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비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논쟁의 중심으로 부상하자 본보는 북가주 정치, 경제, 금융 전문인 및 단체 등의 다양한 시각을 들어봤다.
"이념투쟁으로 확산시키지 않아야"
이홍영 교수(UC버클리 정치학과 교수)
총체적으로 봤을 때 통과되어야 했지만 FTA비준처리를 당쟁이익을 앞세워 정치화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또 선진국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관세 장애물이 제거돼서 비즈니스 기회가 더 넓어지고 무역량이 늘어나서 한미양국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겠지만 본국정부는 전체적인 입장에서 취약층을 최대한 지원해주어야 한다. 특히 농산물 보호는 정부가 배려해주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FTA 기습처리를 미국의 종속으로 몰고 가는 이념투쟁은 배척해야 한다.
"미 양원 FTA통과에 힘보탠 1.5·2세로 기뻐"
데이빗 김(SV상공회의소 회장)
그동안 1.5세, 2세들은 koreauspartnership.org를 통해 네트워크화하고 미 양원 FTA통과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거주지역 상원 하원의원들에게 비준통과 독려 편지 보내기 운동을 펼쳤고 지난해 11월 영어권 세대들과 함께 FTA관련 포럼을 개최했었다. 이번 한미 FTA통과로 중국과 경쟁력에 놓여있던 중소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용이해졌다. 이번 일을 계기로 1.5세 2세와 본국정부의 연계성이 더욱 높아졌다.
"거대 금융자본에 경제 잠식당할까 우려"
이종욱(열린사람좋은세상 총무)
국민 대다수가 반대한 FTA를 충분한 논의없이 한나라당이 기습 날치기 처리한 것에 분노한다. 현 FTA는 99% 양쪽 국민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1% 미만의 소수 거대자본, 금융자본만이 덕을 볼 수 있는 제도이며, 무엇보다도 서로 법체계가 다른 한미양국에서 이를 고려하지 않고 한국에게만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평한 조약이다. 지금 당장 수출이 늘어나서 이득을 볼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소수 거대자본, 금융자본에 의해 한국경제는 잠식당할 것이며 본국은 이들 거대기업에게 값싼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단순노동시장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다수결이 민주주의라 생각하고 오직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한나라당은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고 패배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에 주어진 재외동포선거권을 이용해 반 한나라당, 반 이명박 대통령 운동을 펴 미 동포사회의 힘을 보여주겠다.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위해 총력 집중 "
권중헌(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장)
이번 한미FTA 통과로 미국시장에서 중국 교역의존도가 시정될 것이라 기대한다. 2010년 기준으로 본국의 대 캘리포니아 수출은 121억 달러, 수입은 80억 달러로 총 41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본국의 대 캘리포니아 수출은 IT, 반도체 장비부품 등 부품소재 분야가, 캘리포니아로부터의 수입은 IT핵심부품 및 농식품 분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번 FTA통과로 IT분야는 한미간 IT산업 구조가 경쟁이 아닌 보완관계라는 점에서 FTA 타결에 따른 불이익은 극히 적을 것으로 예상되며, 터치스크린, 풍력발전 터빈, 모터, 전기제어판 등의 수출은 증가될 것이라 예상된다. SV코트라는FTA체결로 가장 취약한 분야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력 집중하고 ICT제품, 반도체 장비 부품, 클린 에너지, 문화 컨텐츠 (게임, 에니메이션, 그래픽 등) 등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대미 시장진출 마케팅 활동 전개할 예정이다. 특히, 본국 중소기업들을 위해서는 실리콘밸리 소재 글로벌기업과의 Global Partnership을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해 나갈 것이다.
"관세철폐로 국제무역볼륨 늘어 환영"
조만선 (나라은행 OAK지점장)
은행 입장에서는 환영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관세철폐에 따른 국제무역볼륨이 늘어난다. 국제수출입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관련 파이낸싱이나 뱅킹의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객 중 수출입 업체를 운영하는 고객들의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는 계기도 마련된다. FTA의 취지가 여러 분야의 트레이드를 편안히 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면 은행산업은 발전할 것이다. 단, 다른 산업의 경우 비즈니스에 따라 받는 영향은 다를 것이다. 분야에 따라 기업입장에선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공급가격을 내려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소비자는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운항 산업 등 무역관련 산업들이 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본다.
