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격동의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2년. 북한 선교도 전략적으로 큰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지난 해 말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과 20대 후반의 아들 김정은의 권력 승계 과정을 지켜보며 이런 분석은 더욱 큰 힘을 얻고 있다.
‘그날까지 선교연합(Until the Day·UTD)’은 2010년 말에 생겨났다. 미주한인교회연합(KCC)을 주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어바인 소재 베델교회를 중심으로 결성된 북한 선교단체 연합 기관이다. ‘대통합’을 통해 각 참여단체들이 최선의 결과를 얻도록 돕자는 목적. 보다 큰 단체를 만들어 파워를 형성하겠다는 의도가 아닌 것이다. 지난 해 4월 블로그를 만들어 각종 북한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UTD는 오는 2월 2일부터 5일까지 전 동독에 위치한 라이프찌히에서 통일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컨퍼런스도 연다. 남다른 조국애와 열정으로 북한 선교에 앞장서고 있는 베델교회의 손인식 목사는 “역사는 그 분의 이야기(History)”라며 “기도하는 자가 역사를 써내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프찌히 행사를 널리 소개해 달라는 손 목사에게 그 컨퍼런스의 의미를 물었다.
▲ ‘그날까지 선교연합’이 라이프찌히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동기는 무엇인가.
- 작금의 한국 상황을 지켜보면 교회적 통찰력과 지도력이 필요한 때임을 알 수 있다. 통찰력이란 영적인 것을 의미한다. 소위 정치 전문가들은 북한 권력 승계와 관련해 ‘한반도의 안정(Stability)’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모르는 소리다. 하나님은 역사를 정치가들에게 맡기지 않는다. 역사는 ‘His Story’이고 기도하는 자가 쓰는 것이다. 한반도 주변 국가들에 피해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안정만 주장하는 것은 평양 시민을 제외한 북한 주민들에게는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다. 아무런 피해도 안 입고 손해도 없이 어떻게 통일을 이룰 수 있단 말인가? 라이프찌히 컨퍼런스는 이를 대비해 교회가 먼저 기도하는 자리다. 같은 마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 구 동독에 위치한 도시인 라이프찌히 성 니콜라이교회에서 행사를 여는 의미는 어떤 것인지.
-정부를 상대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이자는 뜻이다. 교회가 제자리를 찾고 회개하며 각성하는 기회다. 또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 당시 95개조를 교회 밖에 내걸었듯이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독일 통일의 현장이었던 곳에서 광장기도회를 열고 선언문을 채택할 것이다. 니콜라이교회를 담임했던 퓌러 목사가 이번 대회의 주 강사 중 한분이다. NGO 단체 관계자, 평신도, 목회자 등 최대한 많이 참석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복음주의 루터란 소속인 니콜라이교회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에 커다란 물꼬를 튼 교회로 알려져 있다. 당시 니콜라이 교회의 목사로 재직하고 있었던 크리스챤 퓌러 목사는 ‘무신론 국가’라고 볼 수 있는 동독에서 1982년부터 시국기도회를 매주 열었다. 비록 처음엔 적은 수가 참가했지만 나중에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 천에 이르는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들었고 1989년 동독 정부수립 40주년 기념일 날엔 시위자들에 대한 동독정부의 대규모 탄압으로 많은 시위 참여자들이 구타를 당하거나 체포됐다. 이틀 뒤 약 7만 명 이상이 니콜라이 교회에 모여 기도회를 한 뒤 거리로 다시 나갔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편집자 주)
▲ 북한을 대하는 자세에는 어떤 변화가 요구된다고 보는가.
-북한 정치 권력가들에게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다. 강력한 기도만이 이스라엘을 멸절시키려던 하만이 장대에 달린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무너지거나 개방되거나. 이를 위해서는 한국 정치인들은 큰 틀의 정치를 해야 한다. 큰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이다.
▲ 한반도의 갑작스런 변화는 혼란을 가져오고 남북한 모두에게 손해라는 견해가 있다.
-물론 예측 어려운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러시아 공산주의 역사 70년 만에 나타난 고르바초프도 세련된 공산주의를 하려 했을 뿐인데 소련 연방이 해체되는 결과를 얻었다. 독일이 통일 될 때도 서독은 통일을 원하지 않았다. 통일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통일 독일은 유럽의 최강자로 부상했다. 한솥밥을 먹는다는 절대 가치를 능가하는 가치는 아무것도 없다.
▲ 한반도 통일은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지금 되어가는 상황이 통일 전 독일과 비슷하다. 튀니지, 리비아, 이집트 등 독재국가들이 무너지리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북한도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빨리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라이프찌히에서 열리는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통일광장기도회가 주요 도시는 물론 중소도시까지이어지고 미주, 유럽 등 전세계로 확대되도록 하겠다.
<이병한 기자>
북한선교를 담당하는 단체들이 개별적으로 활동하다 보니 힘이 부칠 때가 많아 ‘개솔린’을 넣어주고 소통의 장을 만들어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즉 자체적인 힘을 축적하기 보다 ‘돕는 사역’에 치중하겠다는 뜻이다. 500여 미주한인교회들이 참여한 KCC, 북한을 향해 풍선을 날려보내는 ‘대북풍선단’ 등의 단체들이 주요 지원 대상 단체들. 각 단체들과의 긴밀한 연락망 구축을 위해 전화, 이메일,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양한 매체들을 이용하며 이러한 기술에 익숙한 다음 세대의 참여도 격려하고 있다.
이메일 뉴스레터도 발행하고 있는데 뉴스레터를 열심히 읽고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며 기도에 동참하는 방법으로 사역에 참여할 수 있다. 기도는 북한과 북한 동포들, 그날까지 선교연합, 참여 단체들을 위한 기도를 매일 정오 12시와 모든 교회 모임에서 하는 방법을 권장하고 있다. 재정 지원도 물론 환영이다.(http://utd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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