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없이 볼 수 없는‘아쿠아플래닛’세계 해양생물 한곳서 만나는 최고 인기관
버지니아텍 데니스 홍교수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찰리’ 인기
수소 연료전지 이용한 친환경 건축물‘한국관’은 한국 해양산업 발전 보여줘
<여수=최희은 기자>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개막 일주일간 관람객 20만명을 돌파했다. 당초 박람회 조직위원회측의 예상인 평일 7만명, 주말 10만명에는 못미치지만 여름방학과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전국과 해외에서 관람객들이 더욱 몰릴 것으로 조직위측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 12일 개막한 여수세계박람회는 오는 8월12일까지 계속된다.
■최첨단 과학 단지를 만나다.
정문을 들어서면 바다 속 풍경을 재현한 거대한 영상이 눈앞에 바로 펼쳐진다. 바로 디지털 갤러리다. 디지털 갤러리는 국제관 건물과 건물사이를 잇는 천장에 길이 220미터, 폭 30미터의 초대형 LED스크린을 설치한 것으로 바다 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와 산호초 등 형형색색의 영상으로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을 지나 1문쪽을 향해 조금만 걸어가면 박람회장의 최고 인기관으로 예약없이는 볼 수 없는 아쿠아리움인 ‘아쿠아플래닛’이 나타난다.
30%는 인터넷 사전예약, 70%는 현장예약을 통해 관람신청을 받고 있지만 정오께면 모든 예약이 마감되기 때문에 예약을 가장 서둘러야 하는 곳이다. 4층 건물에 6,030톤급의 한국내 최대 규모 아쿠아리움, 아쿠아플래닛에서는 러시아에서 건너온 흰고래 ‘벨루가’, 바이칼 물범 등 총 300종, 3만4,000여만 마리의 세계 해양생물을 한곳에서 만나게 된다. 특히 벨루가는 관람객들이 서 있는 유리벽 가까이 다가와 도너츠 모양의 거품을 만드는 묘기를 부려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동굴형 수조인 아쿠아돔에서는 6,000여 마리의 정어리떼가 천장위를 지나고, 아마존 정글로 꾸민 ‘에코테리움’에서는 소한마리도 먹어치울 수 있는 육식어인 피라니아, 사람의 피부 각질을 먹는 닥터 피쉬 등 희귀동물을 만날 수 있다.
어린이와 학생들의 탄성이 가장 크게 들리는 곳은 바로 ‘대우해양조선관’이다. 대우해양조선관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은 8등신 미모의 로봇 ‘에바’다. 댄스음성 감지기능 로봇인 ‘나오’가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에 맞춰 공연을 펼치고 건물 2층에서는 로봇축구 세계챔피언 ‘다윈 오피’가 3대3 축구경기를 펼친다. 드리블과 패스속도는 인간 축구에 비할 바가 못 되지만,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가 일어나 드리블을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어린이들의 탄성과 어른들의 카메라 세례가 연신 터진다. 버지니아 텍의 한인 과학자, 데니스 홍 교수에 의해 개발된 미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찰리’는 주변에 몰린 어린이 관람객들의 질문에 대답을 내놓기 바쁘다. 이외에도 6.5미터의 한국 최장신 로봇 ‘네비’, 타임지 선정 2010년 세계40대 발명품 중 하나인 ‘메로’, 로봇 물고기 ‘피로’ 등 한국 첨단 과학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후 환경관에서는 북극을 체험할 수 있다. 기온이 영하 30도 이하로 눈보라가 치는 이곳에 들어서면, 벽에서는 지구온난화로 갈 곳을 잃은 북극곰의 운명이 360도 원통형 애니메이션으로 나타난다. 해양문명도시관에서는 9세기 난파된 선박 ‘다우’의 실제 크기 모형과 고대인의 항해술이 전시중이다. 1998년 인도네시아 말라카 해협 인근에서 발견된 다우는 금은 세공품 등 6만여 점이 넘는 교역품이 인양돼 큰 화제를 낳았었다. 침몰 장면도 재현된다.
■개성대로 입맛대로 세계 문화를 맛보다.
정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는 바로 한국관이 자리 잡고 있다. 태극무늬를 본뜬 이곳은 전시관과 영상관의 외벽은 창호 문양, 내부구조는 탄소배출이 없는 수소 연료전지를 이용한 친환경 건축물이다. 한국관을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바로 돔 스크린이다. 지름 30미터, 높이15미터, 둘레 95센티미터의 돔 스크린에서는 한국의 해수담수화 기술력, 조력발전 등 해양 기술의 과거와 현재, 산호와 가오리떼 등이 생생한 영상으로 선보인다. 방문객들은 제각기 바닥에 눕거나 앉아서 울려퍼지는 국악을 배경으로 한국의 해양산업 발전을 감상한다.
