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SF 한국의 날 축제 분석>
---------------------------------------------
회 거듭할수록 발전했지만...아직 갈길멀다
축제 다양성 “굿”, 기계·함량미달 공연팀은 “배드”
---------------------------------------------
제19회 샌프란시스코 한국의 날 축제가 27일 화려하게 열리면서 SF 유니언스퀘어 광장은 온통 한국 전통문화의 향연이었다.
SF 한인회(회장 권욱순)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한국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공연이 펼쳐지면서 한인 뿐 아니라 외국인과 관광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축제 무대는 우리것 보존협회, 북가주 태권도협회 공인시범단, 최수경, 이수연 드라마 아트 컴퍼니, 댄스미션, 옹경일, 일본 타이코, 몬트레이 국방대학원 무용단, 경기국악예술단 등 한국에서 초청된 팀과 지역 아티스트들의 공연으로 채워졌다.
특히 한국에서 온 이수연 드라마 아트 컴퍼니의 ‘모던댄싱’은 파워풀한 안무로, 몬트레이 국방대학원의 ‘부채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미국 여군의 단아함으로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또 경기국악문화예술단의 ‘닐리리아’ 공연에서는 흥이 절로 난 노인 관객들이 무대 앞까지 나와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각종 단체 부스들이 둘러져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 전통음식을 판매한 부스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Rice Noodle Bowl’이라는 메뉴가 불티나게 팔렸는데 비빔밥에 잡채를 얹은 것으로 외국인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작년에 행사에 없었던 태극기가 무대 전면에 크게 걸려 한국을 알린 점과 더욱 다양해진 한식 부스로 타인종의 입맛을 사로잡은 점 등은 호평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음향상태가 좋지 않아 마이크가 끊겼던 것과 한국에서 온 공연단의 음악이 나오지 않아 공연순서가 뒤바뀐 점들은 옥에 티로 남았다. 공연의 맥이 끊기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또 라플 추첨을 맨 마지막에 했는데 오전11시부터 오후4시까지 계속 자리를 지킨다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 이 때문에 추첨 상품의 상당수가 주인을 찾아가지 못했다.
또한 ‘북가주 한인사회 최대의 행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한국의 날’ 행사는 그 동안 일취월장했지만 여전히 한인들만의 동네행사라는 인상이 짙다. 분위기는 경로잔치나 동네 장기자랑을 연상시킨다. 일부 출연진과 부스도 그랬다. 굳이 한국에서 큰 가수를 데려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인들끼리 어디 커뮤니티 홀을 빌려서 행사할 때 들을 법한 공연 수준을 보여준 팀들도 있었다. “주류사회에 한인과 한국을 알린다”고는 하지만 2세와 외국인이 관심을 가질 만한 부스보다 한인 손님만 겨냥한 부스가 훨씬 많았다. 예를 들면 김치 담그는 시연이나 한국 전통놀이를 알려주는 부스를 설치하는 것도 한국문화를 알리고 축제의 분위기를 북돋울 수 있는 한 방법일 것이다.
이같이 SF 한국의 날 축제 준비위원회가 회를 거듭하면서 부족한 점을 보안해나간다면 북가주 최대 한인축제라는 명성을 넘어 주류사회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데 손색이 없을 것이다.
<한국의 날 축제 - 이모저모>
▲전년보다 풍성해진 음식 부스, 반응 뜨거워
올 한국의 날 축제는 작년보다 다양해진 한국전통음식 부스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특히 ‘Rice Noodle Bowl‘을 판매한 부스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길게 늘어선 줄이 줄어들지 않았다. 외국인들의 반응도 뜨거웠는데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트리스틴과 에반 부부는 “새롭고 정말 맛있다”며 감탄했다.
▲말썽 많은 마이크가 옥에 티
이날 공연은 올해로 11회째 사회를 맡은 본보 사업국장 이민규씨와 제씨 리씨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큰 실수 없이 마무리 됐다. 하지만 마이크의 음향상태가 좋지 않아 말소리가 끊겨서 들리거나, 한국에서 온 공연 팀들의 음악 재생이 잘 안 돼 공연순서가 뒤바뀌는 등 사소한 기술상의 실수들이 이어졌다. 또, 몬트레이 국방대학원 무용단의 부채춤 공연은 작년과 같은 음향실수가 반복됐다.
▲“한국인의 축제, 당연히 도와야죠”
이번 행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중에는 AAU에 재학 중인 한인 대학생 11명도 포함됐다. 그 중 대니얼 황(21) 학생은 “한국의 날 행사 참여는 처음”이라며 “공연준비와 청소 등을 돕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친구들과 참여했는데, 한국인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뿌듯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무대에 관객들 환호
SF한인회에서 특히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때문인지 올 축제 무대는 그 어느 때보다 신선하고 다채로운 공연들로 가득 채워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뜨거웠던 무대는 몬트레이 국방대학원 무용단의 부채춤과 이수연 드라마 아트컴퍼니의 현대무용이었다. 몬트레이 국방대학원의 경우 미국 여군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현대음악에 맞춰 부채춤을 선보인 무대는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또한 이수연 아트컴퍼니는 파워풀한 안무로 땡볕아래 관객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했다.
