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를 여는 세계 각국의 새해 음식과 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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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설빔입고 떡국(첨세병)*세찬상 먹어
일본 1주일 긴연휴에 대표음식 오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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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맞이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게나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종교, 생활풍습, 전통문화 등의 차이에 따라 새해를 맞는 풍속도 다양하다. 특히 과거 선인들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음식문화를 보면 그 나라의 지역, 환경적 특색 뿐 아니라 국민의 정서와 가치관까지 느낄 수 있다.
순수와 장수를 의미하는 하얀 떡국을 먹어야 비로소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신년 음식 풍속을 알아본다.
◈한국
음력 1월1일 대한민국 최대명절 ‘설날’이 되면, ‘설빔’이라 하여 새 옷으로 단장하고 조상님께 차례를 드린다. 새해 대표음식인 ‘떡국’이 장수를 의미하는 것은 긴 가래떡에서 유래한다. 가래떡을 부를 염원하는 의미로 엽전 모양처럼 납작 동그랗게 잘라 넣고, 달걀지단과 파 등의 고명을 넣은 떡국을 가리켜 ‘첨세병’이라 한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뜻이다. 떡국과 함께 만두, 약식, 편육, 빈대떡, 단자류, 나물류, 수정과, 나박김치, 식혜, 과일 등을 올린 세찬상을 새해 찾아온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기도 한다.
◈일본
양력으로 설을 지내는 일본은 1주일 이상 긴 연휴를 보낸다. 대표 신년음식은 ‘오세치’라 하여 연근, 토란, 밤, 검은콩, 새우, 청어알, 다시마 등 마른 음식 30~50여 가지를 말하는데, 연말에 미리 만들어 찬합에 넣어두고 연휴 내내 먹는다. 연근은 지혜, 밤은 돈, 새우는 장수, 청어알은 자손의 번영, 검은 콩은 악귀를 쫓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우리나라처럼 ‘오조니’라는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는 ‘가가미모찌’라는 찹쌀떡이 반드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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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음력설 크게 지내고 지방마다 특별요리
싱가폴 행운을 가져온다는 ‘위셍’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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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제’라 하여 음력설을 크게 지내는 중국은 넓은 영토만큼이나 새해음식도 다양하다. 보통은 설 전날 저녁 온 가족이 모여 ‘니앤예판’이라는 새해맞이 식사를 한다. 특히 북방지역은 ‘딤섬(만두)’, 남방지역은 ‘니엔가오(떡)’가 대표적이다. 다양한 만두소를 넣어 만드는 새해 만두는 만들 때 양쪽 피를 오므리기 때문에 나쁜 일을 미리 막고 조심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일반적으로 만두소는 무사고를 의미하는 두부와 배추를 넣지만 새해에는 특히 사탕(행복), 대추(출산), 땅콩(득남), 찹쌀떡(승진), 국수(장수) 등을 넣는다. 부자가 되라는 뜻에서 동전을 넣기도 한다. ‘니엔가오’는 ‘해마다 높이 오른다’는 뜻의 발음과 비슷하여 설날에 많이 먹으며, 떡의 찹쌀은 가족의 결속을, 둥근 모양은 화합을, 부풀어 오르는 성질은 부자를 의미한다.
◈싱가폴
싱가폴은 1월1일이 되면 행운을 가져온다는 ‘위셍’을 먹는다. 날 생선에 각종 채소를 섞은 요리다. 연휴기간에 손님이 방문하면 재물의 번영을 기원하는 만다린 오렌지를 짝수로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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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력 사용 인도는 11월에 새해 맞아
베트남 새해 첫날 첫손님 매우 중요해
태국 설날은 4월 13일 ‘송끄란’, 음식 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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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인도력을 사용하는 인도는 1월이 아닌 11월에, 북부지역은 4월에 새해를 맞는다. ‘디왈리’라고 불리는 새해 명절이 되면 신이 유배된 뒤 돌아오는 길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강에 불을 띄우고 집안을 청소하며 쓸모없는 물건을 불태운다. 설날 음식으로는 마당에 불을 피우고 큰 냄비에 우유와 쌀을 넣고 끓인 죽이 있다. 이 죽이 끓는 정도를 보고 한 해의 운세를 점친다. 냄비가 깨지거나 죽이 잘 안 만들어지면 안 좋은 징조로 여긴다. 우유죽은 무화과 잎사귀에 싸서 주위에 선물하기도 한다. 새해 손님에게는 치즈에 말린 과일을 채워 만든 ‘파니르 파산다’를 올린다.
