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핵 공갈이 두어 주 동안 차지했던 신문 제1면 톱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은 15일 발생한 보스턴 마라톤 결승 지점에서의 테러 공격 때문이었다. 테러로 마라톤을 완주한 아버지를 축하하던 여덟 살짜리 마틴 리차스와 20대의 미국인 여자, 그리고 역시 20대의 중국 여 대학원생이 숨졌으며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더욱이 지난 목요일 5시경 FBI 등 수사당국이 용의자 두 명의 사진과 비디오를 각 언론기관들과 일반 대중에게 배포하면서 제보를 당부할 때까지 이 범행이 외국 테러분자들의 만행인지 국내의 과격분자들의 짓인지 조차 분명치 않아 불안과 갖가지 괴문들이 증폭되었다. 결국 테러범 중 하나는 경찰과 총격전 중 숨졌으며 다른 한명은 총상을 입은 채 체포됐다.
향제로 밝혀진 두 명의 테러범들은 러시아의 공화국중 하나인 체체니아에서 태어났다가 내전 때문에 부모와 함께 피난민으로 약 11년 전에 미국으로 이민 왔다고 보도되었다. 체첸이라는 민족이 거주하는 체체니아는 소련 제국 붕괴 이후 러시아로부터 독립하기위해 두 번 씩이나 러시아에 대해 반란을 일으켰다. 1994년부터 96년까지는 당시 러시아 대통령 옐친이 체첸을 독립국가로 만들려는 민족주의자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는 푸틴의 지휘 아래 제2차 체첸 전쟁이 있었다.
그리고 현재는 체체니아가 친 모스크바 대통령의 통치를 받고 있는바, 반 모스크바 즉 체첸 독립파의 테러 행위가 빈발하고 있다는 보도다. 주로 러시아에서 발생하고 있다는데 몇 예를 꼽아본다. 2010년에는 다케스탄에서 온 두 명의 여자 체첸 자살 대원이 모스크바의 지하역 하나를 공격하여 40명이 죽고 100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1년에는 모스크바의 어느 비행장을 공격하여 37명이 사망했고 180여명이 부상당했다. 더 끔찍한 것으로는 2004년에 초등학교를 점령했다가 억류되었던 334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대다수가 어린아이들이었다는 사실이 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체첸 독립운동가들이 이제는 정치적 독립국이 아니라 마치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했던 것처럼 이슬람교 법이 지배하는 범 카프카스 지역의 회교 토후국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그 지도자 한 사람은 현재 “우리 형제들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소말리아와 팔레스타인에서 투쟁하고 있다. 회교도들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건 우리의 공동 적이다. 우리의 원수는 러시아만이 아니라 이슬람과 회교도들에게 전쟁을 하고 있는 모든 자들이다”라고 말했던 것으로 보도되었다.
11년 이상 미국 교육을 받았고 대학까지 진학했던 그 두 형제가 그동안 체체니아에는 간 적이 없었다는데 어찌 그렇게 흉악한 대량 살상을 기획하고 실천에 옮겼는지 정보 사찰 당국이나 테러 연구 전문가들이 수사를 진행할 것이다. 알카에다의 선전과 선동을 인터넷으로 접하다가 그 사상에 동화되어 9.11과 같은 테러에는 못 미치지만 잔인성에 있어서는 비슷한 폭탄 공격을 함으로써 ‘큰 사탄’ 미국을 응징(?) 하려 했던 것인가? 또는 허무주의나 무정부주의의 사상에 물들어 모든 기존 질서와 그것을 지지하는 우중(?)들을 하나라도 더 말살하려 했던가? 잡힌 동생의 심문을 통해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하나 확실한 것은 몽고메리 카운티에 사는 그 용의자들의 삼촌 말처럼 그들의 만행은 그들의 가문 만이 아니라 체첸 민족에 큰 오명을 남겼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하나의 큰 걱정은 이번 사건 때 사용된 압력솥과 어린아이 자동차의 배터리 그리고 사람들의 육체를 가장 아프게 찢을 수 있도록 못과 베어링들을 가득 채우는 방법을 자세히 묘사한 알카에다 등 테러 분자들이나 동조자들의 웹사이트가 모방 범죄자들을 부추길 수 있는 가능성이다. 그럴 정도로 이 세상은 악해져 있다. 진정한 평화와 안전의 시대는 언제쯤 이루어지려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