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성수기인 네일과 델리 등 한인 주력 업종은 물론, 수산과 뷰티, 요식업종 등도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기와 각종 재료비 상승으로 매출이 저조했다는 중론이다. 요식업계의 경우 새로 시행된 위생등급 표시제로 한바탕 홍역을 겪고 있으며, 세탁이나 네일 등의 업계에서는 노동법 관련 분쟁이나 단속이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다. 업종별로 올 여름 경기를 짚어본다.
■네일=지난해에 비해 여름 매상이 20-30% 정도 좋아졌다. 속오프 칼라젤 등 신기술을 익히고 마사지 기술 접목 등으로 그나마 경기가 나아졌다는 평이다. 지역적으로는 맨하탄이 다른 곳보다 매출이 좋은 편이었다.그러나 백투스쿨이 다가오면서 갑작스럽게 고객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고민이다. 예전에는
백투스쿨 시즌에 네일 서비스를 받는 고객이 많은 편이었는데, 올해는 확 줄었다는 것. 김은혜 뉴욕한인네일협회장은 "신기술과 더 좋은 서비스가 관건"이라며 "비수기인 가을에 교육과 세미나를 통해 기술을 익히는 것이 내년 여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여름 성수기답게 한인 네일업계는 지난해보다 20-30% 정도 매출이 뛰었다. 그동안 신기술을 접목시키는 노력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맨하탄의 한 네일업소에서 고객들이 서비스를 받고 있다.
■뷰티=뷰티서플라이업계도 여름이 성수기다. 그러나 올해는 재료비 인상과 고객 감소로 타격이 컸다. 주 고객층인 흑인들이 불경기로 씀씀이를 줄였고, 중국의 위안화 절상으로 대부분 중국제인 헤어 제품들의 가격이 올랐다.또 스마트폰의 발달로 소비자들이 제품 가격을 비교하면서, 매출에 악영향을 미쳤다. 매장이 쇼룸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수산 및 청과=여름 초반에는 비교적 매출이 좋은 편이었다. 주 고객층인 히스패닉과 흑인 지역에 정부 보조 푸드 스탬프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멕시코만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어패류와 새우 가격이 크게 뛴 것이 악재였다. 또 8월 이후에는 백투스쿨을 준비하면서 각종 식비를 줄이는 분위기로 매출이 더 떨어졌다.이같은 현상은 청과에서도 비슷했다. 야채가격이 올라 매출 하락과 함께 이중고를 겪은 것.뉴욕한인청과협회의 김영윤 이사장은 "휴가철인 여름이 비수기이어서 전반적으로 어려웠다"며 9월이후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탁=뉴욕과 뉴저지의 세탁업소에는 올 여름 환경 및 노동법 관련 단속이 유독 많았다. 여름 비수기이어서 매출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최근에는 웻 클리닝 등 새로운 세탁 방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관망 상태이다.
■요식=식당의 재료비 인상으로 발목을 잡았다. 전반적인 씀씀이 규모가 줄어든 상태에서 재료비가 늘어나 타산면에서 어려웠다는 것. 특히 육류나 해산물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높아졌다. 금강산의 김재현 매니저는 "6월까지만해도 월드컵 특수가 있었지만 이후 고객 씀씀이가 줄어들고 육류 가격 상승으로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건설 및 부동산=불황이 오랫동안 지속돼 여름 성수기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특히 수요는 줄었는데 자재값은 오히려 급등해 더 힘들었다.임일빈 뉴욕한인건설협회장은 "필수 자재인 스틸(쇠)은 지난해보다 40% 올랐고,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에서의 파업 여파로 동(구리) 파이프도 60% 가까이 뛰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부동산업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주택을 사려는 사람은 없고, 리스팅만 많이 나왔다.재미부동산협회의 티나 김 회장은 "여름이 되면서 거래가 크게 줄었다"며 "아주 싼 집 아니면 고가 이상의 주택이 팔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산층이 이번 불경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으면서 중간 가격대의 주택 거래가 뚝 끊긴 셈이다.
■델리=여름이 전통적인 성수기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매출이 줄었다. 맨하탄의 한 델리 업주는 "아침 및 점심식사를 하는 고객이 줄고, 메뉴도 저렴한 것을 많이 찾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나마 올해 뉴욕시 관광 경기가 크게 호전된 것이 도움이 됐다. 올해 뉴욕시의 관광객 수가 4,750만명으로 지난 2008년 같은 기간 세웠던 기록을 50만명 이상 앞서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또 연중 300억달러의 경제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혜택을 받지 못한 경우도 많고, 인건비 상승과 렌트 인상으로 업소 매물이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델리업계는 경기 침체의 여파로 저렴한 메뉴를 찾거나 아예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매출이 저조했다. 뉴욕시의 관광 경기 호조로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매출이 감소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원영.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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