여수엑스포역을 마주하고 있는 2문 바로 옆에는 국제관이 자리잡고 있다. 국제관 1층에 위치한 카타르관에서는 전통시장 재현, 낚시그물망 만들기 시범 등이 펼쳐진다. 특히 여성들을 위해 전통문신 ‘헤나’를 해주고 있어 여성 방문객들이 꼭 들르는 인기 코스다. 이탈리아관에서는 이탈리아 남부의 전통 수공기술로 제작된 산호, 자개를 이용한 조각, 장신구들이 전시중이다. 홀로그램을 통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아메리고 베스푸치, 조반니 카보토 등 이탈리아 해상 탐험가들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이번 개장 전 조사에서 가장 기대되는 국제관으로 미국관이 차지했었다. 이를 증명하듯 미국관은 다른 국가관에 비해 항상 붐빈다. ‘다양성, 경이로움 그리고 해결책’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해양 환경 관련 기술을 선보이는 미국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영상을 통해 미국인의 다양성, 개발과 보존에 대한 의지 등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또한 해변가 거주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해양 자연보호를 강조한다. 앤드류 스노우 화이트 미국관장은 "미국관은 최첨단 설비를 이용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연결고리와 다양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국제관 내 51개 국가관 중 18곳이 자국의 전통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독일의 생맥주와 소시지, 벨기에의 초콜릿, 이탈리아의 젤라또와 파스타, 스페인의 빠에야, 벨기에의 흑맥주 등 10여곳의 음식을 마음만 먹으면 반나절만에 모두 맛볼 수도 있다. 평소에 흔히 맛볼 수 없는 페루의 전통 닭고기 요리, 아지 드 겔리나, 터키의 전통 아이스크링 돈두르마, 스리랑카식 고로케 고담바, 호주의 캥거루 꼬리찜 등 이색요리를 선보이는 국가관에는 식도락 관람객들로 북적인다. 이탈리아와 페루 등 이들 중 상당수는 자체 레스토랑을 마련해 놓고 있어 커플,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식사를 즐기는 모습도 자주 접하는 풍경이다.
■또다른 볼거리, 문화 공연
여수세계박람회의 최대 명물은 역시 해상무대에서 펼쳐지는 빅오(Big O)쇼다. 여수 요트 경기장 앞에 설치된 원형의 워터스크린을 활용한 세계최초의 홀로그램 레이저 쇼로 매일밤 약 6,000명의 관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오후 9시30분 시작, 30분간 이어지지만 여수에서의 밤을 이곳에서 마무리하려는 관람객들이 몰려 한시간 전인 8시30분에는 자리를 잡고 있어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만큼 인기다.
매일 오후2시에는 여수엑스포를 대표하는 주제공연, ‘꽃피는 바다’ 해상쇼가 한시간동안 해상무대에서 열린다. 높이 11미터의 대형 마리오네트가 등장하며 광대놀이, 서커스가 복합된 대형 공연으로 출연자만 153명이다. 천막극장에서는 오후 8시20분부터 1시간 동안 콘서트가 열린다. 부활, 015B, 김조한 등의 릴레이 콘서트 형식으로 5월 한달 간 이어진다.
박람회 참가국들의 전통 문화 공연도 매일 열리고 있다. 평소에는 접하기 힘든 브루나이, 중앙 아프리카 공화국의 전통 음악과 춤, 아르헨티나의 탱고 공연 등을 바닷바람을 맞으며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전통마당에서는 연희단 팔산대 등의 한국 사물놀이, 전통 혼례 공연 등이 이어져 외국인 관광객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16일 전통혼례식을 치룬 공연자들과 기념촬영에 나선 이정미, 헨릭 앤더슨 커플은 "프랑스에서 집인 대전을 방문했다가 이곳에 들렀다"며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볼거리가 많아 즐겁다"고 말했다.
이에 앞선 15일에는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축하 공연이 해상무대에서 개최됐다. 3,000석의 객석이 꽉차 발디딜틈 없었던 이날 공연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등 클래식곡이 90분간 여수에 울려 퍼지며 관람객들이 봄바다의 운치를 마음껏 감상했다.
이외에도 거리공연과 전통공연이 곳곳마다 펼쳐져 지루함을 느낄 새는 없다. 한편 선박전시부두에 정박된 해경훈련함과 러시아범선 나제즈다, 코리아나, 조운선, 옹기배 등에서는 승선체험을 할 수도 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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