낮추어 매달 15달러가 삭감되어 종전에 845달러를 받던 사람은 830달러로 줄어들게 된다. 가정간호를 비롯해 기본적인 가사업무를 도와주는 가사 보조요원에 의지하는 연장자와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인 가사보조 서비스(IHSS) 또한 자격 요건이 강화되어 서비스 필요 정도를 가늠하는 점수(Functional Index)가 4.0 이상인 사람에게만 IHSS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로 인해 서비스를 받던 사람 중 87%가 더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된다.
간신히 폐지를 면한 어린이 건강보험인 핼시 패밀리 또한 안심할 수는 없다. 1,650만달러 삭감으로 인해 월 보험료는 75% 인상되고 수입 기준도 연방빈곤 수준 250%에서 200%로 낮춰져 자격이 강화된다. 이로 인해 약 22만5,000명의 어린이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칼웍스(CalWORKs), 캐피(CAPI), 식료품보조 프로그램(CFAP), 양로보건센터는 단순히 자격요건 강화나 지급액 삭감이 아닌 완전 폐지에 직면하였다. 특히 이 폐지안 중에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합법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적인 예산안이라는 데에 있다.
물론, 예산위기 때에는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회의 가장 약자인 어린이와 연장자, 저소득층의 집중적인 희생을 전제로 한 이번 개정 예산안은 캘리포니아의 미래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보호받아야 할 약자를 대상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의료, 복지 예산삭감에서 눈을 돌려 더 먼 캘리포니아의 미래를 봐야 하며, 어떤 선택이 진정 캘리포니아의 미래 경제를 위한 현명한 선택인지 직시해야 한다.
민족학교는 이러한 위기에 맞서 저소득 가정, 연장자, 장애인, 이민자를 위한 사회복지 혜택을 삭감하는 이번 예산안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예산안은 6월 중으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모두의 참여가 시급히 그리고 절실히 필요하다.
이선진 / 민족학교 의료권익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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