"한국자동차 산업 더욱 발전할 것"
한경수 (한리스 자동차 대표)
한미 FTA가 통과됨으로써 한국자동차 산업이 더욱 발전할 것이다. 한미 양국 간 테크놀로지를 공유하게 되므로 서로 배우는 부분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 있어서 한국이 크게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본다. 한국은 기술력이 좋기 때문에 미국의 테크놀로지를 받아들이면 더욱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다. 한국 자동차 기업이 성장해서 뛰어난 차량을 만들어내면 결국 우리 딜러들도 매출이 늘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크게 보면 이익 많기 때문에 지지"
권욱순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
작년부터 한미 FTA 비준안 통과를 위해 많이 노력해왔다. 한국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알고는 있지만 크게 보면 이익이 더 많기 때문에 지지하는 입장이다. 미국에 사는 한인 입장에서보다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생각했을 때 한국의 수출량이 증대하면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으므로 이번 비준안 통과를 하나의 성취라고 본다. 한인커뮤니티 내에서도 한미 FTA문제는 화제 거리로 떠올랐는데 75%정도가 찬성하고 지지하는 편이다.
"한미간 관계는 불평등"
크리스틴 안 (공정무역을 위한 한인모임(KAFT) 공동 설립자)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과 연방정부 지방청사 앞에서 FTA 반대시위를 여러차례 벌였다. 여당의 날치기 통과로 많은 나라들이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간주해 왔던 한국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22일 KAFT 회원들과 함께 총영사관을 방문해 총영사에게 이를 항의하는 서한을 직접 전달했다. 한국은 미국과의 ‘자유무역’을 하기 위해 자국법의 많은 부분을 일방적으로 바꿔야 했다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불평등한 관계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당의 불투명하고 비밀스런 통과 방식이 한국 농민과 노동자들에게 경멸하는 태도를 가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소외된 산업 정부가 나서 지원해야"
김호빈 (실리콘밸리 한인회장)
기본적으로 FTA라는 것은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에 유리한 조약이 아닌 상호이익을 위한 것이다. 물론 한국 국회에서 잡음이 많은 가운데 비준안이 통과된 데에는 유감이지만, 통과된 이후에는 그에 따른 대처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FTA 발효를 앞둔 상황에서 문제점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수정, 보완하고, 조약자체의 수정이 어렵다면 국내법상으로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문제다. 현재 통과된 FTA 비준안은 농업, 서비스업 등이 약한데 이렇게 소외된 산업들은 정부가 나서서 적극 지원해주어야 한다. 또한 한미 FTA의 취지에 따라 양국이 연합해서 글로벌 경쟁력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한다면 현재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도 환영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양한 상품 저렴하게 공급"
유병주 (코리아나 플라자 대표)
한인 고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냉동 돈가스와 같이 고기가 들어 있거나 우유가 조금 들어갔다고 해서 유제품으로 분류됐던 빙그레 메로나 등 그 동안 통관이 아예 안 되거나 매우 까다로운 것이 많았다. 양국의 FTA 비준으로 판매가 용이하게 됐다.
"한국 경제영토 확장 기회"
김이수 (SF평통 회장)
FTA비준은 국익차원에서 꼭 필요했던 것으로 이제 통과돼 한국의 경제영토를 확장하게 됐다. 다만 그 과정에서 여·야간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운 감이 있다.
"한국-CA일자리 수천개 창출 기대"
주류단체 (베이 에리어 카운슬)
베이지역 비즈니스계의 대표적 단체인 베이 에리어 카운슬(BAC, Bay Area Council)은 “양국 의회가 FTA를 비준한 것을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베이지역을 선거구로하는 연방 의회 의원들에게 한미FTA 비준에 찬성하도록 요구했었던 짐 운더만 BAC 회장은 “미국이 최근 대한민국, 콜럼비아, 파나마와 추진하고 있던 자유무역협정 중 한국과의 협정이 베이지역에게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 국회의 FTA 비준안 통과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운더만 회장은 “한국은 캘리포니아의 5대 무역 파트너 중 한 곳으로 FTA가 발효되면서 그 무역규모가 더 성장해 한국과 캘리포니아에 일자리가 수천 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김판겸, 서반석, 신영주, 신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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