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도문화원 조오환 부원장, 박찬응 교수, 현지인들 참여.. 한국의 아픈 역사 알리는 계기
오는 7일에도 질펀한 소리 한마당 무료 공연
하와이 동서문화센터(EWC), 1960년 아시아지역에 대한 미국인들의 이해와 교류 증진을 위해 린든 비 존슨 대통령에 의해 설립된 곳이다.
미 연방정부의 지원속에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학술문화연구 센터로서의 지난 반세기간의 동서문화센터의 역할은 아시아 지역으로 향하는 교두보로서의 하와이의 지정학적 위치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그녀의 눈동자를 통해: 인도네시아에서의 S. 앤 더넘의 활동’이란 주제로 오바마 대통령의 모친이 생전에 동서문화센터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던 당시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추모 전시회가 열렸었다
1년이 지난 오늘 이곳에서는 내년 1월초까지 한국의 전통 탈과 음악 그리고 사회적 이슈를 조명하는 특별 전시와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한국 서민들의 한과 애환을 대변하는 탈과 소리 그리고 춤사위를 주제로 하는 이번 특별 프로그램에는 특히 진도의 전통 소리꾼과 영어 판소리 선구자 박찬응 교수가 만나 한국 전통 판소리를 통한 동서교류 작업을 본격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회를 총괄하고 있는 UC 산타크루즈의 캐티 폴리 교수의 한국 문화에 대한 열정과 판소리 세계화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박찬응 교수(오하이오 주립대)의 특별한 만남은 진도의 소리꾼 조오환 단장과의 인연으로 이어져 하와이에 특별한 가을의 정취를 살려내고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흥겨운 장단에 맞춰 말춤을 추기 시작한 하와이 청소년들에게 예향 진도의 걸쩍지근한 토속 소리와 춤사위를 알리며 강남스타일의 뿌리가 무엇인지 알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국제사회 비난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한국 근대사의 아픈 역사를 인형극으로 조명하고 명성황후의 꽃상여 영결식을 통해 한국의 가장 아픈 근대사의 한 단면을 극적인 한풀이 굿판으로 승화시켜 세상속에 펼쳐 보이는 시도도 후련하게 해치웠다.
판소리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박찬응 교수가 학술자료 연구차 3년전 진도를 방문하며 연을 맺게 된 진도 문화원 조오환 부원장은 특히 진도의 꽃상여 소리꾼으로 자신의 진면목을 이곳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30일 동서문화센터 앞에서 펼쳐진 명성황후의 꽃상여 영결식은 예향 진적극적인 지원사격에 힘입어 이루어진 예상치 못한 굿판이었다.
벽안의 외국인 여자 교수의 시각에서 본 한국의 근대사의 아픔이 인형극으로 소개된 후 이어 진 영결식은 이상철 대표가 직접 정성껏 준비한 제사상을 받은 명성황후 영혼이 조 단장이 이틀에 걸쳐 직접 만든 꽃상여에 실려 나가며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명성황후의 치욕의 한을 풀어내는 조단장의 애잔한 상여소리는 조 단장의 소망과 한도 풀어내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날 꽃상여와 조단장의 상여소리를 듣고 지켜 본 현지 주민들은 조선의 왕비가 식민통치자인 일본의 무사집단에 의해 잔인하게 시해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에 놀라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망자를 꽃상여에 태워 저 세상으로 보내는 한국의 아름다운 장례문화에 감동받아 한국 서민들의 삶에 관심을 표하는 주민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진도의 꽃상여 전통 문화를 전하는 상여소리꾼”으로서의 그 자긍심을 숨기지 않는 조단장은 동서문화센터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이번 하와이 방문이 있기까지 박찬응 교수의 수고에 감사”를 전하며 “그 수고에 보답하기 위해 수제자 고미경씨와 더불어 진도의 서민들의 삶의 단면을 유감없이 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한다.
“진도의 소리를 세계 속에 전하라는 조상의 뜻이 있어 박찬응 교수와의 인연이 닿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박 교수의 판소리 세계화 작업에 적극 동참해 갈 것”임을 전한다.
오는 7일 동서문화센터 앞에서 펼치는 공연에는 진도의 전통 엿가락 장단과 장타령등 조 단장 특유의 소리가 또 한번 흥을 돋울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이라고 댕겨도 양반의 집에서 나왔소/어덕(언덕) 밑에서 잠자도 기와집 밑에서 나왔소/얻어먹고는 댕겨도 고추장 아니면 밥 안먹소/얼씨구씨구 잘이 헌다/절씨구씨구 잘이 헌다”
진도의 상여는
예전부터 육각형으로 메는 형태로 나무였던 상여대가 최근에는 쇠파이프로 바뀌었다고 한다.
두 개의 긴 장채와 장채를 가로질러 연춧대(상두꾼들이 멜 어깨끈을 고정하도록 되어 있는 것) 상여틀 위로 관을 올려놓고 흔들리지 않게 묶는다.
네 개의 수직 기둥을 세우고 원색의 종이꽃들로 알록달록하게 장식한 집 모양의 운각을 관 위에 올려 맞춘다. 꽃상여는 원색의 꽃으로만 장식되어 있는 게 아니라 운구 행렬을 호위한다는 운삽과 부삽은 물론 여느 지역의 상여에서 볼 수 있었던 상징물들이 빠짐없이 장식돼 있다.
신장대(굿을 할 때 무당 등이 잡고 흔드는 길쭉한 대)처럼 하얀 종이로 윗부분을 장식한 긴 대나무를 운각 앞뒤에 엇비껴 세워 4개의 장대를 세운다. 장대가 된 비껴 세운 대나무에 하늘을 가려 줄 앙장(천막처럼 상여의 위를 덮고 있는 흰색 천)을 잡아매면 꽃상여가 완성된다.
◀사진은 조오환 단장이 하와이에서 직접 만든 꽃상여로 동서문화센터에 기증했다.
<공연 및 전시회 일정>
10월7일 오후 2시-3시: 진도 무용단과 한라함 무용연구소의 단원들이 펼치는 전통놀이 한마당
10월14일 오후 2시: 하와이 현지 전통무용단들의 공연
10월21일 오후 2시-4시: 영화 ‘왕의 남자’ 상영
11월4일 오후 2시-3시: UH 태평양-아시아학과 에드워드 슐츠 학장의 한국 전통예술 강연
11월11일 오후 2시-3시: 사진작가 CedarBough Saeji의 한국 전통 탈에 대한 설명회
12월2일 오후 2시-3시: 영상물제작자 빌리 리의 최신 다큐물 ‘Moving Home’에 대한 설명회
12월9일 오후 2시-4시: 영화 ‘서편제’ 상영
1월6일 오후 2시-3시: UH Judy Van Zile 명예교수의 한국 전통 및 현대무용에 관한 강연 및 자세한 정보는 (808)944-7177로 문의하면 된다.
동서문화센터 갤러리 주소는 John A Burns Hall, 1601 East-West Road 이고 개장시간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일요일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토요일과 공휴일은 문을 닫는다.
<사진설명: ▲명성황후 혼이 담긴 꽃상여가 동서문화센터 앞으로 지나고 있다.(사진 EWC 제공), ▲▲고미경, 조오환 부원장, 박찬응교수가 함께 자리했다.(왼쪽부터) ◀캐티 폴리 교수가 전시장을 찾은 미드팩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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