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미용.화장품 등 생활 전반 걸쳐 시장 확장
▶ 한인마트, 오개닉 상품기획 할인전 등 고객확보 적극
지난해 12월 뉴저지 팰리세이즈 팍에 문을 연 ‘네이처 리퍼블릭’은 자연주의 컨셉 인테리어에 천연 추출물로 만든 오개닉 화장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 비싸도 유해성 물질 없고 천연재료 이용 인기몰이
우유와 달걀 등에 한정됐던 유기농 및 친환경 제품 시장이 최근 더욱 확장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친환경 생활용품들도 연이어 출시되면서 이들 제품의 할인전도 이어지고 있다.
■미용·화장품
몸에 직접 바르는 화장품들 역시 피부에 자극을 적게 주면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은 오개닉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뉴욕·뉴저지에 4개 매장이 운영 중인 ‘더페이스샵’은 ‘자연주의 화장품’을 표방하며 천연재료로 만든 제품을 판매해 한인들은 물론 타인종들까지 공략하고 있다. 특히 마스크팩 제품은 오이, 석류 등 과일·야채부터 쌀, 녹두와 같은 곡물로 만들어져 부작용이 없고 순하다는 호평을 받으며 주말에는 한 매장에서 1,000장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 상품이다.
지난 12월 뉴저지 팰리세이즈 팍에 문을 연 ‘네이처 리퍼블릭’ 역시 자연친화적 제품을 판매하는 전문 화장품 매장으로 나무와 수풀을 연상시키는 휴식 공간 컨셉으로 꾸며 20~30대 젊은 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선한 녹차잎에서 추출해 농축시킨 그린티 씨드 오일로 만든 ‘프레시 그린티 씨드 세럼’이나 7가지 검은색 천연 식물 추출물로 만든 ‘더 프라임 크림’ 등은 스킨케어 제품들이 모두 천연재료로 만들어져 피부 타입에 관계없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건강생활용품 회사인 이롬은 최근 100% 천연식물 추출액을 이용한 에센스 제품 ‘EK-5’를 출시했다. 이롬 관계자는 "요즘 화장품의 키워드가 ‘천연식물’, ‘무방부제’, ‘오개닉’, ‘자연친화’인 만큼 피부에 안전한 화장품을 개발했다"며 "방부제, 계면활성제 등과 같은 유해 물질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먹어도 될 정도로 깨끗하고 안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용업계에도 오개닉 바람이 뜨겁다. 고객들이 기존 냄새가 강하고 두피와 머릿결에 손상을 줄 수 있는 화학물질 대신 천연 오일이나 식물성 약품을 찾고 있는 것. 오개닉 제품을 사용한 시술일수록 가격은 1.5배에서 2배까지 비싸지만 찾는 고객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미용인연합회 이문자 회장은 "오개닉 약품을 이용해 펌을 하면서 클리닉과 헤어 메니큐어까지 할 수 있는 ‘스파힐링 펌’은 약품 부작용이 없고 머릿결도 보호해주기 때문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스파 제품
한인 네일업계에도 자연성분이 함유된 케라틴 글로브와 산도(ph)를 낮춘 캘러스 제품 등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네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화학 냄새가 나는 제품보다는 자연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고객들이 많이 찾으면서 아로마, 녹차, 라벤드, 시나몬 스파 제품 등이 더욱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한 네일 업주는 “케라틴 글로브 등 자연 성분을 함유한 제품들이라며 고객들에게 권하면 가격이 기존 제품에 비해 10달러 이상 차이가 나더라도 고객들이 대부분 사용에 응한다”며 “오개닉 제품의 경우 일반 제품에 비해 효능이 나타나기까지 속도가 더디거나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집에서 꾸준히 사용하겠다며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혜 뉴욕한인네일협회장은 지난해 개점한 로어이스트의 씽크핑크 4호점의 인테리어를 나무와 돌등 자연 소재를 이용해 완성했다. 이 회장은 “금속(metal)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가공 자재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는 방향으로 인테리어를 했다”며 “창고에서 사용되던 나무를 손질해 재활용하고 돌을 이용해 기둥 디자인을 했는데 고객들의 호응이 크다”고 말했다.
중부 뉴저지의 스파제품 유통업체인 존손 코퍼레이션은 산도(Ph)를 낮춘 독일제 친환경 시트러스 스파제품을 올 여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업체는 약 1,200곳의 어카운트를 확보하고 있다. 존손 사장은 “각질 제거제의 산도가 ph13 이었지만 지난해 산도를 9.75로 낮춘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면서 관련제품의 주문량이 늘었다”며 “제품당 20~30%에 그치던 친환경 성분이 50% 이상 늘면서 스파와 네일 교육 기관에서 주문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 자연성분 제품이 지난해 전체 제품의 30%를 차지했다면 올해는 60%를 차지할 정도로 관련 상품의 공급과 수요가 모두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식품 및 생활용품
옥수수를 원료로 한 주걱과 장갑 등 생활용품까지 친환경 시장에 가세하면서 마트들의 친환경 및 유기농 제품 종류도 더욱 늘고 있다. 뉴저지 한남체인의 김동준 실장은 “지난해 미국산 쌀에서 암유발 물질인 비소가 검출된 이후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이 한국쌀 및 유기농 쌀을 많이 찾기 시작했다”며 “최근에는 플라스틱 대신 옥수수를 이용한 주방용품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전반적으로 친환경 제품이 1년 전에 비해 10% 정도 판매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풀무원 등 3~4종류의 유기농쌀이 판매중이지만 이들의 가격은 15파운드 기준으로 40달러 내외다. 가격이 높다는 단점 때문에 아직 비유기농 제품들의 판매를 넘어서지는 못하지만 매년 제품의 수와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양마트는 지난 겨울부터 매주 오개닉 인기상품 기획할인전을 실시하고 있다. 종류별로는 약 30종류, 브랜드를 포함하면 200가지를 넘는 유기농 제품이 출시되면서 더 많은 고객들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양마트의 이지영 부장은 “쌀과 방목 사육한 내츄럴 블랙 앵거스, 국수, 후지 사과, 꿀, 새송이 버섯 등 최근 들어 과일, 육류 할것 없이 친환경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먹거리의 경우 일반 제품에 비해 맛이 확연히 차이나는데다 할인전을 하면 일반제품과의 가격차가 줄어들기 때문에 고객확보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세탁업계
세탁소에서 사용하는 ‘퍼크’가 강한 독성 때문에 환경청으로부터 규제를 받기 시작하고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퍼크’를 대체할 수 있는 세탁방법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물과 세제를 이용해 세탁하는 ‘웻 클리닝’이나 독성이 거의 없는 석유 계열의 하이드로카본 솔벤트이 개발돼 각광받고 있다.
뉴욕한인드라이클리너스협회 정영훈 회장은 "오개닉 드라이 클리닝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어 한인 세탁소들 역시 세미나를 통해 ‘웻 클리닝’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있다"고 말하고 "웻 클리닝은 전용세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제품 판매업체들은 이 제품들이 식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친환경 제품으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오개닉 드라이 클리닝이 ‘퍼크’의 대체 물질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개닉’이 갖는 본래 의미와는 구별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희은·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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