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HD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 5세까지 행동치료, 6세부터 약물치료 병행
“우리 아이는 굉장히 유별난 아이에요”“아이가 학교를 싫어해요” “집중을 하지 못하고 주의가 산만해요”“가만히 있지 못하고 몸에 모터가 달린 것처럼 끊임없이 움직여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들이다. 하지만 많은 한인 부모들이 ADHD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다.
뇌에서 신경전달 물질 분비 장애로 발생
진단 미루면 왕따·마약중독 등 문제 유발
한인 전문의들 22일 ADHD 치료법 등 설명
이정옥 소아과 전문의는 “ADHD는 주요 정신질환 장애로 만성질환”이라며 “이전에는 취학 아동의 5% 미만이었지만 지금 미국 내 취학아동의 8~10%를 차지할 정도로 숫자가 급증했다. 10명 중 1명꼴”이라고 지적했다.
애나하임 소재 ABC 상담대화 교육원의 대표 여명미 박사는 “일찍 진단을 받고 전문가들의 가이드를 받아 치료를 빨리 시작하면 병이 호전되는 것을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정신질환”이라고 소개했다.
여천기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먼저 ADHD를 이해하고, 단순히 성격이나 지능, 아이가 게으르다든지 등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 병이란 것을 이해하고, 끈기를 가지고 약이 필요하면 약물치료와 행동수정 치료를 통해 가정과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옥 소아과 전문의, 여천기 신경정신과 전문의, 여명미 박사는 오는 2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ABC 상담대화 교육원(2660 W. Woodland Dr. Anaheim)에서 한인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ADHD의 새로운 가이드라인’과 약물치료법, 행동수정 치료법 등을 강연할 예정이다. 건강 세미나에 앞서 ADHD가 무엇인지, 미 소아과협회에서 최근 발표된 ADHD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ADHD는 무슨 질환인가요?
이정옥 소아과 전문의는 “뇌에서 행동을 조정하는 기능에 장애가 있는 상태인데, 뇌에 신경전달에 필요한 물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학계에서는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ADHD와 관련된 유전자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DHD는 행동조절에 필요한 뇌 화학 신경전달 물질 분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행동이나 사고를 할 때 항진됐다가 억제하는 기능에 필요한 신경전달 물질이 부족한 상태다.
크게 3가지 증상이 나타나는데, 첫째, 과잉행동 증상으로 가만히 있지 못하거나 생각이나 말을 멈추지 못하고 계속 하는 것, 둘째, 충동증상으로 순서를 기다리지 못하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하거나 남을 방해하는 등 증상이 나타나며, 세 번째는 주의력이 부족한 것으로 집중을 못하고 일을 끝까지 끝내지 못하며, 쉽게 방해 받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 전문의는 “증상만으로 ADHD를 진단할 수 없다. 진단을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은 관찰해야 하며, 심각한 기능장애 문제가 학교, 집, 직장, 교회 등 2곳 이상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 안 하고 방치하면 가정, 학교, 사회에서 문제
문제는 진단을 미루거나 ADHD를 제대로 알지 못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거나 성인이 돼서는 이혼, 해고, 범죄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여천기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ADHD를 갖고 있는데 제대로 진단받지 못한 상태에서는 학업이 안 되고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청소년이나 어른이 되면 마약중독, 알콜중독에 빠지거나 자동차 사고, 이혼, 원치 않는 임신, 자살 등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명미 박사는 “부모가 상처를 주거나 무시할 수 있어 아이에게는 큰 상처가 된다. 부모도 훈련을 받아 자녀를 좋은 방향으로 양육해 이끌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옥 소아과 전문의는 “ADHD가 있다고 해서 지능이 낮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장점을 개발하면 수영선수 펠프스 같은 운동선수, 뮤지션 등으로 키울 수 있다”며 “4~6세의 아이에게는 약물치료보다는 사랑이라는 행동치료가 필요한데, 자녀의 ADHD를 좌절로 보지 말고 크리스천 양육법으로 훈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진단·치료 연령 12세로 올리고
정신과 진단법으로 정확성 높여
동반질환도 함께 치료 가능해져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흔히 행동치료에만 기대하는 한인 부모들이 많다. 약에 대한 걱정, 약물에 대한 중독이나 부작용 등 약물치료에 대한 거부반응 때문이다. 하지만 여천기 정신과 전문의는 “필요하면 약물치료가 우선”이라 지적했다.
