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만5,000달러 기부 백향목 교회 관계자, “문추위 빠진 동포 공청회는 무효” 주장
지난 해 11월 이명박 대통령 하와이 방문이후 11월15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한인문화회관건립추진사업을 ‘하와이 한인이민문회원’ 설립으로 궤도 수정키로 했다.(본보 2011년 11월18일자 참조)고 일방적으로 밝힌 바 있는 한인회(회장 강기엽)가 뒤늦게 ‘문화회관’인가 ‘문화원’이란 주제로 문추위가 불참한 가운데 동포들의 의견을 묻겠다고 공청회를 개최해 또 한 차례 논란이 예상된다.
24일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 소예배실에서 약 110여명의 한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공청회에서 강기엽 한인회장은 그동안 문화회관 건립추진위원회(이하 문추위)와 21대 한인회와의 대립 배경을 설명하고 더 이상 문추위와 합의 도출 노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오늘의 공청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21대 한인회 선거공약으로 제시한 바와 같이 우선 문추위의 독자적 비영리단체 등록을 취소하고 한인회 울타리 내에서 모금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을 제안했으나 1)한인회가 한인사회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 2)한인회와는 별도의 법인으로 운영해야 한다, 3) 견제장치로서의 한인회의 역할은 필요없고 한인회 이사들도 문추위원으로 참여하려면 한인회 소속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참여해야 하며 또한 한인회 산하에 문추위를 두려 해서는 안 된다는 문추위 측의 주장을 듣고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문추위원은 현 평통위원들이 대거 참여, 위원구성 및 영입도 자체적으로 결정하고 있어 동포들의 뜻을 반영하거나 ‘한인회에서 문화회관 기금 관리를 위해 만든 단체’라는 애초의 설립 목적에서 벗어난 채로 운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의 최대 이슈가 된 ‘문화회관이냐 문화원이냐’라는 사안에 대해 강 회장은 “문추위가 정부주도의 문화원 건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또한 지금까지 모은 약 60여 만 달러의 기금을 문화원 건립에 사용토록 정부에 전달하겠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전하며 “이는 한인회로서는 금시초문인 말”이라고 밝혔다.
이에 강 회장은 문화회관 건립사업은 “한인회관을 포함한 동포사회의 보금자리이며 운영 주체, 그리고 소유권모두 하와이 동포에게 있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나 문추위 추진의 문화원은 ‘대한민국 정부의 정책 홍보를 위한 기관이며 건립주체나 운영 및 소유권은 한국정부에 있고 운영방식도 정부 정책홍보가 우선되며 동포들의 이용은 극히 제한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추위와 갈등, 한인회 일방적 주장 아쉬움
“한인회는 문화회관, 문추위는 문화원 유치"
"독립문화회관으로 시작된 모금운동 취지 살려 증발된 공금 기부자도 기억해야 할 것" 등 다양한 의견 나와
이날 질의시간을 통해 한 참석자는 “아직까지 정부측 입장이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우리끼리 문화원이냐 문화회관이냐를 따지기 전에 문추위와 한인회가 화합하는 방안에 대해 먼저 논의 하는 것이 낫겠다. 대통령 선거도 얼마 안 남았는데 언제까지 한국정부의 공식입장만 기다릴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문화회관과 문화원의)건립 목적이 다르고 용도도 다른데 계속 서로간에 다툴 것이 아니라 ‘문화회관은 한인회’, ‘문화원은 문추위’에서 용도에 따라 각자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어떤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라디오 광고를 들으니 문추위는 문추위 나름대로 같이 공청회를 여는 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양쪽의 의견을 다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의사는 없느냐”고 묻자 강 회장은 “한인회와 문추위가 같이 공청회를 열기로 했는데 한인회가 그 약속을 깨고 이를 단독 추진한 것으로 알고 계시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 한인회는 문화회관 건립사업과 관련 작년부터 공청회를 추진해 오던 중 작년 말 영사관 측과 원로회의에서 공식입장을 낼 터이니 기다려 달라는 말을 전해와 유보해 왔는데 아무 결론이 나질 않아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공청회를 개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러나 어차피 원로회나 문추위는 공청회를 원치 않고 있고 제3의 기관이 주도하는 양측이 모두 참석하는 공청회라면 몰라도 문추위와는 더 이상의 협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회관 건립기금으로 2만5,000달러를 전달한바 있는 백향목교회를 대표해 참석한 함돈욱 장로는 “어째서 문추위원들의 참석 없이 일방적으로 공청회를 밀어 부쳤나? 강회장이 진정 문화회관 건립추진의 의지가 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문추위측을 공청회장으로 끌어 냈어야 한다. 반쪽 짜리 공청회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고 김정남 전 한인회장 재임 당시 시작된 한인문화회관 건립에 참여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앤 박씨는 “애초 문화회관 건립은 1995년 ‘하와이 독립문화회관’이란 이름으로 시작됐다. 비록 그 당시 모금한 공금은 날렸지만 그때 기부한 사람들도 공로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이에 대해 김영해 전 한인회장은 이전 기부자들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고 임기 안에 문화회관건립을 마치지 못했으니 차기 한인회로 업무를 넘겨주어야 하는 거 아니냐? 문화회관이 어떻게 문화원이 되었나? 애초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자유총연맹 하와이지부의 이한종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한인사회 내 중요한 이슈를 놓고 제대로 된 공청회를 가진 적이 없다. 앞으로도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간에 무조건 공청회를 열어서 한인동포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를 갖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문화회관 건립사업도 한인회 한 단체에서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한 참석자는 “지금까지 모은 건립기금으로 정부지원금을 받아 낼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강 회장은 “정부 지원금은 재외동포재단 명의로 책정된 상태이고 그쪽에서도 예산책정이 된 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이쪽에서의 아무런 움직임이 없느냐는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한인사회 내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면 영사관에 연락해 (정부지원금 100만 달러를)받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성갑 전 한인회장은 “17-18대 한인회장을 하면서 문화회관 건립추진사업을 시작했는데 당시 문추위를 별도의 단체로 만들려고 발족시킨 것이 아니다. (문추위가)독자 행동을 하겠다면 공동위원장이란 명칭에서 ‘공동’이란 말을 빼라, 한인회장 빼 놓고 문화회관 짓겠다면 ‘공동’이란 단어를 빼라는 것이다. 그리고 문화회관도 문추위가 주인이 아니다. 동포들의 것이다. 동포들이 나서서 결정을 내리고 이를 한인회에 넘겨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총연맹의 이한종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한인회에서 독자적으로 약 10만여 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문추위와는 별도로 그 것을 종자돈으로 문화회관을 설립할 의사는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강 회장은 “최악의 상황에서는 문추위 돈 60만불을 넘겨받지 못해도 문화회관을 건립할 방안을 준비해 두었다. 한인타운이 지정될 경우 예상지역 내 위치한 공원 옆 부지를 매입해 작은 규모라도 건물을 지어 행사가 있을 때는 공원을 이용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민정기자>
<사진설명: 24일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 소 예배실에서 한인회가 주관한 문화회관 vs 문화원 건립 관련 동포 초청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24일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강기엽 한인회장이 21대 한인회 출범 이후 문추위와의 갈등에 대해 한인회측 주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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