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신년특집/ 한인 업주들의 새해 소망
■ ‘티나 데이 스파’ 박경은 사장
“타민족과 융화 사업 일궈나갈 터”
“타민족에게 넘어가기에는 정말 아까운 업계라는 것을 새해에는 더 많은 젊은이들이 알아줬으면 합니다. ”박경은 티나 데이 스파 사장의 새해 소망은 ‘네일 업계는 한인들이 주름잡았다’는 말이 과거형이 되지 않는 것이다. 업계에 중국계와 타민족 진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박 사장은 오히려 중국계 업소를 인수, 새해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운영하던 업소를 판매하고 그 돈을 종자돈 삼아 3배 이상 큰 규모의 롱아일랜드 휴렛 소재 한 중국계 네일 업소를 지난해 연말 인수했다.
25명의 직원중 대부분은 중국계다. 박 사장은 “화이트컬러 직종만을 고집, 기술직의 장점을 보지 못하는 한인 젊은이들을 볼 때면 안타깝다”며 “네일 업계만큼 안정적인 곳도 없는데 한인 젊은이들이 네일 업계의 희망을 보고 더 많이 뛰어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87년 도미한 박 사장은 1988년 글렌코브의 작은 네일업소를 인수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업을 성장시키면서 박 사장은 업계로 이끌어준 그시절 업주에게 고마움을 돌렸다. 박 사장은 “좋은 조건으로 가게를 넘겨, 네일업소를 운영하도록 이끌어준 그때 업주를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작은 가게는 작은 가게대로, 큰 가게는 큰 가게대로 맞는 전략이 있기 때문에 전략 없이 그냥 열심히만 한다고 모든 가게가 다 잘 될 수는 없다”며 “타민족들의 유입이 거세지는 현실을 직시하고 새해에는 한인 업주들이 이들 타민족 직원들과 융화해가며 사업을 일구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
■ ‘디자인 하우스 인’알렉스 허 대표
"현장서 뛰며 고객신뢰 쌓아가"
“지수에 바탕을 둔 새해 경기 전망보다는 자신의 사업전략을 재점검하고 믿어야죠.”알렉스 허 대표는 대형 투자은행, ‘리만브라더스’와 ‘베어스턴스’가 줄줄이 무너지던 2008년 12월 창업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레비타운의 자택에 1인 사무실을 차리고 맡은 첫 작업은 누나네 부엌공사. 그러나 플러싱 노던 블러버드 선상의 상가 건물 중 상당수가 그의 손을 거쳤을 정도로 탄탄한 경력과 실력이 자산이던 그는 회사를 곧 궤도에 올렸고 2012년, 김석환 엔지니어와 동업을 하면서 회사를 8배 이상으로 키웠다.
처음 고객에게 내민 도면은 완공까지 수정이 필요 없을 만큼, 꼼꼼하게 사업을 일구어왔지만 금융위기 여파가 업계에 최고조로 달하던 2010년은 그에게도 힘든 시기였다. 그는 “내가 맡은 공사가 내가 고용돼서 하는 일이 아닌, 내 건물, 내 일이라고 생각하며 고객에게 믿음을 줬다”며 “빌딩주나 설계사 모두 돈에 연연하는 것보다는 한번 진행된 공사를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것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며 위기극복의 비결을 밝혔다.
그는 “요즘은 도면대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바로 티켓을 줄 정도로 단속이 강해졌다”며 “퍼밋부터 건물용도(CO)까지 작업을 제대로 마무리 짓는 것, 디자인을 통해 적은 공간이라도 실질적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높은 수준의 디자인은 고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 업소의 매출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펙을 전시용으로만 두지 않고 두 대표가 모두 현장에서 치열하게 뛴 것이 지난 한해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가 아닐까 한다”며 “내가 살 물건, 내가 먹을 음식이라는 자세로 사업에 임하는 것이 새해 경기를 결정짓는다고 믿는다”며 한인 사회 새해가 열정과 성실로 가득차기를 소망했다. <최희은 기자>
■ 만남 미용실‘’김순자 원장
"자기개발 힘쓰는 한해 될 것"
"영업시간이요? 손님이 원하면 언제든지 해드려야죠."
플러싱 163가, 롱아일랜드 레일로드(LIRR) 브로드웨이역 앞에 위치한 만남미용실의 김순자 원장은 요즘 밤 11시에 퇴근하기 일쑤다. 손님들이 원하는 시간이면 언제든 머리를 해주기 때문이다.
"요즘은 불경기라 제시간에 문열고 닫아서는 렌트 내기도 빠듯하다"고 말하는 김 원장은 "전에는 8시면 문을 닫았는데 요즘은 일을 마치고 오는 손님을 배려해 밤늦게까지 문을 연다"고 말했다. 그는 "아예 가게 전화를 휴대폰과 연결시켜놓아 가게를 비우는 시간에도 연락을 받을 수 있도록 24시간 대기하고 있다"며 "누구나 어려운 때 편하게 일을 해서는 경기불황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단골손님들은 따로 휴대폰에 이름과 특징, 헤어스타일 등을 기록해두는 등 고객 서비스도 강화했다.
한국에서 메이크업을 시작으로 미용에 발을 들인 김 원장이 플러싱에서 헤어 살롱을 운영한지도 10여년째.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닥친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비즈니스 운영이 더 어려워졌다. 김 원장은 "한달에 한번 오던 손님들이 3개월에 한번 씩 오는 등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사람들이 지갑을 열기까지는 아직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에도 김 원장은 여전히 그를 찾는 고객들에 대한 고마움과 일에 대한 열정으로 희망찬 새해를 소망하고 있다. 그는 "경쟁시대에 불경기를 탓하며 낙담하는 대신 시간이 나는 대로 새로운 헤어스타일과 기술 등을 찾아보며 끊임없이 자기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새해에는 경기가 풀려 모든 사람들이 기분 좋은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소영 기자>
■‘패션 주얼리’ 찰스 김 사장
"올해도 고객과의 관계가 최우선"
"언제든 나를 찾아주는 손님들이 있어 새해에도 힘차게 일할 수 있습니다."
맨하탄 32가 한인타운 근처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잡화점 ‘패션 주얼리’의 찰스 김 사장은 언제나 밝은 웃음으로 손님을 맞는다.
10여년 째 이곳에서 가방과 시계, 액세서리를 팔고 잇는 김 사장은 새해 경제가 나아질 것 같냐는 질문에 "더 나빠질 것 같진 않지만 얼마나 좋아질지는 모르겠다"며 "그저 그 동안 해오던 대로 내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덤덤하게 답했다. 김 사장은 패션 주얼리를 찾는 손님들을 모두 친구, 가족처럼 대한다. 그는 "지난 7년간 일하면서 확보한 단골고객만 1,000여명에 달한다"며 "불경기에 주위에서 문을 닫는 가게들도 많았지만 늘 찾아주는 손님들 덕에 이제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전했다.
패션 주얼리에서 파는 물건들은 10~20달러의 저가 상품들이 대부분이다. 어떤 때는 이것도 비싸다며 가격 흥정을 하는 손님들과 실랑이를 벌이느라 진땀을 빼기도 한다고. 그러나 늘 ‘고객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손님 한명 한명을 진심으로 대한다. 김 사장은 "나는 사업가이지만 고객들이 돈을 벌어다 주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도울 수 있는 사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진심이 전해져 신뢰와 믿음을 가진 손님들이 나를 찾아준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원래 금융권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지금의 가게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는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좀 더 가게를 운영하다가 앞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울지도 모른다"며 "그 때까지는 최선을 다하고 돈 버는 데만 급급하지 않고 가족과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한해를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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