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침침해진 것 같아 안과에 갔더니 당뇨병 검사를 위해 혈당검사를 한 번 받아보라네요”
“마흔을 넘겼더니, 신문이나 책 읽을 때 작은 글씨를 읽기가 어려워요. 벌써 돋보기가 필요하다니…”
“갑자기 물체가 둘로 보여요. 왜 그런 거죠?”
자칫하면 소홀하기 쉬운 눈 건강. 눈이 말해 주는 증상들, 나이가 들면 생기는 눈 건강 문제들, 눈 건강에 대한 궁금증을 체크해본다.
고혈압·콜레스테롤 등
시력검사 중 발견 많아
당뇨환자의 망막 손상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물체가 둘로 겹쳐 보이는 복시
백내장·뇌졸중 위험성 높아
#안과 검진으로 당뇨병이나 콜레스테롤을 발견할 수 있다?=‘눈은 영혼의 창’이라고도 하지만 ‘건강의 창’이 되기도 한다. 눈이 침침해 시력검사를 하러 갔다가 당뇨병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안과에서도 시력검사나 안과질환을 검진하다가 콜레스테롤, 당뇨병, 고혈압 등을 발견하는 경우는 많다.
안과 전문의들은 “원래 당뇨병을 앓다가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나 백내장을 빨리 발견하는 경우도 있고, 시력이 떨어져 검사를 하러 왔다가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성인병의 징후를 발견하기도 한다”고 입을 모은다.
눈 주변 조직은 혈관으로 이뤄져 있는데, 당뇨병, 콜레스테롤, 고혈압의 경우 혈관 손상이 나타나게 되고 혈당 및 혈압 조절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 합병증 위험을 부를 수도 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의 경우 합병증 예방을 위해 안과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컴퓨터 시각 증후군(Computer vision syndrome) 들어보셨나요?=직장에서 시야가 흐릿하게 보이고, 눈이 침침하며 아프다면 무슨 문제일까? 혹시 백내장은 아닐지 염려스럽지만 컴퓨터 시각 증후군일 수 있다.
눈이 피로하며, 충혈된 눈, 시야가 흐릿하게 보이며, 눈이 쓰라리거나 따끔따끔하거나 건조한 증상 등이 나타난다. 직장에서 컴퓨터 스크린을 장시간 보고 있게 되면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안과 의사들은 가급적 눈을 위한 휴식시간을 틈틈이 가질 것을 조언한다.
눈을 위해 컴퓨터 스크린의 눈부심을 다소 완화시켜 주는 필터 스크린을 장착하거나 컴퓨터 모니터를 눈에 덜 피로가 가게 자리 배치를 해 주거나, 사무실 환경의 조명은 적당한 밝기를 나타내야 한다. 안구건조증을 완화시켜 주는 인공눈물 안약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 된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안경이 필요하면 자식은 꼭 안경을 쓰게 된다?=그렇다. 부모 중 한 사람의 시력이 나쁘거나 부모 모두 근시나 원시인 경우는 자녀의 시력이 나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근시나 원시는 대개 유전적 영향으로 생기는데 물론 환경적인 요인도 작용한다.
#노안은 언제부터 생기기 시작하나?=식당 메뉴의 작은 글씨를 읽기가 어렵다면, 신문의 작은 글씨를 안경 없이 읽기 어렵다면 노안이 시작됐다는 증거다. 대개 노안은 40대 초 혹은 40대 중반에 발견하게 된다. 노안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수정체가 탄력이 떨어지며 딱딱해져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물이나 글씨를 보기 힘들어지는 것을 말한다.
렌즈모양의 수정체는 빛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데, 빛이 수정체에서 굴절돼 통과되면 망막에서 상이 맺혀 사물을 또렷하게 보게 된다.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맞춰 또렷하게 보려면 수정체가 두께를 조절해 빛의 굴절을 조절하는데, 나이가 들면 수정체의 유연성이 떨어져 수정체 두께를 변화시키는 기능이 떨어져 눈의 자동 초점전환 능력이 감소된다. 가까이 있는 물체에 다시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
노안은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데 65세 정도가 되면 더욱 증상이 심해진다. 시력검사를 통해 노안으로 진단되면 처방전 없이 돋보기를 쓰거나 처방전이 있는 안경이나 렌즈를 맞추기도 한다.
노안은 예방하기 어려우나, 눈 건강과 시력을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시력검사를 받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은 잘 조절하는 것이 눈 건강에도 직결된다. 자외선 차단 역시 눈 건강을 위해 필수다. 눈 건강에 도움 되는 비타민 A,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제가 풍부한 과일과 녹색 잎 채소를 많이 먹는다.
#갑작스런 복시(물체가 둘로 겹쳐 보이는 증상)가 나타나면?=백내장이거나 뇌졸중 같은 뇌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 백내장의 경우 한쪽 눈으로 봐도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복시가 나타났을 때 의사는 한쪽 눈으로도 복시가 나타나는지 여부를 검사한다. 한쪽 눈으로 봤을 때 복시가 나타나면 백내장일 가능성이 있다.
뇌졸중 증상 중에는 한쪽 눈이나 두 눈 모두 시야가 흐려지거나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복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한쪽 눈을 감았을 때 복시 증상이 사라졌다가 다시 두 눈을 떴을 때 나타나면 눈을 움직이는 신경과 근육에 이상이 생긴 것일 수 있다.
#백내장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은?=가장 먼저 나이다. 백내장은 노화현상으로 찾아오는 증상으로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에 단백질이 쌓이면서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탁해진다. 당뇨병, 지나친 음주, 과다한 자외선 노출, 고혈압, 비만, 가족력, 이전에 발생했던 눈 부상이나 염증, 흡연 등이 백내장 발병을 빠르게 할 수 있다.
#황반변성이 실명까지 갈 수 있나요?=미국에서 50세 이상 영구실명을 일으키는 안과 질환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황반변성이다. 사물의 상이 맺히는 망막 중심부 신경조직인 황반에 손상이 생겨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질환이다. 미국에서는 350만명 이상이 노인성 황반변성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반변성도 나이가 들면 발병위험이 올라간다. 흡연, 비만, 과일과 채소를 적게 먹는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심혈관계 질환, 콜레스테롤 등이 위험 요소들이다.
#당뇨병 환자는 왜 눈 문제가 생길 수 있나요?=혈당이 높고, 고혈압을 갖고 있으면 망막, 수정체, 시신경이 손상을 입게 된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녹내장, 백내장, 당뇨병성 망막병증 등이 생길 위험이 높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당뇨병 때문에 망막의 작은 혈관이 손상돼 발생하는 가장 흔한 당뇨병 합병증. 혈당이 높아 망막의 작은 모세혈관들이 손상돼 시력이 감소하며, 시야가 뿌옇게 되거나 사물이 이중, 삼중으로 보인다.
당뇨 합병증 때문에 생기는 실명은 바로 이 당뇨병성 망막증 때문인 경우가 많다. 또한 당뇨병성 망막병증 때문에 비정상적인 새로운 작은 혈관들이 자라기도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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