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 목사가 바라보는 한인사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은?
몇 해전 이민자 포럼에서 마티 코건 전 애틀란타 유대인협회 회장이 미국 내 유대계 커뮤니티의 뼈아픈 경험을 소개한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의 미국 이민은 1800년대부터 있었는데, 당시 그들은 외부 커뮤니티와는 거의 교류가 없는 외톨이 마을인 ‘게토’(ghetto) 속에서 살아왔다고 합니다.
수세기 동안 나그네로 떠돌며 각인된 ‘나서지 말고 조용히 지내라’, ‘돈 버는 일에 집중하라’,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켜라’는 인식이 그 배경이라고 합니다.
이런 격리된 유대계 사회는 그들이 속한 전체사회를 이해할 수 없었고, 동시에 외부 세계에 오해를 샀다고 합니다. 1939년 937명의 유대계 독일인을 태운 배가 독일을 떠나 미국에 들어오려고 했지만당시 미국 정부는 그들을 받아주지 않고 거절했지만, ‘게토’에 머물러 있는 미국의 유대계 커뮤니티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배는 유럽으로 돌아가 승객 상당수가 나치 수용소에서 죽었다고 합니다.
그 후 유대계는 이를 계기로 다양한 조직을 구성하며 미국사회에 유대계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올 해로 이민 110주년을 맞이한 지금이야 말로 우리 한인사회도 이런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인사회가 이민자로 미국에서 이익만을 챙겨가는 커뮤니티가 아니라 얻은 것을 나누어 주고,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을 자연스럽게 감당함으로 이웃들에게 좋은 이웃이 되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인사회도 결집된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인단체들의 활동이 한인사회 내부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류 사회에 당당히 나설 수 있는 차세대를 끌어안고 긴밀히 협력함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이민 사회를 위한 기독교의 역할?
크리스천은 하늘나라에 소망을 두고 살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이런 가치관으로 그동안 기독교는 이민교회를 통해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을 자연스럽게 감당해 왔고, 한인교회가 중심이 되어 이웃들에게 좋은 이웃이 되어 주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호놀룰루에 오기 직전 힐로에서 섬겼던 교회는 1921년에 세워진 교회였습니다. 당시 교회에 남아 있는 문서들 가운데 교회 운영을 비롯해 초기 이민자였던 교인들의 생활과 관련된 일들을 회의 하였던 내용 등이 기록된 회의록에서 당시 이민자의 삶을 조금 옅 볼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 기록된 내용을 보면 한인이민의 역사와 함께 기독교는 이국땅에 있는 한인들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왔는데, 정기적으로 모여 외로움을 서로 달래주고, 정보를 교환하는 이민생활의 가교의 역할 등을 담당하며 이민자들이 이국 땅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교회를 통해 한인 이민자들의 구심점이 한인들에게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종족과 언어, 문화를 뛰어넘는 선교적 관점에서 타 인종에 대한 관심과 섬김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교회를 요즘 사용되고 있는 신학적 언어로 표현하면 ‘선교적 교회’(The Missional Church)라고 합니다.
이제 이민교회는 기복 주의적 가치관의 개인주의적 신앙의 모습에서 벗어나, 교인들을 잘 양육하여 지역사회를 섬기는 공동체로 성장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열린 교회”, “나눔과 섬김으로 연결된 교회”라는 표어를 가슴에 안고, 사역의 핵심가치를 하나님사랑! 성도사랑! 이웃사랑! 으로 삼았습니다.
3. 이상적인 종교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목회자로서 애로점은?
얼마전 크리스천들이 운영하는 페이스 북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널리 퍼졌던 글 중에 예레미야 스티펙이라는 목사가 노숙인이 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것이 실제 이야기인지 아니면 지어진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이런 내용입니다. 미국의 대형 교회 근처에서 한 노숙자가 초라한 행색으로 구걸을 하고 있었는데, 그 교회에 다니는 그 어느 교인도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걸어온 사람이 서너명 정도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남루한 모습으로 교회로 향하는 교인들에게 구걸했지만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일 예배 시간이 되어 노숙자는 예배당 맨 앞자리에 앉으려 했지만, 예배 위원들에게 끌려 나왔고,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겨우 맨 뒷 자석에 눈치를 보며 앉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광고 시간이 되었습니다. 새로 부임한 목사를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교인들이 새로운 담임목사에 대한 기대에 찬 시선으로 목사를 향해 일제히 고개를 뒤로 돌리는 순간, 모든 성도들은 경악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는 노숙인 차림 그대로 강단에 올라갔고 곧장 마태복음 25장 31절부터 40절까지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스티펙 목사는 이날 조용한 목소리로 “오늘 아침 교인들이 모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아니었습니다. 세상에는 교인들은 많으나 제자는 부족합니다. 여러분들은 예수님의 제자 입니까?”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이 납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당신이 믿는 것 이상으로 그것은 이웃과 함께 그리고 옆에서 사는 것입니다."이 글을 읽으면서 과연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늘날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많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어쩌면 우리가 기독교라는 종교를 선택했지만 믿음으로 예수님의 제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 그리고 신앙인들을 이끄는 목회자로서의 가장 큰 어려움이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4. 특별히 종교단체의 불협화음 해소법은?
사람들이 모이는 단체나 모임에 뜻을 달리하여 이견이 생겨 갈등이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교회와 관련된 단체들은 하나의 단체이기 이전에 사회적 책임이 있고 세상을 향한 의무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종교가 지니는 상징성과 전체 교인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지혜를 발휘하여 이성을 되찾고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극복하고 자제해야 합니다. “피스메이커”라는 책을 쓴 켄산데라는 분은 그의 저서에서 성경적 갈등 해결방식을 네 가지 기본 원리로 요약을 했습니다. .
첫째,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기회로 여겨야 한다.
내가 중심이 되어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해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지혜와 권능,사랑에 의지하고 자비와 용서의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기 전에 먼저 나의 허물과 잘못을 제거해야 한다. 먼저 나의 죄를 고백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행동의 습관이 변화될 때 남에게도 그 영향이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아무리 유능한 피스메이커라도 상대를 변화시킬 수 없거니와 의미도 없다는 것입니다.
셋째, 상대방을 사랑으로 권면하여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해하고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사랑으로 보듬어 상대의 잘못을 알게 하고 서로 기도하며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 가야 함을 뜻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과 능력을 믿는 대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분의 방식을 따를 수 있는 은혜를 달라고 하나님께 구하는 것이, 갈등을 통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5. 목사님이 제일로 꼽는 신앙생활의 가장 중요한 그 것은?
하나님과의 친밀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과 친밀해 지기 위해서는 말씀묵상과 기도가 필요하고, 예배에 성공해야 합니다.
예배에 성공한다는 것은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느끼는 것입니다. 우리가 많은 일들을 하고 헌신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신앙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목표에 대한 헌신과 하나님에 대한 헌신은 모양은 같아 보이지만 결코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하나님과의 친밀감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 개인적인 시간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특별한 약속이 잡히지 않는 한 주일 저녁시간부터 그 다음 월요일까진 주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우리 가족은 그 시간을 패밀리 타임이라고 해서 밖에 나가서 식사도, 근처에 있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즐기며 사진도 함께 찍으러 다닙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있는 시간에는 아내하고 커피숍 같은 곳을 찾아가 커피도 마시며 서로 대화도 하고, 좋은 곳을 찾아 사진을 찍어 페이스 북 같은데도 올리며 나름 재미있게 보냅니다.
그리고 가까이 지내는 목사님 부부들과도 만나 친교의 시간을 갖습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