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난이 심각하다. 아이비리그 출신들, UC 탑 스쿨 졸업생들도 고전하고 있다. 학교성적만 가지고 좋은 직장을 구하던 시대는 지나가 버렸다.
얼마 전 한 회사의 신입사원 채용 인터뷰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던져졌다.
“하루 24시간 동안 시계의 큰 바늘과 작은 바늘은 몇 번 겹쳐지는가? 또, 100층의 고층빌딩이 있다고 하자. 몇 층에서 계란을 떨어뜨리면 껍질이 안 깨진 상태로 고스란히 떨어뜨릴 수 있을까? 몇 번을 시도해야 이를 확인할 수 있을까? 실험을 위해서 두개의 계란이 주어질 것이다.”
인터넷 자이언트 구글의 신입사원 면접에서 나왔던 문제이다. 전혀 엉뚱한, 뜻밖의 질문들이 나온 것이다. 기업가치가 수천억 달러를 호가하는 회사가 왜 이런 식으로 인재를 구하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한, 학교 성적과는 관련이 없을지도 모를 질문들이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외워서 맞추는 그런 정답이 아니다.
사실상 정답은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스스로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에 그 초점이 있다. 창조적 사고. 정연한 논리전개를 거쳐 각자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구상해가는 과정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즉, 끊임없는 구상을 거쳐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실리콘 벨리에서 통용되는 ‘개념 엔지니어(Conceptual Engineer)’ 즉 솔루션을 구상하는 엔지니어의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앞서 가는 솔루션 엔지니어들의 노력으로 구글, 야후, 페이스 북, 트위터, 린크드인 등이 수백억에서 수천억 달러의 기업으로 만들어졌고 또 성장해가고 있는 것이다.
사진을 보내고 나면 얼마 시간이 지난 후 자동적으로 없어지게 되어있다. 친한 친구들에게만 살짝 보여준 후 저절로 없어지는 감쪽같은 사진들. 그런 사진 시스템을 전문으로 한 회사 스냅챗(SnapChat)이 요즘 뜨고 있다. 페이스북이 20억, 구글이 30억 달러 준다고 해도 그 오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럴만한 사유가 있었다.
매일 사용자 수가 3억 명을 초과한 중국계 인터넷 회사(Tencent Holdings)가 초기단계에 조그만 지분의 대가로 이 회사에 2억 달러나 주었다고 한다. 중국회사가 거져 주었을 리는 만무하다.
뭘 보고 30 억 달러나 주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지만 요즘 젊은 세대에게는 그 현상이 지극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새로이 등극한 신세대의 주도로 가치관과 관심사 그리고 부의 분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제네랄 모터스, 액손, IBM 등 굴지의 기업들 같이 실제 제품을 생산해내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이론적인 개념과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회사들, 구글, 야후, 페이스북 등이 오히려 더 앞서가는 것 같다. 그 결과 굴지의 전통적 대기업들도 그들의 인재확보 방식을 뒤따라 가고 있다. 솔루션 엔지니어를 다투어 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바뀌고 있다. 공부만 잘 해서는 별 볼일이 없는 세상이 된지도 모른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생각하고, 고심해서 자신의 개념(솔루션)을 만들어내어 변화하는 미래에 대처할 수 있는 엔지니어 바로 그런 인재를 구글, 페이스 북, 야후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이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내 치즈를 누가 가져 갔는가”는 이미 예전 얘기가 되었고, “내 치즈는 내가 만든다”는 세상으로 급변해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기성세대는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물론 해답이 쉽게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옛 것에서 새로이 배운다’는 원칙 하에 공자님 말씀으로 돌아가길 권하고 싶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오랜 세월의 연륜이 쌓인 그 말이 오늘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참으로 배울게 많다. 애써 배우고 익히면 솔루션 엔지니어 수준까지는 못 가더라도 그들이 만든 새로운 치즈를 음미할 수 있는 수준으로는 갈 수 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의 문을 열면 차가운 변화의 바람이 전신을 감싸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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