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수성가, 젊은CEO가 말하는 ‘내 인생의 비상’
▶ 베이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CEO들의 성공스토리를 들어보자
<1> ‘재규어 가라오케 라운지’ 이선영 사장
``사업은 100퍼센트 준비됐을때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일푼으로 시작 러브콜 쇄도하기 까지
8년 전, 22살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계신 낯선 땅 미국으로 와 23살부터 사업을 시작한 이선영 사장. 인터뷰 약속을 잡을 때부터 ‘나는 신문에 실릴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부끄럽다’고 말하던 그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내내 겸손한 말투와 행동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 얘기가 있을 때 이 사장의 눈빛은 자신감으로 빛났다. 비범한 그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한다.
Q.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
A. 원래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보다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고, 친구와 포장마차를 동업한 적도 있다.
Q. 포장마차 사업은 잘됐나
A. 워낙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잘됐다. 3개월 만에 엄청난 수익을 거뒀지만 부모님들의 걱정으로 그쯤하고 접었다.
Q. 재규어 노래방은 언제, 왜 시작하게 됐나
A. 2004년이니까 미국 온지 얼마 안됐을 때였다. 사업은 하고 싶은데 돈은 없고. 그래서 퍼스널 론을 하는 분을 찾아갔다.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무작정 돈을 빌려달라고 떼썼다.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자신 있다고. 나를 담보로 걸었던 셈이다. 다행히 6년 상환으로 돈을 빌릴 수 있었고, 당시 싼 값에 나온 노래방을 인수해 시작하게 됐다.
Q. 자리 잡기까지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
A. 처음에 강력한 라이벌이 있었다. 오클랜드 대부분의 손님이 그 노래방에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러다가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그 가게가 문을 닫더라. 그 때 이후, 그러니깐 2004년 8월을 기점으로 우리가게에 손님이 몰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6년 상환으로 빌렸던 자금을 2년 반 만에 상환할 수 있었다.
Q. 그 이후로는 탄탄대로 였나
A. 그렇지도 않았다. 재규어 노래방이 워낙 잘 되다 보니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었다. ‘하면 다 되는구나’ 싶어서 2년 전, 핫도그 가게를 하나 오픈했었는데 쫄딱 망하고 나왔다. 이후 정말 느낀 점이 많았다. 그 전까지 그렇게 몰리던 투자자들이 한 번에 떨어져 나가더라. 그래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한 번 망해보는 경험을 진심으로 추천한다.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Q. 플레즌튼 지점의 개업은 어떻게 이뤄졌나
A. 재규어 가라오케를 체인점화할 계획선상에서 이뤄졌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지점도 관계자와 논의 중에 있다. 한 번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2호점을 개업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퍼스널 룸 관련 사업을 잘 모르는 미국 오피서들에게 어떤 사업인지 설명하자 신기해하더라. 이번 플레즌튼 지점은 알코올 라이센스까지 받았다.
Q. 요즘 취직이 너무 어렵다. 젊은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너무 많은 사람들의 말을 듣지 마라. 그러면 정직하게 살게 된다. 여기서 ‘정직하게’ 란, 좋은 대학 들어가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삶을 말한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라고 권하고 싶다.
또, 너무 준비하지 마라. 영어, 공부, 돈 등등 모든 게 100퍼센트 완벽하게 준비됐을 때 시작하는 게 비즈니스가 아니다. 할 마음만 있으면 되는 거다. 앞서 말했지만 용감하게 한 번 망해보는 것도 살면서 큰 교훈이 된다.
지난 11월7일 플레즌튼 ‘재규어 가라오케 라운지’ 개업식에서 이선영 사장이 새로운 도전에 대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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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발레호 ‘A-1 Hour 사진관’ 박철순 사장
“일단 몸으로 부딪쳐야”
관광비자로 왔다가 비즈니스 기회 포착
미국에서 결혼한 누나네 집에 잠깐 놀러왔다가 서른이 채 안된 나이에 직원 3명을 둔 사진관 사장이 된 박철순 씨. 동네장사라 내세울 것이 없다며 인터뷰를 망설였지만, 막상 방문하니 사진관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밝은 미소로 친절하게 손님을 대하는 그의 창업스토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Q. 관광비자로 왔는데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됐나
A. 6년 전에 누나가 있는 플로리다로 놀러왔다. 근데 우연히 알게 된 금은방 사장님이 나를 좋게 봤는지 직원으로 고용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 돼 미국생활도 경험해 보고 싶고 해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여기서 취업비자를 받았다. 그렇게 금은방에서 세공기술 등을 배우며 일을 시작하게 됐다.
