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많은 한인들이 관심을 가졌던 샌프란시스코 수퍼바이저(시와 카운티가 같은 구역이므로 수퍼바이저나 시의원 명칭이 다 무방함)선거는 한인 2세인 제인 김이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제인 김의 당선은 선거당일 검표에서 바로 결정되지 않고 5일 검표를 거쳐 당선이 확정됐다.(부재자 투표와 임시투표 용지 제외) 왜냐하면 샌프란시스코가 실시하는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외에도 오클랜드와 버클리, 샌 리앤드로시등이 이번 선거에서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를 택했다.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란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 알아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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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란 무엇인가?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는 대부분 ‘즉석 결선(Instant runoff)’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IRV로 표기되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Alternative Vote’라고 불리며 캐나다와 호주에서는 ‘Preferential Vote’ 혹은 ‘Preferential Voting’이라고 칭한다. 미국에서는 대부분 ‘즉석 결선(Instant runoff)’이라고 불리지만 샌프란시스코와 알라메다에서는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를 공식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이하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로 표기)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는 말 그대로 후보들에 대해 유권자가 순위를 정해 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의 경우 자기가 선호하는 후보들을 가장 선호하는 후보부터 순서대로 1, 2, 3차 지명을 한다. 검표에서 한후보가 일정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하면 가장 낮은 지지율을 가진 후보를 제외하고 그 후보의 표를 2차 지명후보가 가져가는 식이다.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는 주민투표를 통해 각 시나 카운티가 도입하게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2002년 주민투표를 통해 통과되어 2004년부터 시정부 공직자를 선출하는 데 실시되고 있으며 오클랜드는 2006년 주민투표를 통과해 이번에 처음 시행됐다.


■ 어떻게 진행되는가?

1.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에 3명의 후보를 선호하는 순위대로 기입한다. 예를 들어 홍길동이 A부터 G까지 8명의 후보 중 A, B, C를 각각 첫번째 선택(first choice), 두번째 선택(second choice), 세번째 선택(third choice)으로 기입하면 일단 홍이 A후보만 찍은 것이 된다. 첫번째 검표 결과 8명의 후보 중 하나라도 과반수를 얻으면 여기서 끝나고 첫번째 검표 결과가 최종결과가 된다.

2. 그러나 후보군이 큰 로컬 선거에서 흔히 그렇듯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없으면 최저의 득표율을 얻은 후보가 탈락되고 검표 과정이 계속된다. 홍이 ‘첫번째 선택’으로 찍은 A 후보가 첫번째 검표 결과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이면 A후보가 탈락되고 대신 홍이 던진 표는 B후보에게 가게된다. 이것이 첫번째 라운드다.

3. 첫번째 라운드 결과 그래도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없으면 두번째 라운드로 가게 된다. 두번째 라운드에서 A 후보 다음으로 가장 적은 득표율을 얻은 후보가 탈락된다. 홍이 ‘두번째 선택’으로 찍은 B 후보가 두번째 라운드후 가장 적은 표를 얻어 탈락되면 홍이 맨 처음 던진 표가 이번에는 C 후보로 간다. 이같은 과정은 과반수를 차지하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 역사

미국에서는 2002년부터 실시되기 시작해 2010년 10월 중간선거에서는 100개의 선거가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 제도를 이용해 치러졌다.

이번 선거에서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를 택한 시나 카운티, 타운은 캘리포니아의 버클리,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 샌리앤드로를 비롯해 버몬트주의 벌링턴, 메릴랜드주의 타코마 파크,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캐리, 헨더슨빌, 콜로라도주의 아스펜, 미네소타주의 미니아 폴리스, 워싱턴주의 피어스 카운티등이 있다.

또 2011년 선거에서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를 선택하기로 곳으로는 미네소타주의 세인트폴과 테네시주의 멤피스가 시의원 선거에서 사용할 예정이며 콜로라도주 텔러라이드와 메인주의 포틀랜드가 시장 선거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다.

그러나 이제도를 사용하다 전통적인 결선투표로 가는 곳도 있다. 워싱턴주의 피어스 카운티와 버몬트주의 벌링턴, 콜로라도주의 아스펜등이다.

