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김치를 알리는 30대 젊은 한인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들로 한국말은 서툴지만 김치에 대한 사랑과 최고의 김치를 만들겠다는 열정만큼은 어느 한국인보다도 강하다.
직접 김치 양념 개발부터 포장, 배달까지 김치 사업으로 김치 알리기에 나선 한인 2세 김지나씨와 오기림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없는 짬을 내 건강하고 맛있는 김치를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김치 사업을 키워가고 있는 ‘김치 전도사’들이다.
홀푸드.페어웨이 등 유통업체 납품
직접 만들 수 있는 양념.재료 판매
■ 마마오 김치(Mama O’s premium Kimchi
브루클린의 한 조리실. 이 곳에서는 마마오 김치의 대표 오기림(사진·38)씨가 매일 김치를 만들고 포장하는 공간이다. 오씨의 지인들에게 소량으로 팔리던 마마오 김치는 이제 홀푸드, 페어웨이, 딘앤 델루카, 윌리엄스 소노마 등 고급 식재료만 판매하는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주일에 만드는 양만 0.5톤에 달한다고.
오씨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도 어머니에게서 전수받은 방법으로 직접 김치를 담가 먹었다. 그는 "뉴욕으로 옮긴 후 시중에 있는 김치를 먹었는데 너무 달거나 인공 조미료(MSG)맛이 많이 났다. 그래서 직접 조미료를 넣지 않은 김치를 스스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2007년 우연히 한식에 관심이 많은 맨하탄 로워 이스트사이드의 정육점 주인으로부터 "김치와 갈비를 함께 먹으면 환상적"이라는 말을 듣고 오씨가 자신의 김치를 소개했고 그것을 계기로 정육점에서 마마오 김치를 판매하게 됐다.
당시 매주 버스를 타고 부모님이 있는 메릴랜드로 가 어머니와 함께 김치를 담그고 그것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뉴욕에서 팔았다고. 처음 50달러로 시작했던 김치 판매가 점차 찾는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작은 조리실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김치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마마오 김치는 오리지널 김치 외에도 새우젓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비건(vegan) 김치, 매운 맛이 강한 인도산 고춧가루로 양념한 수퍼 스파이시 김치’, 피클식 오이김치, 중국식 김치인 베이비 박초이(bok choy) 김치까지 오씨는 기존에 없는 독창적인 김치를 개발했다.
오씨는 김치를 파는 데만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직접 김치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 결과 2년전 김치 페이스트(양념), 작년에는 김치 킷(재료 모음)을 탄생시켰다. 오씨는 "김치가 인기를 끌면서 직접 담궈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양념 맛을 내는 것을 가장 어려워한다"며 "미리 만들어진 양념으로 타민족들도 쉽게 김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치킷에는 김치 담그는 방법과 함께 고무장갑과 김치병, 조리개 등 필요한 재료들이 들어있다.
3년전부터는 매년 한번씩 타민족들을 대상으로 김치 홍보행사인 ‘김치 팔루자(Kimchi palooza)를 개최하기도 한다. 이 행사는 매운 김치 먹기 대회와 김치 시연회 등을 통해 김치에 대해 김치를 알린다.
오씨는 원래 20년 경력의 DJ이자 음악 프로듀서로 주중에는 마마오 김치 사업을 운영하고 주말에는 음악 활동에 매진한다. 왜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김치 사업을 그만두지 못하냐는 질문에 그는 "이제 김치는 쉽게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지만 사람들에게 정말 맛있는 김치를 선보이고 싶다"며 "결국에는 모든 김치를 오개닉으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타민족 친숙한 메뉴개발 큰 호응
온라인 판매후 타주 주문 급증
■ 미세스 김 김치(Mrs Kim’s Kimchi)
2년째 어머니와 둘이 천연재료로 만든 김치를 만들고 있는 미세스 김 김치(Mrs Kim’s Kimchi)의 김지나(사진·35)씨는 타민족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김치 메뉴들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11년 처음 맛김치와 간장에 절인 할라피뇨 장아찌로 골수팬을 확보한 ‘미세스 김 김치’는 지난 9월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김치찌개인 ‘행오버 습(Hangover soup)’과 살사 소스와 같이 초절이한 채소를 다져서 만든 렐리쉬(relish)에 접목시킨 ‘김치 렐리쉬’를 내놓았다. 김씨는 "어떻게 하면 김치를 일상 식생활에서 쉽게 먹을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며 "김치를 잘 모르는 현지인들도 김치 렐리쉬는 익숙하기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현재 풀타임으로 맨하탄의 한 부동산개발업체의 회계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고 주말에 브롱스에 있는 조리실에서 어머니와 함께 김치를 만들고 포장한다. 주문량은 지난해보다 20~30% 늘었지만 일손이 모자라 판매처는 많이 늘리지 않고 있다.
’미세스 김’ 김치는 주로 봄부터 가을 중 열리는 각종 야외 장터에 부스를 마련해 김치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맨하탄 로워 이스트사이드에서 열린 ‘피클데이’에서는 미세스 김 김치 시식회를 열어 그날 가지고 온 제품이 모두 동 날 정도였다고.
신제품을 추가한 지난 9월부터 웹사이트 단장과 함께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웹사이트에는 미세스 김 김치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각종 요리 레서피도 소개돼 있다. 김치 렐리쉬를 얹은 머핀부터 김치찌개 재료로 만든 풀드 포크(pulled pork) 등 김씨가 직접 시도한 요리들을 웹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김씨는 "김치가 단순히 반찬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후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 타주에서의 주문도 늘고 있다"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비즈니스가 자리를 잡고 홍보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현지 체인 마켓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요즘 김치가 새로운 트렌드가 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세스 김 김치는 단순히 잠깐의 인기를 위한 김치 개발이 아니라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최고의 김치를 만드는 것이 제일의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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