◈베트남
베트남에서는 1월1일 새해 첫날, 첫 손님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어린이들이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어 자정 전에 어린이를 집밖으로 내보낸 후 잠시 뒤 들어오게 하기도 한다. 또 새해가 되기 전 빌린 돈이 있다면 이날 모두 갚는다. 신년음식은 액운과 잡기를 쫓는 쌀떡인 ‘반쯩’을 먹는다. ‘반쯩’은 찹쌀 속에 돼지고기와 녹두를 넣어 요리한 후 대나무 잎이나 바나나 잎으로 싸서 찌는 요리다. 베트남 왕이 가장 맛있는 요리를 대령하는 왕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하자 막내아들인 리우가 이 요리를 가져와 후계자가 됐다는 이야기는 베트남 교과서에도 등장한다.
◈태국
국제관례에 1월1일을 새해 첫날로 삼고 있지만, 설날 명절은 4월13일 ‘송끄란’이란 이름으로 지낸다. 이날에는 몸을 정갈히 한 후 새 옷으로 갈아입고 탁발 스님에게 음식을 보시하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한다. 새해음식은 ‘쌀국수’로 국수처럼 끊어지지 말고 길게 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태국식 샐러드인 ‘랍’도 즐겨 먹는데 이는 행운과 발음이 같아 복을 기원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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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새해전날 성대한 파티 즐거운 식사
멕시코 새해 되면 포도 12알 먹으며 소원빌어
프랑스 바다가재 와인에 쪄서 먹으며 새해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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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국은 새해 전날을 ‘New Year’s Eve’라 하여 가정에서 친구나 친지들을 초대해 성대한 파티를 연다. 특별한 신년음식이 있기보다는 친한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식사를 하는 데 의미를 둔다. 한편 미국 남서부에서는 ‘호핑존’이라는 새해음식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콩과 쌀, 고기, 베이컨 등을 넣고 끓인 요리다. 원래 흑인 노예들이 구하기 쉬운 재료를 넣고 만들어 먹던 음식으로 훗날 인기를 끌면서 남부지역 새해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멕시코
새해가 되면 멕시코인들은 ‘포도 12알’을 먹는다. 일 년 열두 달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 알 한 알 포도를 먹으면서 새해의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다. 멕시코의 독특한 새해 의식으로는 집안 구석구석에 돈을 감추고 가족끼리 함께 찾는 것이다. 이로써 가족 간 친목도 다지고 찾아낸 돈으로 설날 저녁상 준비를 한다.
◈프랑스
프랑스인들은 새해음식으로 바다가재를 달콤한 소테른 와인에 쪄서 먹는다. 일반 바다가재는 살이 탄탄한 느낌이라면, 와인에 찐 바다가재는 부드럽고 생강이 들어가 뒷맛이 개운한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에 전해져 내려오는 새해 전통 중 하나는 집에 남아있는 술을 모두 마셔버리는 것이다. 새해 전날까지 집에 술이 남아있으면 새해 액운이 닥칠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랑스인들은 코가 삐뚤어지게 취하더라도 기꺼이 집에 있는 술을 모두 마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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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성 바질 경축하기 위한 축제 열어
이탈리아 새해 대표음식은 ‘잠포네’와 ‘녹두 스프’
네덜란드 대표 음식은 동그란 도넛인 ‘올리 볼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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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그리스에서는 새해 첫날, 성 바질(Basil)을 경축하기 위한 축제를 연다. 새해 전날에는 ‘바질로 피타’라는 케익을 구워 새해 아침이 되면 커피와 함께 먹는다. 이 때 일부 케익에는 동전을 하나씩 넣는데, 동전이 든 케익을 먹는 사람은 일 년 내내 행운이 깃든다고 여긴다.
