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CI 차오 패밀리 암센터‘한인여성 암환우 후원모임’
“처음 암 진단을 받으면 그 충격은 말도 못해요. 처음에는 막막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나,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나, 내가 뭘 잘못했나, 너무 마음이 아프고 여러 생각이 떠오르죠. 또 치료에 들어가면 힘든 점도 많이 생겨요. 구토가 나고 잠도 안 오고, 변비, 두통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나죠. 하지만 서포트 그룹에 나오면서 암환자들끼리는 서로 눈만 봐도 진심이 통한다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게 도움 되더라 하는 조언을 들으면 정말 큰 도움이 돼요. 이제는 제가 경험했던 것을 적어 복사해서 다른 환자들에게 나눠 줄 정도가 됐죠.”
(에스더 박씨. 60세. 유방암 생존자)
“저도 처음에는 뭐가 신난다고 암환자 모임에 가나 싶었어요. 하지만 궁금하잖아요. 다른 위암 환자들은 뭘 먹고 어떻게 하는지. 그래서 한번 가보자해서 나오다 보니 어느새 저는 선배 환자가 됐네요.”
(백정숙씨. 51세. 위암 생존자)
환자·생존자 등 9년째 월례모임, 100여명 거쳐가
“나 혼자 아니구나… 나도 나을 수 있구나” 용기
경험담 듣고 의사 초청 질의응답·치료정보 공유도
구랍 18일 UC 어바인 차오 패밀리 종합 암센터(UCI Chao Family Comprehensive Cancer Center)건물 내 4층 회의실. 올해로 벌써 9년째로 모임을 이어오고 있는 ‘한인여성 암환우 후원모임’(Korean Women’s Support Group)의 2012년 마지막 월례모임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인여성 암환자들 및 생존자들, 가족, 의사들, 간호사들이 모여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2012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인여성 암환우 후원모임’(Korean Women’s Support Group)은 지난 2004년 환자 오드리 이씨, UCI 암센터의 암전문 간호사 제인 최씨, 외래 항암치료 센터의 간호사 나금란씨, 소셜워커 다나 베이커씨 등이 주축이 돼 결성됐다.
제인 최 간호사는 “UCI 암센터 내 히스패닉이나 베트남계 등 다른 언어 환자 서포트 그룹이 있었지만 계속 지속되지 못했다. 하지만 한인여성 암환우 서포트 그룹은 꾸준히 매달 모임을 이어오고 있는데, 먼저 암 치료가 끝난 생존자들은 새로운 암 환자들에게 큰 힘이 된다. 또 다른 암 환자들을 보면서 ‘혼자가 아니구나’를 느끼고 많은 용기를 갖는다. 그게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나금란 간호사는 “서포트 그룹을 거쳐간 환자들이 100명을 넘는다. 매달 모일 때는 생업으로 돌아간 환자들도 있어 10명 정도 모이지만 암 치료가 끝난 뒤에도 새로 오는 암 환자들을 서로 도와주려고 하는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인여성 암환우 후원모임’은 매달 2번째 목요일 오후 3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UCI 차오 패밀리 종합 암센터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 의사, 영양학자, 물리치료사 등을 초빙해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도 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이미 치료가 끝난 암 생존자들은 새로 치료를 시작하는 암환자들에게 경험에서 우러나는 생생한 정보를 알려주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건강해진 회원들끼리 1박2일 여행을 가기도 하고, 집을 공개해 파티를 열기도 하며 끈끈한 정을 이어오고 있다.
UCI 차오 패밀리 종합 암센터의 암 전문의 제이슨 젤 교수는 “UCI에 여러 환자 서포트 그룹이 있지만 한인여성 암환우 후원모임은 매우 아름답고 훌륭한 그룹”이라 칭찬했다.
여성들의 암환우 모임이라 유방암 환자가 가장 많다. 또 UCI에 다니는 환자가 아닌 다른 병원을 다니는 한인환자들도 모임에 대해 종종 문의해 온다고 한다.
사실 암 진단을 받게 되면 환자로서는 치료를 받기 시작해도 답답한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의사들이 항암치료에 대해 말해줘도 막상 그 부작용이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막막하고 무서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다른 환자들의 경험과 병을 이기는 노하우는 큰 정보와 힘이 된다. 최 간호사는 “다른 환자들을 보면서 ‘아, 나도 건강해질 수 있구나’ ‘나도 곧 머리가 나겠구나’ 하는 용기를 얻게 되고, 또 경험자들은 ‘나도 그랬다’면서 서로 다독여 준다”고 말했다.
재생불량성 빈혈 진단을 받았던 조이스 강씨(55)는 “이제는 건강해져 기타를 치면서 회원들과 노래도 함께 부르고, 서로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이 참 좋다”고 밝혔다.