Q. 사진관은 언제, 어떤 계기로 오픈했나
A. 올해 2월이다. 원래 사진관은 사돈 어르신이 하던 거였다. 그런데 은퇴할 때가 돼서 마땅한 사람을 찾던 중 내게 오퍼가 들어왔다. 아무래도 아는 분이다보니 가게를 싸게 인수할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지만 나도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금은방에서 일하다가 뷰티서플라이 매니저로 일하면서 한 달에 1천 달러씩 꼬박꼬박 저축했다. 5년간 차곡차곡 모은 종자돈으로 인수할 수 있었다.
Q. 사진은 전문기술을 요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A. 처음 가게를 인수하면서 사돈에게 특훈을 받았다. 지금도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 아무래도 사진이라는 건 실무이기 때문에 경험이 쌓일수록 느는 것 같다. 포토샵 등 전문기술을 요하는 작업은 사진을 전공한 직원들과 함께하고 있다.
Q. (아까 흑인 대가족 손님이 있었는데) 주로 어떤 손님이 많은지
A. 흑인과 스패니시가 대부분이다. 흑인 미용용품 전문점인 뷰티서플라이에서 일한 경험 덕분에 흑인손님 상대하는 게 훨씬 수월하다. 흑인들 성격이 조금 불같은 면이 있다. 일하면서 많이 배웠다.
그리고 손님 중 대부분이 아기와 함께 사진을 찍으러 오는 가족단위가 많다. 아기들을 워낙 좋아해서 어떻게 하면 아기들이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지 잘 알기 때문에 이 일이 나와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가족사진 말고도 커플, 여권, 생일, 성인식 등 기념사진을 찍으러 많이 오는 편이다.
Q. 요즘 취업이 너무 어려운데, 창업을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취업이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사실 난 그렇게 생각 안한다. 찾아보면 일자리는 정말 많다. 생각하기 나름인 거 같다. 요즘 젊은 학생들 보면 공부를 점점 많이 하는데, 그럴수록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일이나 편한 일만 찾으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 같다. 만약 창업을 원한다면 절대 편한 일이란 없다는 것을 염두해 둬야 할 것이다. 뭐든지 일단은 몸으로 부딪혀 봐야한다. 그래야 배우는 게 있고 깨닫는 게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발레호 ‘A-1 Hour’ 사진관 스튜디오 앞에서 박철순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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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F ‘갤러리아 뷰티살롱’ 엘리 사장
“인내와 끈기가 성공의 열쇠”
한 분야에서 실력 쌓으니 매출 고공행진
한국에서 하던 일 때문에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 올 때 따라오지도 않았던 악바리 엘리 사장. 5년 전 가족의 권유로 미국으로 올 때도 한국에서부터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샌프란시스코에 가게를 인수한 후에야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미국 온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했다는 엘리 사장의 성공 노하우를 공개한다.
Q. 미국에 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A. 헤어•메이크업을 전공했기 때문에 쭉 헤어샵에서 일했다. 한국 헤어살롱은 미국보다 체계적이라 정말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처음 1년은 바닥청소만하고 그 다음해는 샴푸만, 그 다음해는 펌 보조 등 정말 차곡차곡 경력을 쌓은 케이스다. 그렇게 5년차 헤어디자이너가 되니 어느새 실장 자리까지 올라와 있더라. 청담동 소재 자끄데상쥬 헤어살롱 실장에서 이대 지점장으로 발령받아 5년간 샵을 운영했었다.
Q. 미국에서 헤어살롱을 개업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A. 한국에서의 나의 경력과 상관없이 미국에서 인정하는 기관에서 헤어 라이센스를 따야했다.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보기 위해 헤어 아트 스쿨을 다녔다. 실기는 자신 있었는데 필기가 문제였다. 사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전문용어를 영어로 공부하려니 정말 힘들더라. 게다가 미국은 한국과 달라서 실기와 필기 둘 중 하나가 떨어지면 1년 안에 다시 봐야 한다. 그런데 재시험 등록 서류절차가 까다로워 실제로는 1년에 두 번 정도 밖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Q. 한국에서 일 할 때와 어떤 점이 다른가
A. 한국과 달리 거의 예약제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한 결 일하기가 수월하다. 개인 시간도 많아 좋다. 손님의 경우 한국은 유행에 굉장히 민감하다면, 이곳 손님은 유행보다는 스타일을 중시한다. 그래서 원하는 스타일의 사진을 직접 가져오거나 가게에서 인터넷으로 같이 찾아보며 스타일을 고르기도 한다.
Q. 일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있다면
A. 손님과 커뮤니케이션이 안됐을 때가 가장 힘들다. 손님이 원한 스타일과 내가 권한 스타일이 달라 마음에 안 들어 하면 정말 속상하다. 그런데 반대로 까다로운 손님이 내가 권한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 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사람마다 두상, 머릿결, 원하는 스타일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개인맞춤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운 것 같다.
