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싱의 김모(37)씨는 얼마전 이메일을 확인하다가 발송자가 국세청(IRS)인 것처럼 보이는 주소(us-irs.net)로부터 세금 환급(Tax Refund) 관련 통지문을 받았다. 이 이메일에는 "지난 해 세금보고 정산 결과 귀하에게 634달러를 환급해주기로 결정했으니 신청하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김씨는 “세금 환급을 위해 3~9일이 소요될 예정이니 세금 환급 요청서(Tax Refund Request)
를 작성해 보내라는 안내 문구가 담겨 있었다”며 “세금 환급 신청서를 작성하던 도중 소셜 번호 등을 기재하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의심이 들어 확인한 결과 사기성 이메일 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사례#2
"남편이 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에서 금과 다이아몬드 광산을 개발하다가 얼마전 사망했으며, 그동안 캐낸 금과 돈 등을 옮기기 위해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 파일을 확인하세요." 폴 정(42)씨가 최근 받은 이메일은 투자금에 대한 분배 등을 설명하면서 연락처를 남겨놓을 정도로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금값 시세를 잘 알고 있는 그가 잠시 솔깃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 역시 한동안 유행하던 로토 당첨과 마찬가지로 사기성 이메일이다.

온라인을 통한 물건 구입이 많아지는 연말 샤핑시즌이 다가오면서 다양한 온라인 사기(Scam)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대표적인 사기 수법이 국세청의 이메일을 사칭하는 피싱(phishing)이다. 특히 전자 세금보고(e-file)를 했던 납세자들에게 ‘전자 연방세금 페이먼트 시스템(EFTPS)’에서 세금 환불이 거
부됐으니 추가 정보를 위해 특정 웹사이트로 접속하라는 식으로 현혹시키는 것.그러나 이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악성 프로그램이 사용자의 컴퓨터를 감염시키게 된다. 또 일부 사기범들은 IRS나 EFTPS를 사칭, 세금 환불을 은행계좌로 자동 입금시키는 시스템이 구축됐다며 개인 정보를 요구하기도 하고, IRS에서 정식으로 쓰이는 양식(Form W-8BEN) 등을 보내기도 한다.

IRS는 납세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세무 사항을 공지하거나, 세금 관련 정보를 문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또다른 대표적인 온라인 사기 유형으로는 복권 당첨이나 현금 배송 등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이다. 연방재무부나 복권국 등의 이름을 도용해 복권에 당첨됐다며, 개인 정보를 보내주면 당첨금을 보내겠다는 식이다. 이들은 위조된 펀드나 수표 등을 보내 소비자를 안심시킨 뒤 총 금액의 10%를 입금시키라는 요구를 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외국 태생 거주자를 대상으로 각종 수당을 수령하라며 여권 번호나 개인 금융 정보를
보내라고 하는 사기 수법도 있다. 외국인이 미국에서 원천징수세금을 내도록 하는 IRS의 양식(W-8BEN)을 위조해 보내기도 한다. 또 유명 인사의 이름을 도용해 급전을 요구하거나, 아이티에 보낸다며 자선기부금을 요구하는 이메일도 조심해야 한다. 최근에는 차압을 막아주겠다거나, 취업을 시켜주겠다는 식으로 유혹하는 온라인 사기도 적지 않다.특히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등 연말을 앞두고 친구나 가족들이 주고받는 이메일 카드를 통해 개인정보를 빼내는 신종수법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온라인 사기의 유형을 잘 알고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온라인 사기 이메일은 ▲이름이나 소셜시큐리티번호, 크레딧카드 번호 등 개인의 재정 정보를 요구하고 ▲응답하지 않을 경우 세금환급을 못받는 등의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고 위협하며 ▲좋은 조건의 미끼를 내거는 경우가 많다.또 대부분의 사기 이메일은 해외에서 비영어권 사용자들이 보내는 경우가 많아, 문법이나 표현이 잘못된 표기가 적지 않다.

온라인 사기에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의심스러운 이메일을 열어보지 않는 것이다. 일부 사기 이메일에는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어 컴퓨터를 감염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또 신분이 확실한 이메일이 아니면 첨부파일을 함부로 열지 말고, 이메일로 연결된 링크와 직접 주소를 쳐서 들어가는 링크를 비교해 볼 것 등을 조언했다. IRS는 피싱으로 의심되는 이메일을 받았을 경우 반드시 IRS의 신고 웹사이트(phishing@irs.gov)에 보내줄 것을 당
부했다. <김주찬 기자>
C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