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문화의 각국의 요리사 들이 함께 일하는 대형 선박 크루즈나 호텔주방의 경우 칼을 다루는 요리사의 칼 솜씨나 모습 등도 참으로 다양하다.
로킹 모션(rocking motion)으로 부드럽게 팔을 둥글리는 서양 요리사들은 주로 음식처럼 부드럽고, 수직으로 도마에 내려치는 칼(Chinese cleaver) 소리와 함께 직접 열을 사용하는 아시안 요리사의 다이내믹 성, 긴 날의 회칼(sashimi-hocho)을 다룰라치면 일찌감치 다른 요리사는 주변 접근금지인 일본요리사의 깔끔함, 마치 칼을 가위 다루듯 하는 과일카빙(fruit-vegetable carving), 손님 앞 부페스테이션의 서비스를 겸비한 스테이션의 즉석 케밥 셰이빙(kebabs shaving) 등 모든 요리사가 각각 칼 다루는 솜씨가 고유한 맛의 일부분으로 연결이 된다는 것이 더욱 흥미롭다.
다양한 각 문화의 스타일에 앞서는 것이 칼에 관련된 주방에서의 101 안전이다. 거품이 난 싱크대 안에 절대로 칼을 담가두지 않으며, 도마 주변의 칼날 방향은 사용자의 바깥으로 향하게 하고, 부엌에서 휴대하여 걸어다닐 때는 몸에 가까이 밀착해 남이 다치는 경우가 없이 주의하고, 더욱 중요한 예의로는 아무리 급해도 남의 칼은 사전에 반드시 양해를 구한다는 것 등이다.
주방에서는 이렇게 마치 각기 다른 무기를 사용하는 군대의 병사처럼 안전이 우선으로 철저히 관리되어 주의를 요하지만 어쩌다 칼에 베게 되면 아픈 것보다 위생 보건규정이 더 신경이 쓰여 약보다는 강력 순간접착제로 차라리 봉해버리는 긴급의료 처리도 예사로운 광경이다. 칼날의 상처는 요리사마다 각각이며 성격이나, 어떤 종류의 요리를 했는지도 대략 설명을 해주고 있다.
쓰이는 종류에 따라 다양하여 프랑스빵인 바게트에 사용되는 휜 면도칼부터, 로킹 모션의 Ulu(이누이 족의 여성 칼) 더블 블레이드 차퍼(double blade chopper), 칼끝이 잘린 모양의 장어용 칼(unagi knife) 등 상업주방에서는 참 다양하게 접할 수 있지만 요리를 좋아하고 즐기는 일반인의 가정에서는 세가지 정도만의 기본 칼(다용도 요리칼 all-purpose chef’s knife 7-9인치, 빵이나 토마토용 톱날 칼 serrated edge knife, 그리고 과일이나 가니시용 작은 페어링 칼 small ‘paring’ knife 2-4인치)만으로도 손의 모양과 힘에 맞춰 내 손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편안한 균형이 잡힌 칼을 선택한다면 충분하게 즐거운 요리준비와 맛이 준비될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의 칼을 보관하고 유지하는 기술도 요리를 배우는 과정만큼 실패와 배움을 거듭하고 각각의 칼날에 선명히 남겨졌다. 너무 멋져 보이는 이유만으로 어렵게 구입해 양날인지 한쪽 날인지 오른손잡이용인지 왼손잡이용인지도 모른 채 안타깝게 손상시킨 유명 브랜드 칼도 있었고 뜨거운 물에만 흘려 마른 타월로 곱게 닦아주어야 하는데 수세미나 비누샴푸로 문질러 고운 물결무늬의 예쁜 디자인에 얼룩도 낸 부끄러운 칼도 있다. 사포로만 문질러 날을 세우는 섬세한 카빙나이프를 부러트려 희생양이 된 칼도 있다.
시간이 지나고 그 중에서도 어느새 다른 요리사에게도 그렇듯 소중하고 의미 있는 나만의 칼도 생겼다. 오래 전 유명 일본 셰프와 함께 일하면서 얻은 소중한 말씀에 따라 “칼로 아름답게 모양을 낼 수 있지만 마음으로 요리하지 않으면 맛으로 연결되지 못한다” 나는 ‘마음으로’라는 단어를 그 칼에 새겨놓고 사용할 때마다 그 말을 내 맘에 거듭 되새겨보며 사용해 왔다.
그 동안 행여 잃어버릴까 남이 가져갈까 새 빨간색으로 몇십번 옻칠보다도 더 선명히 칠한 그 빨간색 칼에 새긴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본다. ‘내 마음’의 자세와 동시에 내 음식을 접하는 ‘남의 맘’에 더욱 신경 쓰는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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