▲여기도 K-pop 열풍?
다양한 음식 부스 옆에 마련된 K-pop 스타 관련 상품 판매부스는 청소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판대에는 한국의 유명 아이돌 등 K-pop스타들의 앨범과 사진, 열쇠고리, 브로마이드 등이 진열, 불티나게 판매됐다. 샌리엔드로에서 온 재스민(17)은 “빅뱅의 팬”이라며 “재팬 페스티발도 가봤는데 코리아 페스티발이 더 재밌고 볼거리도 많다”며 좋아했다.
▲한인 남친 구함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스웨덴 유학생 아나이아스 순스트란드(여, 22)는 “스웨덴 고교 시절부터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봤다”며 “그때부터 어쩌면 한국 남성과 결혼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유니언 스퀘어에 잘생긴 한국 남성이 많다”며 장난기어린 미소를 띄었다.
▲정치인들의 유세장
올해 11월 SF 시장 선거와 세리프 선거가 있는 만큼 예전에 비해 정치인들이 많이 참석했다. 에드 리 시장, 리랜드 이 주 상원 의원, 데이빗 추 시의회 의장 등 3명의 시장 후보, 메리 정 하야시 주 하원 의원이 축사를 했다. 이 중에서 데이빗 추 의장은 축사 직전에 본보 기자에게 달려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두 어번 말한 뒤 ‘발음교정’을 부탁, 축사에 앞서 큰 소리로 한국어로 인사하며 관객의 큰 박수를 받기도. 세리프에 출마한 폴 미야모토도 “한국 공연도 볼 겸 한인 유권자들을 만나러 왔다”며 이날 2시경 유니언스퀘어를 찾았다.
▲여기는 한국 체험장
이날 공연한 몬트레이 국방언어대학원(DLI) 한국어과의 부채춤 단원인 필라델피아 출신 흑인 여성 레네 그린(육군)은 “지금은 군인이어서 말을 배우고 있지만 제대하면 전업 번역가가 되고 싶다”며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서 컴퓨터에 언제나 한국 드라마를 켜놓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 가본 적이 없는 나에게 오늘 행사는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해 ‘한국의 날’이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한국의 날엔 웬 일장기?
성조기와 함께 세계 각국 국기를 돌아가면서 게양하는 유니언 스퀘어 동쪽 웨스틴 세인트 프렌시스 호텔에 이날 내내 일장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이름이 ‘빅토르’라고 밝힌 벨보이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 배드 필링(안 좋은 감정)이 있다는 사실은 신문을 보는 사람이면 다 안다”면서도 “오늘은 일본 국기를 게양하기로 되어 있었을 것”, “다른 뜻은 전혀 아니다”, “태극기를 게양하는 날도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2제_한국과 K팝을 사랑하는 사람들>
“흥얼거리는 노래 전부 K팝이에요”
어머니가 한국인이라고 밝힌 마커스 헌트와 애인 캐서린 마틴 마커스(사진)는 한국음악 CD와 한국드라마 DVD를 파는 부스에 들려 어머니에게 선물할 만한 음악 CD를 사 갔다. 그는 ‘김세레나 효 콘서트’ DVD와 설운도, 태진아 음악 CD 등을 손에 들고 있었다. 한국말을 못하지만 제대로 고른 셈이다.
마커스는 “한국음악이 다 어머니가 들으시는 분위기(트로트)라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 한국문화가 재미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별로 못했는데 2년 전 한국을 방문해 재밌게 지냈다”고 말했다. 한국에 함께 여행 갔던 캐서린도 한류음악 팬이라면서 “가수 이름은 자꾸 헷갈리지만 심심할 때 흥얼거리는 노래들이 다 K팝”이라고 말했다.
“K팝 최고, 한국가수 다 좋아해요”
지난해 미국에 이민 온 케냐 출신 자매 모니크 카마우와 주디스 카마우는 나이로비에서 중국노래를 주로 듣다가 그 곳에서 우연히 K팝을 발견해 이젠 한국음악을 즐겨 듣는다. 자매는 “캘리포니아에서 사는 맛 중의 하나가 케냐 보다 한국문화와 접할 기회가 훨씬 많다”며 한국 식당에 걸려 있는 ‘한국의 날’ 포스터를 보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모니크는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한국 노래는 들으면 즐겁고 무슨 뜻일까 궁금해질 때 한국말을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서 “제일 좋아하는 한국 가수가 없다. 왜냐하면 다 좋아하니까”라며 열렬 한류 팬임을 증명했다.
<특별취재반 - 김판겸, 서반석, 신혜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