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계가 요즘 무척 혼란스럽다. 그 중심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회장 길자연 목사)가 있다.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는 금권 선거와 이단 영입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금권 선거 의혹은 현 회장인 길자연 목사의 당선과 관련된 것으로 한기총 해체 운동을 불러일으킬 만큼 파장이 컸다. 이단 교회를 회원으로 받아들인 문제 역시 회원 교단들이 개별적으로 이단, 사이비, 혹은 불건전한 운동으로 규정한 교단이나 교회를 한기총이 해제할 수 없다며 신학 교수 100명이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갈수록 여파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기총이 다락방을 허용한 예장개혁 교단을 회원으로 인정하고 재림주 주장 혐의를 받고 있는 장재형 목사가 이단이 아니라고 발표하자 한국 교회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교단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여기에다 세계한인기독교 이단대책연합회(세이연) 등 이단 전문가들도 한기총 비난에 가세했다. 지난 11월8일 출범한 세이연은 한국교회 보호를 위해 87개 이단 연구 기관이나 신학자들이 모여 만든 이단 연구 기관. 미국 대표회장을 워싱턴 지구촌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만풍 목사가 맡아 미주 한인교회들의 역할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이연의 활동 목적과 방향, 한국 교회를 분열 사태로 몰아넣고 있는 이단들을 미주 한인교회들이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 김 목사가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 세이연에 대해 소개해 달라.
-각 이단 연구기관이나 전문가들이 정확한 정보를 서로 나누면서 교회들이 이단을 분별하는 통찰력을 기르도록 돕기 위해 세워진 단체다. 보통은 서면이나 이메일, 전화 등으로 생각을 교환하고 필요할 때만 모일 계획이다. 이젠 이메일을 통해서도 충분히 의사 전달이 가능한 시대가 됐고 비용을 절감하자는 목적도 있다. 한국 뿐 아니라 미주와 구라파, 오스트레일리아 등 한인교회가 있는 곳이면 다 포함된다. 특히 해외 한인교회들은 한국 만큼 정보가 빠르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더 이단 위험에 취약하다. 이단 대책 기구를 전세계적인 조직으로 만든 것은 동시에 효과적으로 정보를 알릴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단 연구에 오래 종사하고 잘 알려진 분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공정하게 판단해 원하는 기관들이 있으면 자료를 공유할 것이다. 목회자들이나 신학자들이 주축이 돼 있어 목회 현장의 필요를 잘 알고 있다. 이것은 곧 주님의 다시 오심을 준비하는 일 가운데 하나이다.
▲ 한기총이 이단을 영입했다는 이유로, 최삼경 목사(예장통합 이대위 위원장)를 이단으로 정죄했다는 이유로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세이연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 우선 개인이나 기관 누구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발표할 권한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즉 언론 출판의 자유다. 그러나 책임이 따른다. 한국의 이단 정보는 수시로 접하고 있다. 최 목사는 워싱턴지구촌교회 와서 일주일 동안 집회를 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통합 측 이단연구가인 그의 신학 배경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이단 문제와 관련 법정 소송을 14건이나 당했지만 모두 승소했다. 예수 월경잉태설, 삼신론 등을 주장했다는 혐의를 덮어씌우고 있지만 그의 신학은 성경적 관점과 방향에 잘 기초하고 있다.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어봐도 역시 최 목사에게 공감하게 된다. 신학자들이 여러 각도로 이미 그의 신학을 검토했다. 최 목사는 논리 정연한 근거 자료를 가지고 심도 있게 판단하는 사람이다. 그를 고소한 사람들이 다 패배했다는 것은 세상 법정이 그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다.
▲ 한국의 ‘크리스천투데이’라는 신문을 설립한 장재형 목사의 이단 시비가 한기총 갈등의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어떻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나.
-그가 어떻게 복음주의 교회의 목사가 됐는지에 대한 근거도 확실하지 않다. 그것을 분명히 설명하는 글을 못 봤다. 기존 교단에서 훈련받고 고시를 치렀으며 안수를 받았는지 의심이 가는 사람이라 목사라 불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최삼경 목사가 한기총에 내용증명으로 보낸 질의서에서 그에 대해 언급한 부분에 모두 동의한다. 그가 재림주라고 배웠다는 사람들의 주장이 언론에 나오는데 장재형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게 이상하다. 국내는 물론 홍콩 등 외국에서 조차 그가 재림주라고 믿었다는 사람들이 공증까지 해 밝히고 있다.
▲ 장재형 목사는 한기총에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는 글을 보냈다고 한다. 이것이 그의 과거 통일교 전력, 재림주 의혹을 불식할 만큼 충분하지 못한가?
-이단에 빠졌다가 빠져나온 사람들은 보통 이런 특징을 지닌다. 자신의 이단 활동을 밝힌 뒤 그 이단종파에 의구심을 갖게 된 과정과 이단임을 깨닫게 된 경위 등을 설명한다. 그리고 탈퇴를 하면서 당한 위협 등의 정황을 밝히고 나온 뒤에는 잘못을 고백한다. 이단에서 배운 것이 복음과는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며 변증하는 것이다. 장재형은 이런 패턴과 전혀 맞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다. 통일교를 탈퇴한 과정을 설명한 글을 본 적이 없다. 장재형에 대해 이런 사실들이 충분히 교계에 알려졌음에도 한국교회의 지도자급 목사들이 그와 함께 사진도 찍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밝혀진 것만 숙지해도 그럴 수는 없는데 말이다. 조직적으로 어떤 연결이 있는지 의심이 가는 이유다.
▲ 소위 이단을 옹호하는 언론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통일교가 운영하는 워싱턴 타임스의 예를 들어보겠다. 기사나 논평들이 전혀 하자가 없다면 필요할 때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광고 등으로 후원하거나 협조하는 일은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재림주 논란의 대상인 장재형을 지지하는 언론도 마찬가지다. 그 신문이 다루는 기사가 하나님 나라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면 모두 말릴 수는 없는 일이나 그 신문과는 협조는 절대 할 수 없다. 우리 교회라면 그 신문에 취재 자료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해 세이연이 연구 중이므로 적절한 시기에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본다.
▲ 미주 한인 목회자들이 이단 문제를 대처하는 바람직한 자세는?
-요한 1-3서나 유다서를 보더라도 절대 소극적으로 다뤄서는 안된다. 성경은 적그리스도, 거짓 선지자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요구한다. 이단의 위험성을 열심히 가르치고 경계시켜야 한다. 우리 교회는 나름대로 이단에 대해 특강을 많이 했고 자료도 많다. 원하는 교회가 있다면 나눌 용의가 있다. 얼마 전에는 ‘기적수업’이라는 이단이 몰래 교회로 들어와 조치를 취해야 했다. 성도들에게 이단을 판별하는 가이드라인을 알려줘야 한다. 기독교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해야지 왜 이런 것들을 들추느냐며 싫어하는 교인도 있지만 설득한다.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계를 분열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분열의 원인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성경이 철저한 기준이다. 그들은 ‘ 원래부터 우리에게 속하지 않았고 나간 자들’이다. 이들과는 명백히 선을 그으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어떻게 벨리알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겠는가? 진리수호도 목회의 중요한 사역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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