위암 생존자 백정숙씨는 “암환자는 긴 여행을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경험자들끼리 마음을 나누게 되니까 조였던 마음이 풀어지고, 이제는 선배 환자로 다른 후배 환자들이 저를 보고 용기를 얻으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주소 UC Irvine Medical Center 101 The City Drive South, Building 23, 4th Floor Orange, CA 92868
비흡연자에게 발생한 폐암
돌연변이 유전자 치료 진전
UC 어바인, 의약품 임상실험 한인 환자 모집
8가지 유전자 변이가 원인
아시안에게 많이 나타나
크리조티닙, ALK 타겟 차단
ROS1에 효과 있는지 검증
UC 어바인 헬스케어는 폐암 종류 중 비소세포 폐암으로 유전자 검사에서 폐암의 원인이 되는 ROS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임상실험에 참가할 한인 폐암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폐암은 미국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 1위에 해당하는 암이다. 흡연이 폐암의 주요 원인이지만 전혀 흡연을 하지 않는 비흡연자에게서도 폐암은 발생할 수 있어 문제다. 원인은 돌연변이 유전자 때문. 물론 왜 유전자가 돌연변이가 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못했다.
비흡연자 폐암은 주로 아시아계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특히 여성이 취약하다. 역학 연구에서는 폐암에 걸린 아시아계 여성 50%와 폐암에 걸린 아시아계 남성 30% 이상이 한 번도 흡연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비흡연자의 폐암치료에서 주목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암의 원인이 되는 특정 유전자를 차단하는 타겟 항암제 치료다.
이번 UC 어바인 임상실험은 폐암을 일으키는 ‘로스 1’(ROS 1)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된다.
연구를 진행하는 UC 어바인의 중국계 사이-홍 이그나티우스 우 박사는 폐암 권위자. 우 박사는 “흡연의 여부보다는 오히려 유전자 검사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며 “비흡연자들이 걸린 폐암은 흡연이 원인인 폐암보다 생존률이 훨씬 높은데, 이는 비흡연자의 폐암은 현재 승인된 약물 혹은 임상실험 단계에 있는 약물로 차단 가능한 8가지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폐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8가지 유전자 변이는 폐선암의 약 1~3%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대개 환자는 비흡연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난해 UC어바인 메디칼 센터, 매서추세츠 종합병원, 한국 서울대학교 등 글로벌 기관에서 종료한 임상실험에서는 크리조티닙이 말기 비소세포 폐암 환자의 생명 연장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돼 화제를 모았다.
폐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유전자 변이 중 ALK 효소는 58개 티로신 키나아제 수용체 중 하나로 임상실험 참가자들은 ALK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크리조티닙을 복용했으며 이 실험은 2007년 처음 보고돼, 지난 2011년 3년 만에 ALK 유전자 변이가 나타나는 폐암 환자에게 폐암 항암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허가 받았다.
크리조티닙은 ‘잘코리’ (Xalkori)로 불리기도 하는데, 폐암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차단하는 타겟 항암치료제다.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머리가 빠진다든지, 구토가 심하다든지 등의 기존의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우 박사는 “크리조티닙의 ALK 유전자의 차단 효과가 매우 높았다. ROS1은 ALK와 유사성을 띠는데, 현재는 크리조티닙이 ROS1에도 효과를 보이는지에 대한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ROS1은 다른 종류의 암에서도 발견되는 유전자 변이로 담낭암, 위암에서도 발견된다. 위암과 관련돼 ROS1에 관한 제2세대 약물에 관한 임상실험도 함께 진행 중”이라 밝혔다.
특히 ROS에 대한 제2상 임상실험에서는 연구에 참여한 폐암 환자의 80%가 비흡연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ROS 1에 관한 임상실험은 미국에서는 UCI을 주축으로 콜로라도 대학, 시카고 대학, 매서추세츠 종합병원 등 6곳에서 연구되고 있으며, 한국 서울대학교 의대, 호주 등에서 글로벌로 함께 진행되고 있다.
UCI 차오 패밀리 암센터의 존 머레이 공보담당관은 “UCI 암센터는 임상치료, 리서치, 수련병원으로 역할을 담당하는 오렌지카운티에서는 유일하게 미국립 암센터(National Cancer Institute)가 지정한 종합 암센터”라 소개했다.
UCI 차오 패밀리 암센터에서 암 전문 간호사로 일하다가 올 5월 은퇴한 이영순 암 전문 간호사는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UCI 암센터로 왔다는 한인 환자들을 많이 보아왔다. 특히 암 치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수술, 약물치료, 방사선 치료 등 모든 암에 대한 치료를 한 장소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 소개했다.
특히 이번 임상실험에 관해 이 간호사는 “임상실험이라 해서 두려워하는 한인 환자들이 있는데 이미 FDA에서 허가가 된 약물로 진행되며, 암 전문의들이 팀을 이뤄 환자의 건강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로 해당되는 환자는 한 번 고려해볼 만하다. 또 임상실험 참가의 경우 약물은 무료로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크리조티닙의 ROS 임상실험 참가 문의는 (877)827-8839 또는 ucstudy@uci.edu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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