Q. 헤어뷰티산업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해줄 조언
A. 헤어아트스쿨에서 배우는 미용기술은 미용의 맛 배기일 뿐, 절대 기술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 손재주와 감각은 타고 나는 것보다 노력과 경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 와서 라이센스를 취득하기 위해 다닌 헤어아트스쿨에서 젊은 나이의 학생들을 많이 봤는데 끈기와 인내가 정말 필요한 직업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라이센스 취득 후 배우는 시간 없이 바로 가게를 오픈하고 개인 손님을 받기 시작하면 처음엔 모르지만 얼마못가 한계를 느끼게 될 것이다. 전문직은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힘든 시기를 겪고 나면 어느 순간 감각이 살아날 테니 포기하지 말고 그 때까지 정진해보기를 권한다.
샌프란시스코 ‘갤러리아 뷰티살롱’의 엘리 사장이 가게 안에서 밝게 미소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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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알바니 비빔밥 전문점 ‘BOWL`D’ 치 문, 제시카 오 사장
“비 한인들에게 높아지는 인기 실감”
어려운 메뉴 ‘영어’로 친절히 설명
올 2월, 알바니에 혜성처럼 등장한 비빔밥 전문점 ‘보울드(BOWL`D)’는 오픈 당일부터 지금까지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울드’의 두 여사장 치 문 씨와 제시카 오 씨는 이민 1.5세, 2세로서 비한인들이 갖고 있는 한국음식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나라 건강식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뭉쳤다고 한다. 5년이라는 긴 준비과정을 거쳐 만난 환상의 짝꿍, 문&오 사장의 성공적인 창업스토리를 들어보자.
Q. 만남의 계기는
A. (문)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오가네 갈비’ 오미자 대표님을 알게 됐다. 디자인 일을 했지만 식당사업에 관심이 많아 언젠가 외식업 비즈니스를 해야지 하며 막연하게 꿈을 꿔왔다. 그러다가 오 대표님의 권유로 ‘오가네 갈비’의 매니저로 일하게 됐고 이곳에서 엄마 일을 도우러 온 오 대표님의 딸 제시카를 만나게 된 거다.
Q. 제시카 사장은 어린 나이에 오너가 됐는데 원래 외식업에 관심 많았나
A. (오) 어려서부터 엄마가 하시는 일을 많이 도와드렸다. UC버클리 영양학과를 졸업했고 지금은 대학원을 준비 중이다. 파트너십이 좋아 힘든 줄 모르고 일하고 있다. 외식업에 대한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것 같다.
Q. 북가주 한인사회 명소로 자리 잡은 ‘오가네’ 대표인 엄마가 해준 조언이 있다면
A. (오) 언론•미디어에 나오는 식당 리뷰를 보면 대부분 서비스는 최고점수를 준다며 그만큼 서비스는 기본이라고 말씀하셨다. 서비스는 거짓말을 못한다고. 성공을 위해서는 서비스 위에 음식 맛, 특히 한국음식은 ‘손맛’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귀띔해주셨다.
Q. 다양한 한국음식 중 ‘비빔밥’을 선정한 특별한 이유라도?
A. (문) ‘보울드’를 오픈하기 전, 리서치 기간 중에 베이지역에 유명한 한국음식점은 다 돌아다녀봤다. 저녁을 4번 먹은 날도 있었다. 그렇게 우리 음식을 많이 먹어보면서 비빔밥만큼 건강식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 영양소가 모두 들어간 비빔밥을 알리고 싶어 대표메뉴로 결정했다.
Q. 오픈하자마자 인기를 끈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문) 인기비결은 한마디로 ‘영어’에 있다. 중국음식이나 일본음식은 한국음식에 비해 간단하다. 그래서 종업원이 설명하기도 편하고, 손님이 이해하기도 쉽다. 그런데 한국음식은 주 메뉴 뿐 아니라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우리 선조의 깊은 뜻이 담겨있다. 특히 한국음식이 왜 건강식인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우리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한국 식당을 오픈하고 싶은 젊은 친구들에게 해줄 말은
A. (오)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준비가 기회를 만들고 기회가 성공을 만든다. 식당 일은 회사와 달라서 24시간 매달려야 한다. 아침부터 장보고 중간에 김치도 담그고•••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그래서 열정이 없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열정만 있으면 정말 신나서 할 수 있는 일이 외식업인 것 같다.
알바니 비빔밥 전문점 ‘(BOWL’D)’의 치 문 사장(왼쪽)과 제시카 오 사장이 가게 밖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신혜미 기자>hyem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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