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의 첫 해외 원정 월드컵 16강을 결정짓는 나이지리아전이 열리는 동안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 상가는 완전히 멈췄다. 응원전이 열린 식당과 카페 등은 물론, 은행과 회사 등에서도 일손을 멈춘 채 경기에 몰입됐다.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를 실감한 한인 비즈니스들은 16강 마케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멈춰선 한인타운 시계
맨하탄과 플러싱, 팰리세이즈팍 등 한인 밀집 상가지역은 온통 붉은 악마들로 가득찼다. 또 한인 비즈니스의 직원들은 한산한 매장안에서 TV를 보거나 아예 잠시 문을 닫고 인근 식당으로 향했다.
경기 시작 전 플러싱 처갓집양념통닭에서 만난 고경현 통증 클리닉의 사무장인 강준씨는 “사무실을 잠시 닫고 맥주 한잔과 경기를 즐기고 있다”며 “사무실에 있다고 해서 일손이 잡히겠냐”고 웃었다. 손님이 한명도 없던 땡강쟁이 미용실의 직원들도 “경기 끝날 때까진 아무도 안 들어올 것 같다”며 TV 앞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스마트 비디오/서적의 한 직원은 “카운터를 비울 수는 없어 노트북을 펴놓고 인터넷으로 시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던 한아름마트도 한 직원이 “지금 매장안에 손님수보다 직원수가 몇 배는 많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불과 서너명의 고객만이 눈에 보일뿐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상사, 여행업체, 보험회사 등 주요 사무실의 풍경도 마찬가지였다. 뉴저지 현대자동차의 최경주씨는 “모든 직원들이 잠시 업무를 올 스톱하고 식당에서 TV를 보며 응원을 했다”고 전했고 사우스폴 직원들은 모두 붉은 옷을 입고 북과 장구를 치며 제대로 응원전을 회사에서 펼치기도 했다.
맨하탄96가의 ‘All Seasons’ 네일업소는 한인 종업원 10여명이 틈틈이 경기를 보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 업무 시간이었기 때문에 붉은 악마 분장을 할 수는 없었지만 짬이 날 때마다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에 열중하기도 했다. 경기를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업무상 TV를 보지 못하는 한인들도 많았다.
응원객이 몰린 주점과 식당의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계속 되는 주문 음식을 주문하느라 제대로 시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한아름 마트에서 샤핑카트 운반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모씨는 “소형 라디오를 통해서나마 점수라도 확인하고 있다”며 가끔씩 짬을 내 TV가 있는 인근 식당안을 기웃거렸다.
플러싱 장터식당 앞에 택시를 주차시킨 기사 김모씨는 “콜도 없지만 그렇다고해도 맘 편히 축구만 볼 수도 없어 식당안을 들락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 월드컵 특수
한인 타운내 주요 업소들은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1, 2차전이 오전 이른 시간이었던 것과 달리 오후 2시30분에 열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점심 시간대를 이용해 식당과 카페 등에서 경기를 시청하는 한인들로 북적댔다.
본촌 치킨에는 지난번 경기 때 15명 정도가 모인데 반해 이날 대낮 경기로 고객 200명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서진덕 사장은 “이날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3분의2는 서서봐야 할 정도”라고 열기를 설명했다.
교촌 치킨은 경기 시작전 1시30분~2시까지 30분동안 투고 고객들이 몰려 100~120여 주문양으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보통 한시간당 70여 주문이 오는 것을 감안하면 평소에 비해 3배 가까운 주문이 몰린 것.
플러싱 교촌 치킨에서도 평소 10마리 수준이었던 딜리버리 주문이 2배 이상 많았다. 맨하탄 교촌치킨의 마이클 박 사장은 “무엇보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교촌 치킨을 알릴 수 있는 좋은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어 기쁘다”며 “경기가 있는 날 저녁이면 한인들이 몰려와 맥주와 치킨을 주문하는 바람에 평소에 비해 20% 매상이 올라 오늘 저녁 역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지난 한국 경기에서 300명이 몰린 맨하탄 나이트클럽 서클은 이날 400여명이 몰렸다. 써클의 한 관계자는 “KACF에 월드컵 응원전때의 매출의 일부인 5000여달러를 기부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플레이어스, 바덴바덴, 아랑, 원조 등 한인들이 몰려 이날 맨하탄 한인업소에 약 2,000명 이상이 몰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박원영 최희은 기자>
맨하탄 소재 All Seasons 네일살롱의 직원들이 한국-나이지리아전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을 하고 있다. 직원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에 미국인 고객들도 덩달아 한국을 응원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붉은 악마 티셔츠를 맞춰 입은 윌셔은행 맨하탄지점의 직원들이 고객들이 없는 틈틈이 인터넷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응원 직원들이 경기 도중 아쉽게 골을 놓치자 안타까워하고 있다.
22일 한국과 나이지리아전 경기동안 플러싱 H 마트 노던 156가 지점은 텅 빈 상태였다. 평소 많은 고객들도 북적대던 이 매장은 이날 월드컵 열기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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