이 제도는 여태까지 3번의 법적 도전을 받았었다. 1975년 미시건주 앤아버에서 소송이 있었으나 법원에 의해 기각되었다. 또 2009년에는 미나아 폴리스 케이스에 대해 미네소타 주대법원이 만장일치로 제도를 승인했다. 가장 최근에는 올해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실시하는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가 위헌이라며 제기된 소송을 연방판사가 기각한 바 있다.

한편 세계적으로 전체적으로 혹은 일부분에서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제도를 실시하는 나라는 미국을 비롯, 영국, 호주 , 캐나다, 피지, 홍콩, 인디아, 아일랜드, 파푸아 뉴기니아, 뉴질랜드등이 있다.
얼마전 치러진 본국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한 야당의원이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가 실시됐다면 더 많은 진보진영 국회의원이 당선되었을 것이라는 발언을 한 바 있다.


■ 예

이번에 치러진 오클랜드 시장선거를 예를 들어본다.

오클랜드 시장선거에서는 단 페레타 후보가 9번째 라운드까지 선두를 유지하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진 콴 후보에게 뒤처지면서 고배를 마셨다.

오클랜드 시장선거에는 총 9명의 후보에다 적어서 넣는 후보까지 10명의 후보가 출마해 마지막 2명이 남을때까지 과반수를 넘기는 후보가 없어 마지막 라운드까지 진행된 경우다.

표를 참조하면 검표결과 단 페라타 후보가 1위로 나섰지만 과반수를 넘지 못해 첫번째 라운드로 진행됐다. 첫번째 라운드에서 가장 적은 표를 얻은 ‘Write in’(빈칸에 직접 이름을 적는 것) 후보가 가장 적은 지지율을 보여 탈락했다. ‘Write in’후보가 탈락하고 이 표들의 2번째 선택후보가 표를 나누어 가지게 된다. 첫번째 라운드 표중 ‘트랜스퍼(Transfer)’란을 보면 ‘Write in’가 얻은 80표가 나머지 9명의 후보들에게 간것을 볼 수 있다. 진 콴 후보가 13표로 8표를 얻은 단 페라타 후보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그러나 첫번째 라운드 결과에서도 과반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어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게 됐다.

두번째 라운드 결과 아놀드 필즈 후보의 표가 가장 적어 필즈 후보의 표 549표가 남아 있는 8명의 후보에게 나누어 졌다.

두번째 라운드에서도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나오지 않아 다음 라운드로 또 넘어갔다. 이렇게 여덟번째 라운드까지 진행됐을때에도 과반수를 얻은 후보는 나오지 않았고 단 페라타 후보가 40.21%, 진 콴 후보가 31.02%, 레베카 카플란 후보가 28.76%를 얻어 페라타 후보가 월등히 앞서나갔다. 또 진 콴 후보와 레베카 카플란 후보는 2.25% 포인트차(2,066표차)로 표차가 크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과반수 후보가 나오지 않아 10번째 라운드로 가면서 판세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카플란 후보가 3위가 됨에 따라 카플란 후보가 탈락되고 카플란 후보에게 찍은 유권자의 2번째 선택에 따라 표가 나뉘게 된다. 9번째 라운드 트랜스퍼 란을 보면 카플란 후보의 표 2만 6,3330표중 진 콴 후보가 1만 5,426표를 단 페라타 후보가 5,133표만을 획득해 결국 진 콴 후보가 총 4만 3,825표(51.09%)를 차지해 오클랜드 시장이 된 것이다.

■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를 택하는 이유는?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첫째는 결선투표를 치르게 되는데서 오는 비용 절감이다. 결선 투표를 치를 경우 다시한번 선거운동과 각종인원등 많은 예산이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순위선택투표제를 실시할 경우 투표는 한번만 하고 검표만 계속 실시하면 되므로 결선투표를 치를때 보다 많은 비용이 절약된다.

두번째는 만약 첫번 검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당선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보다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순위선택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를 실시할 경우 과반수를 얻는 후보는 2차 혹은 3차 지명이라도 유권자의 지지를 얻은 후보이므로 지지를 전혀 하지 않는 후보보다는 유권자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반석, 홍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