이정옥 소아과 전문의는 “4~5세까지는 사랑이라는 행동치료가 더 효과적”이라며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는 시기인 6세부터는 행동치료와 약물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춘기가 시작되면 행동치료만으로는 어려우며, 약물치료가 더 효과적이다. 약물치료와 행동치료, 학교 교육 프로그램 3가지가 다 함께 아이에게 맞춰져 나가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ADHD의 새로운 가이드라인
미 소아과협회는 지난해 10월 ADHD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첫째, 진단과 치료 연령이 늘어났다. 이전에는 ADHD 진단을 6세까지 하게 돼 있었지만 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2세도 진단이 가능하다. 여명미 박사는 “진단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청소년기 혹은 성인이 돼서 충동조절을 못해 사건이나 사고를 일으켜 감옥에 가는 사례가 많다.
12세 전에 진단해서 치료해야 하는데 그냥 두고 후회하는 한인 엄마들이 많다. 때문에 소아과에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진단받고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의는 “전에는 ADHD가 없어지는 병인 줄 알았다. 12세가 되면 활동항진, 과잉행동 증상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아 환자의 60~70%는 성인까지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대개 ADHD는 12세 전에 증상이 나타나게 마련. 소아과 진료가 18세까지이므로 4~18세까지 진단에 포함됐다.
둘째, 소아과에서도 정신과에서 쓰는 진단체계인 ‘DSM-IV-TR’를 써서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또한 부모, 학교 선생, 보모 등과도 각별하게 상담해 얻은 정보를 통해 진단해야 한다.
셋째, 함께 있는 질환도 치료해야 한다. 공존질환(comorbidity)이라 하여 두 가지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경우다. 즉 ADHD만 앓고 있는 것이 아니고 유전적 질환, 선천적 기형, 정신과 질환 등이 동시에 있는 경우로 ADHD만 치료해서는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
이 전문의는 “ADHD와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가 60~70%는 된다”며 “동반질환으로는 양극성 장애, 학습장애, 우울증, 자폐증(발달 장애), 빈혈이나 납중독 같은 의학적 문제, 산모의 알콜이나 마약중독, 아이 자체의 마약문제 등이 있으며 진단을 확실하게 해서 ADHD와 치료를 함께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넷째, ADHD를 만성질환으로 보고 주치의를 ‘메디칼 홈’으로 정해 계속 꾸준히 치료 관리해야 한다.
다섯째, 치료는 4~5세, 6~11세, 12~18세 세 그룹으로 나눠 치료한다.
이 전문의는 “4~5세는 약물치료보다는 사랑이란 행동치료를 해야 한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3개월 행동치료를 해서 실패하고, 중증이며, 9개월 정도 증상이 계속되면 약물치료를 나이가 어려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6~11세는 약물치료를 1차적으로 사용하며 행동치료를 함께 한다. 약물치료에는 뇌신경 활성화제(stimulants)를 주로 쓰며, 뇌신경 활성화제가 잘 듣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으면 비뇌신경 활성화제(non-stimulants)를 쓴다.
12~18세는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나눠서 접근하며, 뇌신경 활성화제가 먼저 환자의 동의아래 처방되며 행동치료 병행은 청소년기에 맞게 진행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약물처방은 몸무게에 따른 것이 아닌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를 목표로 하며 부작용 역시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한다.
#세미나 문의 (714)220-0047, 이정옥 소아과 (714)635-0600, 여천기 신경정신과(714)543-4447.
#ADHD 과잉행동 증상
1. 학교 수업에 집중을 못하거나 부주의로 인해 많은 오류를 범한다.
2. 앉아 있을 때 손이나 발을 움직이고 비비 꼬거나 몸을 비튼다.
3. 무슨 과제를 하거나 놀 때 꾸준하게 집중하는 것이 힘들다.
4. 교실 등 조용히 앉아 있어야 할 곳에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나가버린다.
5. 말을 해도 집중해 듣지 못한다.
6. 주변상황에 상관없이 뛰어다니거나 물건 등에 잘 올라간다.
7. 지시한 대로 따르지 않거나 하던 일을 끝내지 못하고 중간에 다른 일을 한다.
8. 조용히 오락을 하거나 놀지를 못한다.
9. 과제가 주어지거나 활동을 할 때 미리 계획을 세워서 하지 못한다.
10. 몸속에 모터가 달린 듯이 항상 바쁘게 움직인다.
11. 꾸준한 주의 집중이 필요한 일(학교수업, 숙제)을 가능한 피하려고 한다.
12.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
13. 무슨 일을 할 때 필요한 물건들을 잘 잃어버린다.
14. 질문을 다 듣기도 전에 대답을 해버린다.
15. 쉽게 주의가 산만해지고 주의력이 부족하다.
*이 중 5가지 이상이거나 혹은 그 이하로 해당돼도 가정, 학교, 직장에서 일과 사람 간에 관계가 원만치 못하거나 가족 간에 문제가 생기거나 법적 문제가 생긴 경우는 전문의를 찾아가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제공 ABC 상담대화 교육원)
<도움말 주신 분: 이정옥 소아과 전문의, 여천기 정신과 전문의, 여명미 박사>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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