◈이탈리아
음식문화가 발달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새해음식은 건강을 축원하는 ‘잠포네’와 부를 상징하는 ‘녹두 스프’이다. 또 잠포네는 돼지의 다리부위 껍질 속에 렌틸콩 요리를 넣은 음식이다. 이탈리아인들은 닭과 달리 땅을 긁지 않는 돼지를 먹으면 한 해가 풍요롭고 부자로 잘 산다고 믿어 이 음식을 새해에 먹게 됐다.
이탈리아는 새해 전날, 폭죽을 터뜨리고, 샴페인을 마시며 사랑하는 사람과 입맞춤을 한다. 나폴리에서는 12월 마지막 날, 새해를 맞는 순간이 되면 소리를 지르면서 못 쓰는 도구를 창밖으로 집어 던지는 액땜 풍습이 전해지기도 한다.
◈네덜란드
네덜란드 대표 신년음식은 말린 과일을 넣은 ‘올리 볼렌’이란 작고 동그란 도넛이다. 온 가족이 갓 튀겨낸 따뜻한 도넛을 나눠 먹으며 한 해의 평안과 행운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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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새해는 3월 21일 시작되는 ‘노루즈’
파라과이 새해전 5일동안 찬음식 먹어
불가리아 ‘포카차’와 ‘바니차’등 빵으로 새해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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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란의 새해는 3월21일 시작되며 이 날을 ‘노루즈’라고 부른다. 이란인들의 새해 식탁에는 ‘하프트 신’이라고 하는 이란어 알파벳의 ‘S’로 시작하는 일곱 가지 음식이 차려진다. 밀 또는 보리싹(Sabzeh)은 부활을, 밀로 만든 푸딩(Samanu)은 풍족함을, 보리수나무의 열매를 말린 것(Senjed)은 사랑을, 마늘(Sir)은 치유를, 사과(Sib)는 미와 건강을, 오디(Somaq)는 일출을, 식초(Serkeh)는 나이와 인내를 상징한다.
◈파라과이
남미 파라과이는 ‘냉식일’이라는 독특한 새해풍습이 있다. 새해가 되기 전 5일 동안 국가 최고 통치자는 물론 일반 서민들까지 불을 사용하지 않은 찬 음식을 먹는 것이다. 새해를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비로소 불을 이용한 성대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이 풍습은 과거 스페인과의 전투 중, 새해가 오기 5일 전부터 식량과 탄약이 떨어져 고전을 하던 파라과이 군인들이 불굴의 의지로 버텨 새해 첫날 지원군과 스페인 군대를 물리친 데서 유래한다.
◈불가리아
불가리아는 ‘포카차’와 ‘바니차’라는 빵종류의 음식으로 새해를 맞이한다. 두 가지 음식 모두 새해를 점칠 수 있는 재밌는 풍습을 지니고 있다. ‘포카차’는 빵 안에 동전을 넣고 구운 후, 식탁에서 가장 연장자가 사람 수 만큼 빵을 잘라 나눠준다. 이 때 동전이 들어 있는 빵 조각을 갖게 된 사람은 한 해 동안 행운이 따른다고 한다. 또 미혼자들은 첫 빵조각을 베게 아래 숨겨두고 자는데, 그날 꿈에 나타난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는 미신이 전해 내려온다.
‘바니차’는 반죽에 치즈, 호박, 사과 등을 넣고 둘둘 말아 굽는데, 이 때 새싹 봉오리가 맺힌 나뭇가지에 농작물 이름을 붙여 함께 넣는다. 각자 받은 빵에 들어있는 나뭇가지에 따라 한 해 풍년이 될 농작물을 점치는데 최근에는 결혼, 승진, 여행, 학업 등의 내용을 써놓기도 한다.
<신혜미 기자>hyem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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