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태미 남 비키 최고 마케팅 책임자
▶ 글로벌 문화 콘텐츠 전파의 주역
주류 언론 기자에서 마케팅의 달인으로
영상 자막 플랫폼 비키의 사업 전략 책임
싸이의 ‘강남스타일’ 자막 등 한류의 세계화에도 한몫
삼성,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등과도 전략적 제휴
미 주류 언론의 기자에서 지금은 글로벌 문화 콘텐츠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맹렬 한인 여성이 있다.
전 세계 드라마,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등의 영상 콘텐츠 및 뉴스를 150여 개국의 언어로 제공하고 하고 있는 글로벌 플랫폼 비키(Viki)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이자 북미주 본부장인 태미 남씨(한국명 김현주, 41세)가 그 주인공이다.
태미 남씨는 명문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한 뒤 LA타임즈와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에서 AP 우수기사상을 받은 기자 출신.
이후 홍보 업계에 투신해 두각을 나타냈던 남씨는 8천만명 이용자를 보유한 문서 공유 사이트 ‘스크레이브드(Scribd)’의 마케팅을 총괄했다. 스크레이브드 전엔 구글이 인수한 소셜 엔터테인먼트 사이트 ‘슬라이드(Slide)’에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이렇듯 실리콘밸리의 잘 나가는 창업기업들의 전략과 운영을 비롯해 마케팅 전반에 걸쳐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던 남씨가 비키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로 조인한 시기는 지난 2011년 11월, 호바히미안 비키 CEO(최고경영책임자)의 제안에 의해서다.
"다양한 분야의 창업 기업에 일하면서 시장에 대해 눈이 활짝 열렸죠. 한마디로 이 사업 모델이 잠재력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졌다는 의미라고 할까요."
비키의 사업 모델에 남씨의 글로벌 사업 마케팅 능력이 가미되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그와 비키 CEO의 판단이 일치했다는 뜻이다.
비키는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 유학생이었던 호창성•문지원 부부와 NBC 유니버셜의 임원이었던 현 CEO인 라즈믹 호바히미안이 지난 2010년 실리콘밸리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동영상 플랫폼이다.
비디오와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합성어인 비키는 이름처럼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등 동영상 콘텐츠에 오리지널 대사나 가사를 자기 나라말로 번역해 자막을 붙이는 세계 최대 동영상 자막 번역가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현 CEO와 당시 하버드와 스탠퍼드 대학원 학생이었던 한인 부부 공동 창업자들은 학교 과제로 시작한 비키가 번역가들의 관심이 이어지자 이를 사업화한 것.
현재 비키는 싱가포르에 본사, 서울과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 지사를 두고 있다.
비키는 한국 드라마에서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할리웃 최신 흥행작까지 영상콘텐츠에 실시간으로 자막을 넣은 최초의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적지 않은 투자까지 들어왔다.
한국의 SKT를 비롯해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인 드레센 호로비츠, 그레이락 등으로부터 2천5백만 달러를 투자 받는 등 그 사업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비키 사업 모델을 설명하자면 새로운 비디오 콘텐츠가 비키에 업로드 되면 자막 번역 리더가 전체 분량을 쪼개는 역할을 한다. 이어 팬들이 각자 자막 번역에 참가해 서로 토론하면서 번역을 완성해간다. 위키피디어의 크라우드 소싱(’crowd’와 ‘outsourcing’의 합성어이며 수익을 참여자와 공유하는 방법)전략을 가장 효과적으로 도입한 벤처로 비키를 꼽히는 이유도 이런 의미에서다.
한달 이용객은 2천 400만명, 전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100만명의 자막 번역 커뮤니티회원이 지금까지 비키에서 번역한 자막 단어는 현재 3억 단어에 이른다. 자막 언어 종류도 영어는 물론 인도네시아어, 아랍어 등 150여개에 이를 정도로 지구촌 언어권을 광범위하게 포괄하고 있다.
비디오 자막을 가장 빨리, 가장 많은 언어로, 가장 싸게 번역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 적지 않은 수익도 발생한다. 비키의 수익 모델은 광고수입과 콘텐츠 배포로 콘텐츠 제작사와 일정비율로 수익을 나눈다. 비키 커뮤니티 멤버들은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쇼에 가장 선호하는 언어로 자막을 넣으며 이러한 콘텐츠는 비키 플랫폼 안에서 사용자에 의해 계속해서 재생산될 수 있다
비키는 훌루, 넷플릭스와 아마존과 같은 파트너에게 광고뿐만 아니라, 신디케이트 콘텐츠를 판매하여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코카콜라, 프록터 & 갬블, 삼성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로부터는 광고를 유치하기도 한다.
글로벌 프리미엄 비디오 인벤토리가 존재하는 비키에 글로벌 기업 브랜드 회사들이 그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비키는 한국의 KBS, MBC, SBS 방송을 비롯해 훌루, 넷플릭스, 아마존, 유튜브뿐만 동남아시아와 중국의 56.com, MSN과도 유통및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풀 하우스 시리즈는 업로드된 지 1개월 만에 이탈리아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태국어, 말레시아어 등 34개 언어의 자막으로 비키 이용자에게 서비스되었다. 자막을 붙인 사람들은 모두 한국 드라마 팬으로, 비키 사이트가 제공하는 자막 번역 에디터를 이용해 오리지널 대사에 맞춰 자국어 자막을 붙였다.
최근 유튜브에서 빅히트를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비키의 케이팝 팬들에 의해 한국어 가사가 아랍어를 비롯해 25개 언어로 번역될 정도이다.
태미 남씨는 지난해 한국 문화관광부가 주관한 국제 콘텐츠 컨퍼런스(DICON)에 강사로 초빙됐었다. 남씨는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는데 "한류 문화의 급성장은 비키와 같은 글로벌 영상 플랫폼의 전략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비키와 파트너 사이트인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에서 한국 드라마와 뮤직 비디오등이 상영됐고 또한 반응이 매우 뜨거워 케이팝의 글로벌화는 자연스럽게 성장됐다고 자신 있게 진단했다.
앞으로의 타켓은 스마트 폰, 태블릿 PC(아이패드, 갤럭시), 셋톱 박스(구글 TV, 로쿠)와 스마트 TV에서 비키가 접목되는 것이다.
태니 남씨는 항상 그랬듯이 다이내믹한 소셜 네트웍 시장에서 일하는 자신에게 만족을 느낀다고 말한다. 40대에 접어든 나이지만 젊은 층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사업 환경도 반갑고 새로운 사업에 눈을 뜨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실리콘밸리의 기업 생태계에 적지 않은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세계 문화와 언어 장벽을 무너뜨리는 여성 벤처 기업가 태미 남씨의 도전과 혁신 자세 속에서 무한한 자긍심이 가득함을 느낄 수 있었다.
<홍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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