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주의 수도 매디슨은 멘도타 호수를 부근에 두고 있는 아름다운 행정, 그리고 교육 도시다. 나와 내 집 사람은 1967년부터 1969년까지 그곳에 살았었다. 위스콘신 대학교의 신문대학에서 매스 커뮤니케이션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 1년 동안은 아홉 과목인지의 학점을 따면서 1년은 학위 논문을 쓰는 동시에 조교 노릇을 했기에 하도 바빠서 주 의회 의사당 구경도 못하고 매디슨을 떠났다.
요즈음 매일 TV 뉴스에 오르는 공무원 노조와 위스콘신의 스캇 워커(공화) 주지사의 충돌로 그 의사당의 바깥만이 아니라 내부까지 자세히 방영되기 때문에 무려 40년도 넘은 위스콘신 시절이 생각났다. 얼마나 강추위였던지 바깥에서 물을 쏟자마자 얼어붙는 것하며 자동차를 시동시켜 적어도 15분 이상 따뜻하게 해야 했고 잦은 눈 때문에 타이어에 쇠줄을 엮어 부착시키는 것이 월동준비였다는 것이 기억된다.
43세의 워커는 위스콘신의 최대 도시가 있는 밀워키군의 군수를 세 번 역임한 사람으로 주지사 공관에 로널드 레이건의 초상화를 걸어 놓을 정도로 보수 성향이란다. 그는 주 예산을 균형 잡기 위해 공무원 노조의 혜택을 줄이겠다고 공약한 대로 입법을 추진하다가 민주당 주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14명의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자기들의 표현대로 노동조합을 파괴하려는 주지사와 다수당인 공화당의 획책을 방해하기 위해 일리노이 주로 도주한 상태이다.
560만 인구 중 30만명이 학교 교사, 소방대원, 경찰 등의 공무원들인 바 그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만이 아니라 전국노조총연합회와 타주의 노조 간부들이 합세하여 주의사당 복도는 합숙소처럼 되어 버렸다.
워커는 상원의 정족수를 미달시켜 법안 상정을 방해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행동이 계속되면 예산 균형을 위해 1,500명의 공무원들에 대한 해임 통고서를 발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워커가 주지사에 당선된 것을 보면 보통 시민들은 공무원들이 자신들에 비해 훨씬 넉넉한 봉급 이외의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 불공평하고 결국은 납세자들의 세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부당하기 때문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그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것 같다.
리버럴이라고 지칭되는 칼럼니스트 리처드 코엔마저 주 공무원들의 과욕을 나무란다. 그는 최근 칼럼에서 뉴욕시의 소방대의 2인자가 은퇴를 했는데 1년에 24만2,000달러의 연금을 받는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해상경찰의 경위의 은퇴연금은 19만6,000여달러이고 뉴욕시의 전 선생들과 교장들 중 738명이 1년에 10만달러 이상의 연금을 받는다는 것이다.
지방 정부와 주 정부들이 적자 예산에 허덕이는 주요 이유는 공무원들의 은퇴연금 때문이라는 연구 조사도 여럿이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주의 주 경찰은 50세에 은퇴할 수 있는데 봉급의 90%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역시 같은 주의 형무관들은 7만달러의 연봉을 받는단다. 이 모두 공공노동조합의 집단 계약권과 아울러 그들의 정치적 힘 때문이다. 고등학교 선생들 중 상당수가 10만달러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것만 봐도 그것이 분명하다.
19세기에서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노동조합운동이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해온 역사는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는 미국 전체 근로자들 중 11.9%만이 노동조합에 속해 있다는 숫자가 말해 주듯이 일반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의 필요를 예전처럼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정부의 각 부서에서 그만큼 노동자들의 이익을 돌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예외는 공무원 노조다. 일반 노동자들 중 6.9%만 노조에 속해 있는 반면 공무원들은 36.2%나 노조에 속해 있고 특히 주 정부나 지방 정부의 공무원들만 치면 42.3%나 노조에 가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노동조합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이다. 따라서 공화당은 노동조합을 약화시키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정반대다. 이것이 바로 위스콘신 의사당에서의 투쟁의 배경이다.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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